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강요하지 마세요

지금의 절망

by 앓아야 안다

"왕자와 공주는 평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처절하게 배고팠던 시절을 이겨내고, 지금 저는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우리들은 각자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 노력합니다.

물론 그 과정과 결과는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모두 다른 모습일 겁니다.

언젠가, 지금의 고난을 발판 삼은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 오늘도 살아 냅니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결국 잘 될 거예요."

"누구나 어려운 지금을 버티고 있지만, 우리에겐 희망이 있잖아요."

"긍정적인 생각과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하세요."


희망, 희망, 희망...


'좋은 말이고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나는 왜 자꾸 비껴갈까?'


지금의 저는 희망과 긍정을 채울 공간이 없습니다.

매일이 힘겹고 고단합니다.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은 지친 몸을 이기지 못합니다.


잘 될 거라는 '내일의 희망' 보다, 때론 당장 힘겨운 '오늘의 절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해피앤딩을 위한 마음가짐과 방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막막함과 어려움이 답답해서, 이 얘기만 하고 싶거든요.


저도 나중에 잘 되고 성공하면, 지금의 고난을 우아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테니까요.





황선미 님의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잎싹'은 양계장을 나와, 버려진 알을 품어 내고 '초록'으로 키워 냅니다. 추운 겨울, 자식을 지키고 양계장 보다 넓은 세상을 선물하기 위해 족제비의 먹이가 됩니다.


때로는, 숭고한 희생과 그 이후의 희망보다 당장 누군가의 아픔과 절망을 날 것 그대로 바라봐 주고 싶습니다.


오롯이 '잎싹'이의 아픔과 슬픔만을 보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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