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개발된 신도시들의 노후화가 한창입니다. 2016년말 기준 전국의 택지개발지구는 총 717곳, 이 가운데 준공 10년 이상 지난 곳은 총 492곳으로 전체의 69%를 차지했죠. 상당수의 신도시들이 중견도시로 변모하면서 해당 지역의 아파트들도 훌쩍 나이를 먹고 있습니다.
노후 아파트는 연식이 쌓이면서 감가상각도 함께 진행됩니다. 때문에 10~20년 이상 된 아파트는수천 만원을 들여 입주자가 직접 인테리어를 하고 이사하는 경우가 다반사죠. 입주 후에는 보일러, 수도 등 시설의 잔고장으로 애를 먹기도 하고요.
반면 새 아파트는 고장으로 인한 불편이 거의 없고 최신 트렌드, 즉 특화평면∙ 커뮤니티시설∙ 조경특화 등 다양한 편익(benefit)을 누릴 수 있습니다. 주거환경이 우수한 새 아파트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노후 아파트에 비해 가격 상승력이 월등할 수밖에 없죠. 이로 인해 경제적 가치에서도 비교우위를 점하게 되고요.
새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수요자들의 주거 불만족 원인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대전 유성구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주거지에 불만족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일조∙통풍 문제(21.4%), 낡은 주택(17.3%), 유지관리비의 과다한 지출(7.1%), 낮은 경제적 가치(1.9%)라고 답했는데요. 이는 대부분 노후 주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그렇다 보니 노후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오래된 신도시에서는 깨끗하고 편리한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꽤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신규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땅’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죠. 이런 이유로 신도시에 남아 있는 미개발지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는 그 희소성이 더해져 대개 청약성적이 좋고, 상당한 프리미엄도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 한 예로 지난해 대전 관저지구에서 분양한 ‘관저 더샵 2차’를 들 수 있습니다. 노후 단지들 사이에서 대형 브랜드의 새 아파트로 단연 ‘군계일학’이었는데요. 2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현재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에서 2,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고 합니다. 현지에서는 실수요 위주의 대전 부동산시장에서 분양 1년 미만의 단지에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죠.
‘관저 더샵’의 흥행 이후 대전 분양시장은 실수요 뿐만 아니라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수요까지 상당히 늘었다고 합니다. 올 초 GS건설이 분양한 ‘복수센트럴자이’도 완판을 기록해 이를 방증하죠.
올 7월 노은지구의 인프라를 누릴 ‘반석 더샵’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조성된 지 10년이 지난 노은지구는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한데요. 특히 ‘반석 더샵’은 세종시가 차량 15분 내외로 가까우면서도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세종시와 달리 규제에서 자유로워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도 늙은 도시 속 새 아파트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일산에서 공급된 ‘킨텍스 원시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단지는 기존에 터잡은 일대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테라스, 3면 발코니, 5베이 등 획기적인 특화설계로 호평을 받으며 결과 고양시 최초로 1순위 청약자 1만명을 넘어서며 평균 5.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노후 아파트 일색이던 일산에 새 아파트를 원하는 잠재된 수요층이 대거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것으로 풀이됩니다. 강선마을, 문촌마을로 불리는 일산에서 ‘GS건설,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브랜드 가치와 GTX 호재 등도 한 몫 단단히 했지만요. 덕분에 3.3㎡당 1600만원대의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모두 팔려나가며 3.3㎡당 1000만원 안팎이던 일산신도시 집값도 상승 견인하는데 일조했습니다.“(부동산 전문가 L씨)
소비자들의 새 아파트 선호로 인해 노후 신도시의 새 아파트는 주택 경기와 무관하게 뜨거운 관심을 받습니다. 금융위기 여파로 주택시장이 침체됐던 지난 2013년 평촌에서 분양한 ‘평촌 더샵 센트럴시티’가 그 예입니다. 단지는 평촌에서 17년만에 선보인 신상 아파트로 주목 받았는데요. 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분양에 성공한 데 이어 입주 후 누리는 가격 프리미엄도 상당합니다. 지난 3월 전용 84㎡가 6억 9천만원에 손바뀜이 됐는데, 이는 4억9천만원 대의 분양가에 비하면 약 2억원 오른 가격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2018년까지 택지지구 지정을 중단하면서 기존의 신도시, 택지지구 아파트 분양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신도시 속 새 아파트의 청약 훈풍을 지속시킬 것으로 보이는데요. 택지지구의 희소가치가 높아질수록 노후 신도시의 새 아파트에서 누릴 ‘프리미엄’의 크기도 더 커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