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썼던 글
저는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카페에서 약 2년간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이 많지만 그중 하나를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속도'입니다. 물론 그 다양한 사람들 속에 저도 포함되고 저희 가게 사 장님과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 까지도 포함됩니다. 사람들은 커피를 주문하고 진동벨이 울리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려고 합니다. 이는 커피를 주문하고 앞에서 서성이는 손님, 웨이팅이 길어질수록 찡그려지는 손님 표정, 직접 와서 언제 다 되는지 묻는 손님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주문을 받고 허겁지겁 커피를 만들고 주문이 조금이라도 쌓이면 마음이 성급해지고 대충 만들더라도 빨리 만들려고 합니다. 저희 사장님도 항상 버릇처럼 "빨리빨리 해라".라는 말을 달고 사십니다. 또한 여러 명의 손님이 주문을 할 때 한 명이 뭘 시킬지 결정을 못하고 있으면 옆 친구가 짜증을 내며 이렇게 말합니다.
"아 그냥 아무거나 먹어.”
앞에 서 있는 저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 그냥 아무거 나 먹지. 빨리 골라라." 누구한테 쫓기듯이 마음이 성급해지고 답답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 '속도'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제가 일하는 가게 메뉴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매달 신 메뉴 가 나오고 매달 메뉴판이 새롭게 바뀝니다. 약 9개월 정도 이 가게에서 일을 했지만 그 많은 음료들과 계속해서 추가되는 음료의 레시피를 아직도 정확히는 다 외우지 못합니다.
이렇게 하루가 달리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빠름을 추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생략 '하고 놓치는 것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하면서 다음 단계를 머릿속으로 그립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계획이 실행되면 안정감을 느끼고 그 속도가 빠를수록 행복감을 느끼고 여유를 느낍니다. 반대로 그렇지 못했을 때 불안감을 느끼고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요? 이렇게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의 속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 것일까요? 또한 우리는 뭐가 그리 급하고 뭐가 그리 답답한 것일까요? 저는 이러한 현상들이 잘못 됐다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왜 빠름만을 추구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은 우리가 세상의 리듬, 세상의 속도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 나의 리듬, 나의 속도를 잊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이 당연하 것처럼 여기게 되고 속도가 곧 경쟁력이 되어버린 우리의 일상은 어찌 보면 욕심 속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한 측면에서 보면 속도는 빠르지만 그 속도의 방향이 앞으로 나아가는지 뒤로 후퇴하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걷고 또 걷습니다. 그곳엔 무언가 대단한 것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리도 급하게 걸어가는 것일까요? 진정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추구하는 것이 있긴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