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사진도 완성되고,
패키지도 준비됐다.
이제 온라인 판매를 위한
상세페이지를 만들어야 했다.
먼저 기획서를 작성했다.
어떤 내용을 넣을지,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
어떤 문구로 설명할지...
"면역에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
하나하나 고민하며 적어나갔다.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크몽에서 디자이너를 찾았다.
기획서와 함께
7화에서 찍은 제품 사진들,
레디 캐릭터 자료들을
모두 보내줬다.
"이걸로 상세페이지 만들어주세요."
일주일 뒤, 결과물이 나왔다.
생각보다 잘 나왔다.
이제 광고심의를 받으면 됐다.
상세페이지를 제출했는데
며칠 뒤 반려 통보가 왔다.
"면역에 도움이 됩니다."
이 문구가 문제라고 했다.
'어? 이것도 안 되나?'
문구를 바꿔서
디자이너에게 수정 요청했다.
"여기 문구만 바꿔주세요."
수정본을 받아서
다시 심의에 제출했다.
그런데 또 반려됐다.
이번에는 다른 문구가 문제였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
이것도 안 된다고 했다.
또 디자이너에게 수정 요청했다.
"죄송한데 여기도 바꿔주세요."
"아, 2회 수정까지는 무료인데
이제 추가 비용이 발생해요."
'뭐? 벌써?'
그런데 알고 보니
심의도 1회 수정까지만 무료였다.
이제부터는 수정할 때마다
또 30만 원씩 내야 했다.
답답했다.
심의에서 반려 → 나 → 디자이너 → 심의
이 과정을 반복할 때마다
돈이 계속 나갔다.
디자이너 수정비,
심의 재접수비.
'이게 뭐하는 짓이야?'
큰 회사들은 상관없겠지만
나 같은 소상공인에게는
정말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계속 수정하고,
돈 내고,
기다리고,
또 수정하고.
한 달 반이 지나서야
드디어 승인이 났다.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합니다."
처음 쓰려던 문구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인터넷을 보니
비슷비슷한 면역 제품들이 수두룩했다.
"면역력 증진!"
"감기 걱정 끝!"
이런 과장 광고를 하면서
멀쩡히 팔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런 제품들은
일반식품으로 허가받아서
심의를 아예 안 받는 거였다.
심의가 없으니까 오히려
더 자유롭게 광고할 수 있는 거였다.
그러다 걸리면 그때가서 수정을 하고..
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제대로 하려다 보니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솔직히 억울했다.
정직하게 하려는 사람이
더 손해 보는 구조 같았다.
그래도 소비자를 속일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6천만 원의 대출금.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
밤새워 만든 자료들.
사진 촬영 환불 사건.
상세페이지 수정 지옥.
커큐민 선택부터 시작해서
레디 제작, 자금 조달, 사진 촬영, 광고심의까지.
길고 험한 여정이었다.
더 쉬운 길도 있었지만
제대로 된 길을 선택했다.
약사로서 확신을 가지고 추천할 수 있는 제품.
그 꿈이 드디어 현실이 되었다.
다음시리즈 예고 : 약사가 영업하면 생기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