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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진킴 Apr 05. 2021

3월: 새로운 시작으로 가득한 봄

아직 가시지 않은 지름신..!



셀프 혼수 장만 

오랜만에 서울 집에 왔다. 헝가리와 부산에 지낼 때 부터 벼려왔던 '나만의 공간 만들기'에 착수하리라 마음을 먹고 목록을 작성해서 하나씩 바꿨다. 


- 세탁기

- 건조기 

- 가스레인지 

- 전자레인지 

- 청소기 

- 스피커 

- 카페트 

- 조명 

- 컴퓨터 

- 주방기기 


문제는 하나 바꿀 때 필요한 거치대, 케이블, 수납함, 청소도구, 케이스 등에도 돈을 쓰게 된다. 하나를 바꾸니 다른 것도 바꾸고 싶고... 그렇게 뭉게뭉게 부풀어 역대급 소비를 했다. 월.정.모에서 토란님이 부자들은 '어차피 쓸 거, 빨리 사는게 좋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이 돈으로 투자를 하면 내일 수익이 되서 돌아오니까... 


'필요'와 '소비'를 구분해야겠다. 실제 필요하다기보다 '라이프스타일'을 좋게 만들고 싶어서, 그리고 과하게 정체성이나 이미지를 추구하다 보니 실제 필요한 기능보다는 브랜드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래서 안써도 될 돈을 더 많이 썼다. 진짜 라이프 스타일을 업데이트하려면 지금 종잣돈을 모아서 부동산을 시작한다거나, 이 자금으로 투자를 해야하는 건데. 여러모로 생각도 복잡하고, 이번 기회에 소비에 욕망을 투사하는 것을 더욱 경계해야겠다고 느꼈다. 


그동안 너무 집에 신경안쓰고 겉으로 보이는 옷에만 돈을 썼다. 근데 집에 돈을 쓸 때 조차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있지도 않은 인스타그램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생활 공간에 대한 불만보다 감사한 점, 좋은 점을 더 많이 찾아야겠다. 


우리 집 입구에 있는 목련 


변액 보험과 금융 리터러시 


부모님의 지인을 통해 변액보험에 들 뻔 했다. 미***** 무보증 종신 연금 보험 상품이었는데 기본 수수료만 7.8%에 원금을 회복하는데 매년 손해보지 않고 2%씩 이율을 올린다고 해도 8년이 걸렸다. 부모님과 의를 상하면서까지 완고하게 가입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돈에서 손해보는 것보다 지인과의 관계에서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부모님이 답답하고, 안타깝고, 무력하게 느껴졌다. 우리 가족 5명 중에 나만 빼고 7년 넘게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모로 착잡했다. 


중장년 뿐만 아니라 노년층이 금융의 디지털화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새로 나오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떨어지고, 더욱 교묘하게 만들어놔 실제로 어떤 상품인지 모른채로 구입하거나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도 다르지 않다는 것에 절망감을 느끼고 일말의 책임감도 느꼈다. 


부모님의 핸드폰에 '어카운트인포'를 깔고, 내보험 다나와 같은 공기관에서 만든 서비스를 소개해드렸다. 인터넷 뱅킹이나 인증서도 한번 정리해드렸고, 안내 문자와 카톡도 연결해드렸다. 연금 보험이나 보험, 그리고 부동산에 대부분의 자산이 몰려있고 금융'맹'이나 마찬가지인 부모님과 앞으로 어떻게 노후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갈길이 멀다. 


변액보험은 꼭 잘 확인해보고 가입하길 바란다.

금융감독원에서 펴낸 <알기쉬운 변액보험>에 잘 설명되어 있다. 차마 부모님께는 못드리고 동생들과 지인들에게 공유했다.  https://e-insmarket.or.kr/file/download/50.knia




Best 소비 3 >>>

1. 무지 아크릴 악세서리 정리함 29,000원 x 2개 

http://www.mujikorea.net/display/showDisplay.lecs?goodsNo=MJ00059300

현관 옆 신반장 위를 정리하고 마스크, 향수, 악세서리를 올려 놓았다. 그리고 드라이 맡길 세탁물을 보관하는 작은 행어를 걸어놓았다. 매일 하나씩 집을 개선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굳이 돈을 들이지 않는 방법을 더 고민해보고, 집 정비에 쓰는 돈도 예산 관리를 해야겠다. 부산 서면에 눈썹 문신하러 갔다가 MUJI에서 구입한 아크릴 케이스. 대자 2단 덮개 서랍을 사고 내부에 케이스를 채워넣었다. 


- 목걸이와 팔찌를 길게 늘여놓을 수 있는 칸

- 귀걸이와 반지를 꽂아 놓을 수 있는 칸

- 작은 네모칸으로 되어 있어 볼드한 반지를 나둘 수 있는 칸

- 2개의 큰 네모칸으로 되어 있어 뱅글 종류나 샹들리에 타입 귀걸이를 나둘 수 있는 칸 



2. 영어 발표를 위한 리허설 italki 수업 결제 36,000원

https://www.italki.com/i/DHE0bC?hl=en-us 

화상 영어로 급한 발표나 회의 준비할 때마다 사용하는 플랫폼. 영어 발표라 긴장했는데 미리 리허설을 해보길 잘 했다. 


3. 종로 스포짐 양도 4개월 130,000원

회사 근처 스포짐에 등록했다. 수영장도 있는 종로 헬스는 6개월에 86만원에다가, 넓긴 하지만 웨이트 존이 좁고 샤워장 없고 다른 층에 있는 사우나에 별도 등록해야하는 시스템이어서 포기했다. 근처 스포짐, 스포애니, 센트럴원 피트니스를 알아보다가 헬쓱이라는 헬스권장터에서 양도를 발견...! 4개월에 GX와 사물함도 쓸 수 있는데 13만원이고, 기계 상태도 괜찮고, 작지만 운동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다. 그리고 트레이너 분들의 영업/간섭 없이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 아직 몇번 안가봤지만 기본 매너는 다들 있는 듯 하다. (빤쮸만 입은 분들이 없다는 말..) 여자 샤워실도 깔끔하고 조용하다..! 


Worst 소비 3 >>>

1. 로우로우 안경과 렌즈 20만원 가량

로우로우 안경테를 사러 갔는데 정작 내가 원하는 메탈 테는 압축렌즈 특성상 상성이 안맞는다고 해서, 아쉬운데로 다른 테를 샀는데.. 렌즈만 하러 찾은 안경점에서 너무너무 예쁜 린다 패로우를 발견! 안경은 환불이 안되니까.. 눈물을 머금고 새로운 테를 사고 렌즈 3개를 바꿨다. (기존 검정 뿔테 + 새로산 테 2개) 근데 렌즈 적응도 안되고, 잘 안어울린다는 동생 평가에 마음상처입고.. 옛날 안경만 주구장창 쓰는중... 


2. 갑작스러운 인테리어 + 가전 + 전자기기 지출 

새학기와 봄을 맞아 가전도 바꾸고 전자기기도 바꾸고, 오랜만에 서울 집으로 돌아와서 발견한 옛날 프라이팬이나 그릇을 바꾸는 것은 좋았는데... '편리'와 '라이프 스타일 업데이트'를 위해 과도한 돈을 써버렸다. 예산 상한선이 있어야 겠다. 밑도 끝도 없이 필요할 때 바로 사버리거나, 비상금에 손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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