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프래질 리뷰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

by realbro
28669595.jpg 안티프래질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저




안티프래질이란


프래질(fragile)한 것이 충격과 무작위성, 시간의 흐름에 쉽게 부서진다면, 강건한(robust) 것은 이러한 변화에 견딘다. 하지만 안티프래질(antifragile)은 단순히 충격에 견디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충격을 받을수록 더욱 강해진다. 그리스 신화의 히드라처럼 머리를 자를수록 더 많은 머리가 생겨나는 것이다. 안티프래질의 예시로 정보를 억압하고 덮으려 할수록 더욱 널리 퍼지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시간은 프래질의 측정 도구


시간은 프래질을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도구다. 린디 효과(Lindy Effect)에 따르면, 오래 살아남은 것일수록 앞으로도 더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무작위적인 사건에 노출되어 생태계에서 사라지는 반면,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은 것들은 이를 견뎌낸 보이지 않는 강인함을 내재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생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구성원의 희생으로 시스템은 안티프래질해진다


생명체는 죽지만 그들이 담고 있던 유전정보는 살아남아 다음 세대로 전해진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선택으로 인해 유전 정보는 더욱 강해진다(적합한 형질을 가진 유전 정보가 많아진다). 유전 정보는 개체의 프래질을 바탕으로 안티프래질을 얻는다.


이러한 패턴은 모든 계층에서 반복된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우리 몸 역시 수많은 세포들의 지속적인 죽음과 재생을 통해 생명을 유지한다. 개별 세포는 프래질 하지만, 이들의 죽음과 순환을 통해 안정성을 얻는다. 만약 개체가 불멸이라면 긴 시간 동안 일어날 모든 상황을 예측하거나 대처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떻게 안티프래질을 얻는가?


안티프래질은 절대적 속성이 아니라 노출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이다. 같은 무게라도 돌멩이 1000개보다 바위 1개가 훨씬 위험한 것처럼, 작은 스트레스는 시스템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는 반면 임계점을 넘는 큰 스트레스는 시스템을 파괴한다.


안티프래질의 핵심은 작은 단위로 쪼개어 손실을 한정하면서 무작위성에 충분히 노출시키는 것이다. 작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팅커링(tinkering)을 통한 시행착오, 그리고 바벨 전략(바벨처럼 중간지대 없이 안전한 극단과 위험한 극단의 조합)을 통해 안티프래질을 얻을 수 있다.




비아 네가티바


비아 네가티바(via negativa)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집중하는 접근법이다.

"어디서 죽을지 안다면 그곳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찰리 멍거가 제시한 단순한 원리처럼 프래질을 제거함으로써 안티프래질을 얻을 수 있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서 비아 네가티바는 더욱 중요하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잡음도 함께 증가하여 의미 있는 신호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법은 일시적인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갖지 않고 큰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다. 중요하지 않은 정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잦아들게 되어있다.




이해한다는 착각


생목(green lumber)으로 큰 성공을 거둔 트레이더가 정작 생목을 갓 베어낸 목재가 아니라 초록색으로 칠한 목재로 알고 있었다는 일화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지식이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으며, 대신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숨겨진 요소가 핵심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학위와 이론적 지식이 반드시 실무 능력을 보장하지 않는 이유이다.


더 큰 문제는 루딕 오류(Ludic fallacy)다. 이는 복잡한 현실을 주사위놀이처럼 잘 정의된 확률 게임으로 착각하는 현상이다. 특히 금융계에서 복잡한 계량 모델을 통해 시장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진정한 지혜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어설픈 개입의 숨은 대가


어설픈 개입은 눈에 보이는 작은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보이지 않는 큰 비용을 치르게 만든다. 개입하지 않으면 이런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모든 개입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개입으로 인한 이익이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손실보다 클 때는 개입해야 하며, 강하게 해야 한다. 주로 심각한 상황에서는 과감한 개입이 필요하지만, 평균 범위에서 조금 벗어난 정도라면 일시적인 변동일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과도한 개입을 통해 시스템을 프래질하게 만드는 사람을 프래질리스타(fragilista)라고 한다. 이들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복잡한 현실을 단순한 틀에 억지로 맞추려 한다. 침대보다 크면 다리를 자르고, 작으면 몸을 늘려서 침대 길이에 맞추듯이, 비선형적이고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된 모델로 강제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시스템을 위험에 취약하게 만든다.




예측은 프래질을 야기한다


칠면조 문제는 예측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1000일 동안 매일 먹이를 받은 칠면조는 1001일째도 당연히 먹이를 받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그날이 바로 칠면조의 마지막이다. 블랙스완 같은 사건은 이전 경험으로 예측할 수 없으며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을 가져온다. 예측에 의존한 시스템 혹은 지나치게 최적화된 시스템은 프래질하다.


이에 대한 해법은 예측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리스크나 확률은 예측할 수 없어도 피해의 정도에는 대비할 수 있다. 충분한 여분이 있다면 굳이 미래를 정확히 맞출 필요가 없다. 더 나아가 옵션을 활용하면 손실은 한정하면서도 상승 국면에서는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결국 어떤 미래가 와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사후해석은 기만이다


예측하지 못한 사건도 시간이 흐르면 마치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정보들이 드러나고, 인간은 기억을 선택적으로 재구성하거나(cherry-picking) 과거의 선택을 망각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사후해석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결과에 맞춰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내 "그럴 줄 알았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후해석은 기만이기 때문에 행동한 후가 아니라 행동하기 전에 근거와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다


어떤 사람들은 위험은 남에게 떠넘기고 이익은 자신이 차지함으로써 안티프래질을 얻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프래질을 자신의 안티프래질로 전환시키는 기생충과 같다. 이런 행태를 알아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행일치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주장대로 실제로 행동하는지, 실제로 리스크를 감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할 때는 그들의 행동을 보고, 의사에게는 "저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보자.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지 않는 요리사, 자신이 설계한 다리를 건너지 않는 건축가는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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