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메모장
“전 형이랑 엄청 친하다고 생각했는데요…”
팀장이 되고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같은 팀원이었을 때의 거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같이 평가를 받다가 이제는 평가를 해야 하는 위치에 친밀한 사람이 있게 되면, 관계에 미묘하게 균형이 생깁니다. 마냥 예전처럼 하릴없이 웃고 떠들며 불평을 주고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죠. 이런 불편함은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고, 더 나아가 동료로서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필요성을 느끼게 했습니다.
한 두 달이 지나면 서로 익숙해지지만 마음속 깊숙이 '우리 같은 동료였잖아?’를 깨끗하게 지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대리, 과장, 차장, 부장처럼 직급이 명확히 존재하니 이미 서열이 나누어져 있어서 조금 더 익숙하게 받아들였지만, 요즘에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팀장과 팀원 혹은 팀장, 파트장, 팀원으로 구분하다 보니 팀원에서 팀장이 되었을 때 관계 설정에 애를 먹는 건 어쩔 수 없는 단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팀이 확장이 되면서 팀장이 직접 뽑은 팀원들이 속속 투입되고, 업무에 적응해 가면 로열티의 차이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팀장으로 만난 사람과 동료로 만난 사람이 팀장이라는 개인을 받아들이는데 시간과 인정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러면 어떻게 같은 동료로 만난 사람에게도 ‘팀장’에 대한 로열티를 얻을 수 있을까요? 몇 가지 방안은 제안해보려고 합니다.
1. 공개적으로 팀장선언!
팀장으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팀원들에게 명확히 알리고, 팀장의 위치에 있는 이유와 목표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회의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팀장으로서의 비전과 팀원들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설명하세요. 이를 통해 팀원들은 당신이 새로운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거예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 첫 팀 회의 준비하기: 첫 팀 회의를 통해 팀장으로서의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팀원들에게 역할과 책임을 재확인합니다.
- 조직구조도에 대한 자료 제공하기: 팀원들에게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설명하는 자료를 준비하여 배포합니다. 이를 통해 팀원들이 자신들의 위치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 변화에 대한 1:1 설명하기: 개인별 1on1미팅을 통해 새로운 역할에 대한 기대사항과 변화 필요성을 설명하며, 각자가 변화에서 역할이 있음을 알 수 있도록 돕습니다.
2. 권위보다는 존중이 먼저!
팀장으로서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하세요. 과거 동료였던 팀원들은 자신의 의견이 여전히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 당신을 리더로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 사항에 대해 팀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 잘한 것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기: 팀원들이 성과를 낼 때마다 그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칭찬해 줍니다. 이는 팀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팀장으로서의 존중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 의견에 대한 피드백 반영 및 공유: 팀원들의 의견을 실제로 반영하고, 그 결과를 팀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합니다. 이를 통해 팀원들이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정기적 1on1을 통한 내 사람 만들기: 정기적으로 팀원들과 1:1 미팅을 통해 그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게 되면 팀원들과의 신뢰 관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3. 하지만 냉정한 선 유지하기
결국 팀장은 평가를 하는 사람이죠. 냉정하게 어떠한 팀원에게도 특별 대우를 하지 않고, 모든 팀원들에게 공평하게 대하는 것을 보여줄 때 가장 깨끗한 권위가 세워집니다. 명확하게 평가기준을 공표하고 그에 따른 평가를 진행하세요. 그리고 불편해도 날카로운 피드백은 팀장의 역할임을 잊지 마세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 평가기준 명확하게 공표하기: 모든 팀원에게 동일한 평가기준을 명확히 공표하고, 이를 일관되게 이야기합니다. 공정한 평가 기준은 팀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 딱 그 기준에 맞춰 평가하기: 평가 기준에 맞춰 엄격하고 공정하게 팀원들을 평가합니다. 기준에 부합하는 성과와 행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모든 팀원이 공평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게 합니다.
- 불편해도 날카로운 피드백하기: 팀원들이 개선할 점이나 잘못된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할 때는 불편하더라도 날카롭고 솔직하게 피드백합니다. 결국 이런 부분이, 팀장으로서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같은 팀원이었던 사람들에게 팀장으로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는 존중의 대상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시기의 대상이기도 하니까요.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권위보단 존중을 먼저 보여주되 냉정한 선을 유지하는 세 가지 원칙을 통해 성공적인 관계설정을 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예전처럼 편한 관계가 되는 것은 빠르게 포기하시는 편이 낫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팀장은 결국엔 '사'측으로 인지되니까요. 제 직장생활 중 가장 많이 한 거짓말은 '팀장님, 사랑합니다.'이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많이 들은 말이기도 하고요. 적당한 선이 있는 관계, 칭찬과 피드백을 하는 것에 부담 없는 관계로 최종적으로 만드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참 팀장하기 힘든 시대입니다.
이 시대 팀장님들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