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근
매일, 그것도 하루에 여러 번이나 해야 하는 일이지만 제제는 양치질을 시작한 이래로 한 번도 거부감을 드러낸 적이 없다. 즐거운 표정으로 욕실에 들어가 진지한 표정으로 임한 다음 개운한 표정으로 나올 뿐이다.
가끔 제제가 양치질을 좋아하게 된 비결을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은 한결같다.
"당근을 자주 주시면 좋아요."
교육에 대한 철학은 세상 모든 부모님들마다 다 다를 것이므로 옳고 그름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가 추구하는 교육방식은 '당근' 쪽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생활습관에 관해서는 더욱 그런 편이다.
칫솔을 처음 잡던 그 순간부터 칭찬을 하던 것이 이어져 지금도 양치질에 집중하는 제제 곁에 서서 끊임없이 추임새를 넣는다.
"좋아! 잘하고 있어."
"우리 제제는 양치질 대장이네."
"누구에게 양치질을 배웠길래 이렇게 잘하지?"
어설픈 칫솔질 한 번에도 마냥 좋았던 날을 지나, 나란히 세면대에 서서 누가 더 양치질을 잘하나 겨루던 날을 거쳐, 이제는 아빠의 칭찬에 빙긋 미소를 흘리며 홀로 모든 걸 마무리하는 멋진 제제가 됐다.
"아빠, 나 아기 때도 양치질 잘했어?"
"그럼 그럼, 제제는 아기 때도 양치질을 참 잘했지. 얼마나 잘했는가 하면, 충치 벌레가 제제 입에 몰래 들어가려다가 너무 깨끗해서 다 도망가고 다시는 제제 입속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맹세했대."
양치질을 마친 제제는 자부심 넘치는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거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 제제의 뒷모습이 참 대견하면서도 듬직하게 느껴졌다.
욕실을 정리하다가 거울 속의 나와 눈이 마주쳤다. 기왕 마주친 김에 넌지시 몇 마디 말을 건넸다.
"너도 수고 많았어."
#아빠요리 #양치질 #양치하는_습관 #당근은_효과가_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