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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캐스트 Aug 21. 2017

한은·정부 금리인상 군불...부동산시장 폭탄 떨어질까?


숨죽인 시장…’하락세 지속 vs 단기하락 후 상승’ 팽팽

8•2부동산대책으로 시장은 일단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많게는 수억원 싼 매물이 등장했지만 수요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관망하고 있습니다. 무섭게 치솟던 서울지역 아파트값도 1년 5개월 만에 떨어졌습니다. 시장에서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주장과 단기 하락 후 상승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시장의 혼돈 속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부동산 가격 하락에 결정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대책 이후 곳곳에서 하락, 위축 소식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조사한 아파트값 시세 조사에서 서울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8월 첫째주(7일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3% 떨어지며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주간 단위 기준으로 서울 집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2월 마지막 주(-0.01%)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강남4구’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늘면서 강남(-0.02%), 송파(-0.05%), 서초(-0.22%), 강동구(-0.2%) 등 하락했고, 최근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던 성동구(-0.2%)와 노원구(-0.01%)도 떨어졌습니다. KB국민은행의 ‘주간 KB주택시장동향(7일 기준)’도 서울의 상승률은 전주 0.37%에서 0.08%로 줄어들었고, 수도권도 0.16%에서 0.06%로 위축됐습니다.


재건축 추진 단지 주춤…교육특구 강남 재고아파트는 실수요로 강보합

시장에서는 아파트값 하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서울 잠실주공5단지 등에서는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곡렉슬이나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에서는 가격을 오히려 5000만원에서 1억원 높게 내놓기도 합니다. 이들 아파트들은 ‘강남 8학군’과 ‘사교육 1번지’ 등의 특성으로 매수 대기자들이 늘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더 높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리 인상되면 추가 대책 불필요 할 것

아파트값 하락과 상승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금리인상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만약 금리가 인상되면 부동산시장의 거래가 급격히 위축돼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물론 실소유자들은 이자부담으로 고통을 받을 것입니다.


발롱데세(ballon d’essai)로 여론 탐색전 - 한국은행

한국은행과 정부, 정치권에서는 일단 시장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여론 떠보기인 ‘발롱데세(ballon d’essai)’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발롱데세는 기상을 관측하기 위해 풍선을 띄우는 것에서 유래된 말로, 특정 의견이나 정보를 언론에 흘림으로써 여론을 탐색하는 것을 뜻합니다. 정치권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으면 이를 부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6월12일 창립 67주년 기념사에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상황이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례적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닛 옐린 의장이 여러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뒤 지난해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만약 중앙은행이 군사 작전하듯 금리인상을 전격적으로 단행하면 시장의 충격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발롱데세(ballon d’essai)로 여론 탐색전 - 청와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행보도 중요합니다. 김 보좌관은 지난 6월7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새 정부 거시경제 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설명하며 “통화정책의 유효성은 크게 취약해졌다. 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불과 두달도 지나지 않아 입장을 180도로 확 바꿨습니다.

김 보좌관은 8•2부동산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가계부채 문제와 연결해 기준금리 문제’를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금리 문제는 한은의 고유 권한이다. 한은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고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압적으로 기준금리를 너무 낮춰버리는 바람에 가계부채랑 부동산 폭탄이 장착된 경위가 있다. 결국 한은의 독립성을 무너뜨린 것도 사실 전 정부다. 미국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기준금리가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은 사실은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 그런 건 강하게 갖고 있다.”

기준금리가 너무 낮다는 김 보좌관의 말이 전해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요동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김 보좌관의 말이 단순히 개인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청와대의 의중이 실린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발롱데세(ballon d’essai)로 여론 탐색전 – 정부여당

여당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의견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은 지난 13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은이 선도적으로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며 “한국이 금리 인상을 따라가지 않으면 환율 충격이 크게 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참여 정부 당시 부동산 가격이 뛰었을 때 (당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나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달 후 한은이 금리를 인상했다”며 2000년대 중반 참여정부 당시 금리 인상을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금리인상은 실소유자, 투기자 모두에게 ‘핵폭탄급’ 부담

부동산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매수자와 매도자간 극심한 눈치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일 다주택자에게 아파트를 팔라며 최후통첩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파트값이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고 국민에게 장담도 하고 있고요. 이런 가운데 금리인상은 그야말로 ‘핵폭탄’이 될 것입니다. 실소유자에게도, 투기자들에게도 모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한국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래서 더욱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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