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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인이다.

by 회색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어제의 잘못을 남기고 반성하는 일뿐이었다. 삶이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지금 겪는 시련을 이겨낼 자신이 있느냐고, 차라리 포기하면 모든 게 편해질 테니 괜히 힘 빼지 않는 게 좋지 않겠냐고.


오늘의 일기를 지우고 다시 썼다. 분명 자랑할 만한 일도 한 적 없고, 지금도 초라한 내 삶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나도 늙어 힘없고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 중 하나 될 것이다.


지금껏 마치 삶의 노예처럼 되는대로 살았다면, 이제는 내 삶을 이끄는 주인으로 살다 죽기로 결심했다. 거짓말처럼 그때부터 펜을 든 나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회환과 반성이 멈췄다.



-성형독서 초고 퇴고 중.



25.1.30.

올해 공저 3권과 개인저서 두권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라 여긴다.


읽기 전에는 남들 삶을 부러워했다. 읽으니까 남들이 흘린 땀방울을 볼 수 있었다. 쓰기 전에는 나는 하지 못할 거라 단정 지었다. 글 쓰기 시작 이후, 삶은 더 이상 내편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누구보다 냉정했고 흘린 땀방울만큼 만 내어줬다.


단 1%도 기대하지도 않는다. 내가 가고자 하는 의지를 믿을 뿐이다. 여기저기 삽질 해놨던 구덩이가 하나의 씨앗을 키우기 위한 시작이었음을 쓰며 배운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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