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민개발기 5화

기억에 남는 얼굴을 만들다

by 레디약사

기억에 남는 얼굴을 만들다



결심을 하고 나니

진짜 패키지를 만들 차례였다.


하지만 그전에 중요한 게 있었다.

튼튼칼마디를 만들 때

기린 캐릭터가 이상하게 나온 게 계속 아쉬웠다.


이번엔 달라야 한다.

제품이 비싸면 더욱 특별해 보여야 한다.


'이 제품을 누구나 기억하게 만들고 싶다.'




캐릭터를 만들기로 했다.


처음엔 어떤 동물이 좋을지 몰랐다.

귀엽고 친근하면 되지 않을까?


디자이너에게 세 가지 초안을 부탁했다.

펭귄, 코끼리, 레서팬더.


며칠 뒤 초안이 도착했다.


펭귄은 귀여웠지만 뭔가 차가운 느낌이었고,

코끼리는 든든해 보였지만 너무 무거웠다.


그런데 레서팬더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그때가 푸바오가 떠난 직후였다.

사람들이 레서팬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였다.


무엇보다 레서팬더는 흔하지 않은 동물이었다.

귀엽고, 따뜻한 인상도 있었다.


"그래, 이걸로 가자."


이름도 정했다.

레서팬더의 영문 이름이 레드팬더니까 '레디'.

거기에 '준비되어 있다'는 뜻도 담을 수 있었다.


좋은 이름이었다.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여러 디자이너를 찾아보다가

포트폴리오를 보고 마음에 드는 분을 찾았다.


첫 미팅에서 말씀드렸다.

"레서팬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으로요."


"알겠습니다. 진행해보죠."




레디 작업이 시작됐다.


"먼저 정면부터 그려주세요.

약간 웃고, 자신 있는 표정이면 좋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일주일 뒤, 첫 번째 컷이 도착했다.

정면 레디.


'오, 괜찮은데?'


둥근 눈, 동글한 얼굴, 빨간 털.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귀여웠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패키지나 홈페이지에 쓸

다양한 포즈가 필요했다.


"옆모습도 그려주세요."

"제품 들고 있는 모습도요."

"뛰어가는 동작도 부탁드려요."


매번 새로운 요청을 할 때마다

비용이 나갔다.


동작 하나당 15만 원.

에어팟 하나 값이었다.


정면 컷 15만 원.

옆모습 컷 15만 원.

제품 들고 있는 컷 15만 원.

뛰어가는 모션 15만 원.


15만 원, 15만 원, 15만 원...




솔직히 무서웠다.

포즈 하나가 적지 않은 돈인데,

하나하나가 전부

'지갑이 텅 비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래도 끝까지 밀어붙였다.

여기서 대충 만들면

브랜드 자체가 흔들릴 수 있었다.


패키지, 홈페이지, 명함, 광고...

어디든 쓸 수 있도록

결국 8가지 동작을 모두 의뢰했다.




한 달 정도 지나고,

마침내 모든 레디가 완성됐다.


다양한 포즈의 레디들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똘망똘망하니 똑부러지게 생겼다.

심지어 누군가는 "대표님 닮았다"고 했다.


'이거다.'


한 번 보면 기억에 남는 귀여운 아이.


아직 사람들 눈에 익지는 않았지만,

우리 브랜드에 '얼굴'이 생겼다는 게 중요했다.




이제 레디를 패키지에 넣고,

상세페이지에 넣고,

어디든 활용할 수 있었다.


'이 아이가 우리 브랜드의 얼굴이 되는 거구나.'


비싸긴 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레디만 봐도 면역강타민이 떠오르게 만들고 싶었다.


드디어 우리 브랜드만의 얼굴이 생겼다.




다음화 예고 : 진심만 있고, 잔고는 없었다


놀이터에서 젤리를 나눠주며,

벼랑 끝에서 다시 시작할 이유를 찾았다.


[강타민개발기 6화 : '진심만 있고, 잔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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