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

by 미선씨

이제는 특별하달 것도 없는, 월급날이 돌아왔다.

월급날이면 아버지가 통닭 한마리, 고기 한근 사들고 들어오셨다던
응답하라 1988의 모습도 사라진 지 오래다.
아무래도 오프라인 봉투로 받는 느낌과 통장을 스쳐지나가는 느낌은 다르게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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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날을 기다리는 직장인의 자세 (출처 : 다음 스토리볼)


우리집도 다를 바 없어서, 나와 신랑 월급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카드사에서 퍼갔다.
월급 들어온 기분도 내지 않았는데 통장이 원상복귀 된 느낌이다.

지난달부터는, 억지로라도 월급 받은 기분을 내려고 노력중이다.
방법은 나를 위한 선물을 하나 주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달에는, 지하철 역 앞에서 파는 3000원짜리 '장미꽃 한송이'를 샀다.
사기 전까지는 저걸 살까말까 엄청 망설여지더니,(마침 현금도 없어서, 카드로 구매했다.)
고심해서 구매한 장미꽃치곤 며칠만에 너무 허무하게 버려져버렸다.

장미꽃이 오래 살진 못했지만, 기분은 3000원 이상으로 좋았다.
나를 위해 내가 꽃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였기도 했고,
내가 나한테 준 거긴 하지만 반년만에 꽃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무심코 지나갈 뻔한 이 달의 월급날, 집근처 서점에 들렀다.
마치 계시가 내려진 것처럼, 최근에 나에게 사람들이 책을 몇 권 추천해줬는데
그 중 몇 권을 사야겠다는 마음이 불쑥 들었다.
실상 나는 책을 잘 구매하지 않는 사람이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니까^^;;)
보관할 정도의 책은 정말 퀄리티 있는 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번 달은 월급으로 사치를 부려보기로 했다.

산적같이 생겼지만 감수성은 풍부한 부장님이 득달같이 오셔서 추천해준 책
'숨결이 바람될 때' 를 고민없이 집어들었다.
다른 부장님이 추천한 5분 스케치 책도 집어들었다.
그림에 그다지 조예가 있지는 않지만, 월급날이니까! 소소하게 사치하는 날이니까!
아이들하고 그림 그리다 보면 재미있지 않겠어? 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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