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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빈센트 전 후기

at M컨템포러리

by 노군


작년에 너무나 재미있게 봤던 영화인 러빙 빈센트. 국내 펀딩을 통해서 한국에도 러빙 빈센트 전시회가 열리게 되었다.

펀딩 시작 1주일인가 만에 3억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한 전례없는 기획으로, 영화는 국내 개봉 당시 소소한 재미만 봤지만 전시는 초대박이 나는 현상을 보였다.


애초부터 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하고 러빙 빈센트 영화의 극장 관람, 블루레이, dvd 까지 소장하고 있는 나는 전시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낼름 얼리버드 선예매를 했고 전시 도록 + 1인 입장권을 구입했다(feat. 인터파크 티켓).



러빙 빈센트전의 전시장소는 논현의 M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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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메디앙 서울에 붙어있는 화랑이라서 건물 뒷문으로 들어간 나는 좀 헤맸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해당층에 화랑이 있는 구조였는데 지상 3층으로 된 구조인 뒷문으로 들어가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선 2층에 있는 화랑에 못 들어가게 되는 고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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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홀이 있는 최하층과 리셉션 홀이 있는 상층부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M컨템포러리.

전시회용 유화들을 디스플레이로 써먹는 M컨템포러리의 스웩을 느낄 수 있다(저래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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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근처에 도착하면 고흐의 여러 복제품 들을 만날 수 있다. 아마추어 화가들이 유화로 그린 작품들도 많이 있고 디지털 프린팅한 이미지들도 꽤 있다. 어차피 이번 전시는 반 고흐의 작품이라기 보다 그걸 모작해서 영화까지 만든 이들의 상노가다에 대한 헌사 같은 전시회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은 반드시 영화먼저 보고 전시를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재개봉도 준비중이니 놓친 사람들은 얼른 극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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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 옆에 멋지게 꾸며놓은 LED 이미지. 수시로 바뀌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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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빙 빈센트의 메인 이미지인 빈센트 반 고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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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빙 빈센트는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가 나눈 편지에 스토리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실제로 구구절절,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테오와 나눈 반 고흐. 그의 편지들을 엮은 책도 나와있다.

링크는 요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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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는 반고흐가 편지에 남긴 코멘트들, 그리고 영화를 제작한 사람들의 텍스트들, 영화에 쓰인 장면들에 대한 부가설명들이 아주 찰지게 많이 들어차 있다. 마치 블루레이의 스페셜 피쳐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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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397375C0487DE19 러빙 빈센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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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돈도 안되는 미친 짓을 하는 사람들, 정말이지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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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울리는 좋은 글귀들이 참 많다. 반 고흐는 죽을 때 까지 평생 가난과 열정에 시달렸는데 죽고 난 뒤에야 빛을 보는 그의 업적들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예술가에게 연민과 동정을 느끼는 건 참 좋지 않은 방법이지만 그런 그의 예술혼에 매료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전시는 대부분 전 세계에서 영화 프로젝트 소식을 듣고 모인 아마추어 작가들의 유화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진촬영이 대부분 불가하다.

아직 물감들이 채 마르지도 않아 보이는 작품들이라서 에티켓을 지키느라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전시 2관 부터는 마음껏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작품들만 전시되어 있어서 일반적인 영상물 위주의 반 고흐 전시와 확실히 차별되어 있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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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명화들을 주최자들 입맛에 맞게 멋대로 칼질하고 영상질 하는 전시를 굉장히 혐오하는 편이다. 반 고흐의 오리지널 작품들은 아직 국내에 상륙한 적이 없던 것 같은데 진심으로 원화들을 보고싶다. 저런 기괴한 영상물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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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런 반 고흐에 대한 갈증을 0.1% 정도는 해소시켜주는 전시였다. 비록 아마추어 작가들이 그린 그림들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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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러빙 빈센트 전시가 특별한 이유가 하나 있는데 바로 반 고흐가 그린 원화 두 점을 국내에 최초로 소개하는 코너.


아마 펀딩 금액이 상상을 초월해서 작품들을 공수할 수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수집가들에게 빌려오는 형식으로 고흐의 작품 두 점을 모셔온 것 같은데 이 전시가 아니었다면 살면서 반 고흐의 원화를 볼 수 있을 기회가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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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원화 두 점은 꽃이 있는 정물화와 수확하는 두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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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꽃이 있는 정물화는 원작의 묘미란 이런 것이다 라는 듯 굉장히 묘한 색채와 화풍이 일품이다. 특별 코너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림이 사람을 빨아들이는 힘이 느껴졌달까. 내가 고흐의 그림중에 가장 사랑하는 별이 빛나는 밤도 원화로 꼭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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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관은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아마추어 작가들이 영화에 쓰일 작품들을 그린걸 액자에 넣어둔 코너들이었다. 살아숨쉬는 것 같은 고흐의 주변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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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에는 애니메이트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의 자리도 공개되었다. 실시간으로 영화에 쓰였던 장면들을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자세한 영화 제작기는 요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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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코너중 한 군데에선 빈센트의 죽음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자살이다 아니다 라는 섹션이 있었는데 좀 공간낭비같은 느낌이 들었달까. 그의 죽음에 대해서 여전히 풀리지 않은건 사실이지만 전시 공간을 따로 할애할 만큼 비중있게 다룰 필요가 있을까 싶다. 비극적인 최후가 아니었다면 고흐가 이정도로 평가받을까 싶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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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테오와 나눈 마지막 편지 필사본을 전시해 놓은 건 정말 좋았다. 비극적이든 가난하든 무언가를 위해 영혼을 불사르는게 어떤건지 잘 보여주고 간 반 고흐. 나도 그런 열정과 의지를 불태우고 싶다.

예술가들이란 정말 정신병자와 한끗 차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반 고흐의 생애였다.

오랜만에 굉장한 만족을 한 전시였고 부디 반 고흐의 원화들을 눈앞에서 직접 보게 되는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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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빈센트 전의 전리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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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빈센트 전시 도록과 아이폰 XS 케이스.


두 굿즈의 리뷰는 추후에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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