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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aelKay Jan 31. 2019

# 70. 각자의 단상

아침 8시,
제제가 거실로 나왔다.
평소보다 잠에서 일찍 깨어난 셈이다. 
 
소파 위로 올라가 
등받이 상부에 걸터앉더니,
제제는 커튼을 살짝 열고 창밖을 바라본다.  
 
"아빠, 내 곁으로 와줘." 
 
군말 없이 거실을 가로질러 곁으로 다가가 
제제와 시선을 나란히 했다. 
 
열린 커튼,  
방울방울 빗물이 맞힌 유리창 너머,
흩뿌리는 비 사이로 많은 것이 보였다.  
 
"창밖이 엄청나게 예뻐." 
 
고개를 돌렸다.
제제는 제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을 
남김없이 지켜보고 있다.  
 
예쁘다 생각하는 이유를 제제에게 따로 묻지 않았다.
잔뜩 물을 머금은 세상의 모습을 예쁘다 느끼기는 나도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찰칵. 
 
촬영음을 쫓아 뒤편을 보니
아내가 휴대전화를 들고 서있었다. 
 
"아빠와 아들이
한 곳을 바라보는 게 예뻐서 찍었어."

제제가 창밖을 지켜봅니다.


아빠, 내 곁으로 와줘. 우리 함께 보자.
창밖이 아주 예뻐. 그래 아빠가 봐도 예쁘다.
그래, 창밖도 예쁘지만 우리 집 남자 둘도 예쁘다. 아내는 제제와 마이클이 창밖을 보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사진을 찍어줬어요.


저와 아내 둘 모두, 어릴 때부터 비가 내리는 날의 모습을 좋아했어요. 제제도 그런 걸 보면 피는 못 속이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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