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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27. 2016

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러므로 다른 것을 다른 방식으로 다른 곳에서 시도해 볼 필요가 있었다. 각국의 국민들이 골고루 탑승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라도, 국가도, 국경도, 종교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저 지구의 껍데기 위에 우글우글 모여 있는
인간종(種)이라는 존재밖에 없다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유약하고 의지도 박약한 많은 개인들을 쥐고
흔드는 이런저런 압력 집단의 입맛에 맞춰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을 억지로 뽑을 의향은 없다고 했다. 야유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는 담화문을 계속 읽어 내려갔다. 어디에나, 어떤 민족에나, 어떤 종교에나, 어떤 국가에나 천재도 있고 바보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었다. 하지만 인종 차별주의와 광신주의를 부추기면서 창조성과 관용, 공감과 같은 가치들을
평가절하하는 곳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나라들이 이 세상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단한 영향력까지 행사한다고 해서 그런 나라들에서
프로젝트에 참가할 표본을 추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또다시 청중들의 적대적인 반응.

(중략)

「<역설>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밤보다는 낮에 더 잘보인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틀린 생각이에요.
 낮에는 기껏해야 수십 킬로미터 정도밖에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하늘에 있는 구름과 대기층 때문에
 우리 시야가 제한되죠. 하지만 밤에는........ 밤에는
 몇백만 킬로미터 떨어진 별들도 눈에 보이죠.
 밤에는 멀리 보입니다. 우주를, 그리고 시간을 보는 겁니다.」

(중략)

9개월 후, 엘리자베트가 여자 아이를 낳았다.
이름을 엘로디라고 지었다.
「주먹을 꽉, 단단히 쥐고 있어요.」 이브가 아기를 보면서 말했다.
「우리 모두 태어날 때는 다 주먹을 꽉, 단단히 쥐고 있지.」
아기가 첫선을 보이는 자리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온 맥 나마라가 말했다.
「그렇지만 나중에는 손을 활짝, 맥없이 펴고 죽죠.」카롤린이 말을 이었다.
「왜일까요?」
「우리를 태어나게 했고, 우리가 90년 동안 매달려 왔던 싸움에서 해방되기 때문이지」














매 작품마다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 주는 베르나르의 오래간만의 중편소설.
하지만 전개보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후반부는 "천년의 이야기를 쓰려니 질렸나보지?"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

그리고
젠체 하는 듯한 글솜씨가 읽는 내내 거슬려, 참신하고 새로운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미약하게나마 거부감을 들게하는 정도?

'신' 도 곧 발매한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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