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깨어나기 4
회사에서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직장동료나 상사에게 하고 싶은 말도 못 하고,
퇴사하기 전이라도 나를 힘들게 한 사람에게 너 때문에 힘들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레퍼런스 체크가 무서워서 꾹 참고 퇴사하고,
몇 년 동안 친구에게 배려받지 못하는 것 같아 화가 나지만 마지막 하나 남은 친구마저 잃어버릴까 봐 꾹 참고 만나는 등 누구나 상대방의 문제점에 대해서 참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기분이 나빠도 '어른이니까 참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 이기는 거야.'라는 생각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을 나아지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갈등을 겪더라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원인은 감정을 억누르고 모른 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이 아주 못된 인간에게 '너 같은 쓰레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넌 평생 저주받을 거야!' 라며 모든 상황의 원인을 상대에게 돌리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궁극적으로는 상대는 당신이 느껴야 하는 억눌린 감정을 느껴 해소할 수 있도록 당신의 삶에 나타난 은인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도 당신을 기분 나쁘게 생각했다면 당신도 상대에게 같은 이유로 나타난 은인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당신은 왜 상대방의 그런 행동이 기분 나빴나요?
한 인간이 태어나 세상에서 보고 겪고 듣는 것 모든 것은 놀랍게도 그 인간이 창조한 것입니다. 내가 타인이나 물건, 어떤 현상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 은 실제로 그대상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관념적으로 선한 것은 내 것 악한 것은 상대방의 것으로 투영합니다. 특히 당신이 절대 인정할 수 없는 본인의 특성은 상대방의 에고로 투사될 확률이 높습니다.
'내가 저 무능한 상사를 창조했다고? 난 일도 엄청 잘하고 한 번도 저렇게 무능해본 적이 없어!'라고 생각하나요? 한국인이 직장 동료를 욕할 때 가장 자주 비난하는 특성은 '무능함'입니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공동체 무의식 중 하나입니다. 당신은 태어날 때부터 유능하였나요? 생각해 보면 유능함 - 무능함, 예민함 - 무던함 등 대조되는 성격은 장점과 단점으로 관념이 부여되었을 뿐 모든 것은 허상입니다.
뒷담화하거나 비난할 때 상대의 어떤 점을 반복적으로 비난하는지 알아채세요. 회사를 다닐 때 어떤 특성의 사람이 자주 직장 동료가 되어서 여러분을 화나게 하는지 알아채세요. 그 특성은 내가 절대 인정하지 않아 울고 있는 자아들 중 가장 억눌린 자아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대방의 행동이나 특징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면 '나도 저렇게 하고 싶지만 저건 나쁜 것이기 때문에 절대 하지 않을 거야.'라고 무의식 속에 눌러둔 것입니다. 당신의 삶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1. 억눌린 자아를 인지, 인정한다 2. 억눌림이 해소되면 나에게 해당 특성이 발현된다(내가 그 싫어하던 행동을 하게 됨) 3. 갈등 혹은 사건이 벌어져 버림받는 고통을 느끼게된다 4. 억눌러왔던 자아가 해소되어 사라져, 더 이상 해당 특성이 단점으로 인지되지 않음과 동시에 해당 특성을 가진 사람이 삶에 나타나지 않는다.
- 작가의 이야기
저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많은 무능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몇 번의 이직을 하면서 회사생활은 점점 쉬워졌지만 이상하게 무능한 사람의 수가 늘어나거나 무능의 정도가 아주 심각해졌습니다. 그러다가 회사에서 갑작스러운 부서 폐지로 실직상태가 되면서 무능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수년 동안 제 안에 억눌린 무능한 나를 인정하지 않았기에 해당 특성은 타인을 통해서 나타났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무능한 사람을 상처주게되고 저도 실직으로 무능한 사람이 되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는 것 같은 고통을 마주하고 나서 삶은 아주 편해졌습니다. 더 이상 누구에게 저의 유능함을 증명할 필요가 없어졌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면 된다는 자유로움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