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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캐스트 Aug 16. 2017

언제 강남 아파트값이 정상일 때가 있었나


정부, 세금•대출•청약 등 망라한 초강도 8•2대책 발표 ‘투기와의 전쟁’ 선포

8•2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다주택자는 곧 투기세력입니다. 취임 일성으로 부동산시장의 과열은 ‘다주택자’ 때문이라고 주장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발표 당일에도 “이번 부동산 대책의 특징은 집을 많이 가진 사람은 불편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니면 좀 파시고요”라며 다시 한 번 투기세력 척결을 강조했습니다. 


복부인 활동무대 생각하면 부동산 투기 어제 오늘 일도 아냐

사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40여년전 종로와 광화문 등 도심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강남 지역을 개발하면서 부동산 투기가 극에 달했습니다. 일명 ‘복부인’들이 아파트 매집에 나서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 것이죠. 더욱이 김수석이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비정상적이라고 표현한 것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닌 것입니다. 박정희 정권은 검찰과 국세청 등을 동원해 이를 차단하려고 부단하게 노력했습니다.


현대아파트 특혜분양사건이 대표적 

대표적인 것이 현대아파트 특혜분양사건입니다. 현대건설은 경부고속도로 공사 대금으로 받은 돈으로 압구정 한강변을 매립해 1976년 6월 아파트를 짓습니다. 현대건설은 1,512가구 가운데 952가구는 무주택사원에게 분양하고, 나머지(560가구)만 일반분양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파트를 짓는 사이에 투기 광풍이 불면서 ‘권력자’들이 특혜 분양을 요구합니다. 실제로 분양가격은 평당 44만원이었지만, 입주를 앞둔 1978년 10월에는 프리미엄이 분양가격을 넘어섰습니다. 불과 2년여만에 아파트 한 채가 생긴 것이죠. 


결국, 현대건설은 952가구 가운데 291가구만 무주택 사원들에게 분양하고, 나머지는 전현직 장차관과 국회의원, 언론인, 현대그룹 임원 등에게 특혜 분양합니다. 검찰 수사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한국도시개발(현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구 사장 등이 구속됩니다.


강남 아파트값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국세청 타깃 되기도

강남 아파트값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국세청의 ‘타깃’이 된 것도 이 무렵입니다. 매일경제는 1982년 10월22일자에 ‘강남지역 부동산 과열 아파트 투기 세무조사’라는 제목으로 정부가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부동산 투기행위 근절을 위해 제1단계 조치로 세무추적조사를 단행하고 이 같은 세무조사에도 투기행위가 계속될 때에는 이들 지역을 투기대상 특정지역으로 고시키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개포주공2차 25평의 분양가격이 2,430만원이지만 프리미엄이 950만원, 서초우성아파트(42평) 분양가격 3,360만원에 프리미엄 600만원, 압구정 현대1,2차 59평 분양가격이 7,630만원에 프리미엄 5,500만원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강력한 대책에도 투기 열풍 꺼지지 않고 강남과 신도시 아파트값은 되레 올라 

1990년에 들어서도 강남지역 아파트 투기 열풍은 식을 줄 모릅니다. 당시 서영덕 국세청장은 “강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오르는 조짐을 보여 강력한 투기 대책을 마련했다”며 아파트 투기에 중과세하고 대형 평형은 자금출처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1990년 2월3일자 경향신문). 하지만 투기가 계속되자 국세청과 검찰·내무부는 합동으로 강남 8학군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투기 조사에 나섭니다(매일경제 1990년 10월7일자). 하지만 투기단속 후 강남과 신도시 아파트값이 되레 오르자 정부가 당혹해 합니다동아일보 1997 37일자에는 투기우려 지정 전인 111일 도곡동 현대아파트 36평형은 23,500만원에서 지정 후인 228 25,000만원으로대치동 우성아파트 31평형은 31,000만원에서 34,000만원문정동 훼미리아파트 32평형은 28,000만원에서 3억원일산 마두 백마마을 31평형은 16,500만원에서 18,000만원으로 각각 올랐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부 40여년간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에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어는 정권에 상관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승전보는 단 한 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1982년 정부가 때려잡으려던 투기 아파트들의 현재 시세를 한번 볼까요? 개포주공2차는 ‘래미안 블레스티지’로 이름이 바뀌어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재건축이 되면서 또 한번 몸값이 치솟았습니다. 25평을 가진 조합원은 40평형을 받을 수 있는데, 현재 매물로 나온 가격은 18억7100만원(4층)입니다. 1982년 가격과 비교하면 77배 오른 것입니다. 압구정 현대1,2차 전용 48평형이 28억원, 60평형이 35억원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정부와 시장, 누가 이길지 관심 집중

강남지역 아파트값은 정상일 때가 한번도 없었습니다. 정부가 때려잡으려 해도 가격은 잠시 움츠려 들다가 다시 치솟곤 합니다. 정부가 세금과 대출, 청약 등을 망라한 초강도 8·2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인 세무조사 칼도 빼들었습니다. 40여년 동안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정부가 이번에는 승전보를 올릴 수 있을까요? 일단 시장은 숨을 죽였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5년 임기를 마칠 때 승자가 누구인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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