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 week 1 movie

영화 미쓰백 후기

그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이 모자른 한지민의 훌륭한 연기와 좋은 소재.

by 노군

- 엄마 어디있는 줄 알아?

- 천국. 아빠랑 나만 없으면 천국이랬으니까.





나는 무식해서 너한테 가르쳐 줄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어서 줄 것도 없어. 대신 네 옆에 있을게. 지켜줄게.





엄마... 나 같은 게 엄마가 되도 되는 걸까...?












그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이 모자른 한지민의 훌륭한 연기와 좋은 소재.



영화 미쓰백은 군더더기가 없다. 아동학대의 현장을 낱낱이, 심히 폭력적으로 드러내지도 않고 여성이라면 응당 '모성애' 를 발휘해야 한다는 너절한 미사여구도 쓰지 않는다. 그저 '같은 피해자', '동질감' 정도로 영화를 끌고간다.



고등학교 시절, 자기 자신을 지키려다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되어 감옥살이를 한 뒤 거칠게 살아온 '백상아(한지민)' 는 어느날 슈퍼 앞에서 홑껍데기만 입고 벌벌 떨고 있는 한 여자아이(김시아, 김지은 역)를 본다. 이윽고 부모에게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미쓰백이 지은이를 부모에게서 떨어뜨려 놓으려 한다는 이야기.



우선 한지민이라는 배우에게 이런 얼굴이 있었는지 굉장히 놀랬다. 그저 예쁘기만 한 배우인줄 알았는데 차갑고 뜨거운 연기를 이정도로 잘 해내줄 몰랐다. 김지은을 연기한 아역 김시아 역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연기를 보여주어 그녀의 미래가 그 어떤 아역들 보다 빛나리라 생각되는 배우다. 미쓰백의 뒤에서 묵묵히 그녀를 지키려 하는 형사 역할의 '이희준(장섭)' 도 딱히 앞에 나서서 나대지 않음에 좋았고 미쓰백의 엄마 역이었던 '장영남(정명숙 역)' 배우 역시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운 연기를 보여줘, '역시'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무려 특별출연이었다고).



어릴적에 부모에게 학대와 폭력을 당해본 아이와 그저 풍요롭고 평화롭게 사는 아이의 가치관은 다르며 성인이 된 후에도 절대 같을 수 없다. 영화를 보면서 하루하루가 지옥같았던 어린시절이 더이상 떠오르지 않게 되는 건 그만큼 떨쳐냈고 잊혀졌고 이미 옛적에 이겨냈다는 반증이다.

(대한민국의 자식을 둔 모든 부모들이여, 제발 술 쳐먹었으면 곱게 잠이나 쳐 자라. 아이에겐 그 기억이 평생간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음지에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어른에게 아이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대가없이 지켜줘야 할 대상이고 소중하게 다독여 줘야하는 우리의 미래다. 그런 것들을 영화 미쓰백은 정말 잘 풀어냈다. 어떤 이유에서든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아동학대, 여성이라서 받는 모욕적인 언사나 불평등, 모든 게 이 영화처럼 해피엔딩을 맞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저 뭉뚱그려서 희미하게 표현하지 않고 직선적으로 엔딩을 이야기해서 정말 가슴이 따뜻해 지는 영화였다.


미쓰백은 단연코 2018년 최고의 한국영화다.



















+

영화 중간중간, 미쓰백이 아무데나 쭈그려 앉아 담배를 피는 모습이 여럿 등장한다. 그게 그렇게 외롭고 힘들어 보일 수가 없다. 그녀의 뒤에서 묵묵히 등을 토닥여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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