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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29. 2016

더블

박민규

side a
근처
누런 강 배 한 척
굿바이, 제플린

끝까지 이럴래?
양을 만든 그분께서 당신을 만드셨을까?
굿모닝 존 웨인
축구도 잘해요
크로만, 운

side b
낮잠
루디
龍⁴
비치보이스
아스피린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아치
슬(膝)



이 책의 발행 예고를 보았을땐 정말 묘한 기분이었다.
아주 잠깐동안 이었지만 책을 등한시 하고 있던 때에
박민규의 '아침의 문' 을 읽게 되었고 앞서 리뷰한것 처럼 
그 후로 박민규의 단편이 실린 수상집들을 차곡차곡 읽어 가던 와중이었는데 
'2009 제 9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을 다 읽어가던 말미에
이 책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근 5년만에 발간된 박민규의 두번째 단편집으로서,
마치 박민규라는 작가의 정점을 찍는 느낌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받았다.

책은 작가가 의도한 대로(!) 두권으로 되어있고, 
그 사이에 오래된 lp의 재킷(혹은 가사집) 마냥 들어가 있는 (각 소설에 대한)일러스트집,
그리고 그 세개를 감싸고 있는 하드커버로 되어있다.

나는 박민규 작가의 오래된(?) 팬이라
여기에 수록되어 있는 몇개의 단편들을 다른 곳에서 이미 읽은 후였지만,
동봉되어있는 일러스트로 인해
예전에 읽었던 해당 작품들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이래서 일러스트집을 굳이 끼워 넣은 거구나' 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각각의 소설들의 감상들은,











side a

근처
'2009 제 9회 황순원 문학상' 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작품.
물론 해당 문학상의 수상작품집에도 수록되어 있다.
어린시절을 되짚어가는 내용이 솔깃하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 인 소설이라,
뒷맛이 찝찝한건 어쩔 수가 없다.
-문학사상 2008년 8월호에 게제되었었다.

누런 강 배 한 척
앞 작품처럼, '2007 제 8회 이효석문학상' 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글이다.
'근처' 와는 다르게 노년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쓸쓸하게, 
그리고 제목처럼 강에서 배 흘러가듯 슥-슥- 전개되는 글이다.
엔딩에 살짝 웃음짓게 된다.
-문학사상 2006년 6월호에 게제되었었다.

굿바이, 제플린
이 소설 역시 일찍이 여러 단편 모음집들 사이에 끼어져 있던 글이다.
제플린이라는 헬륨풍선 기구를 마치 꿈에 비유한 듯한 작가의 재치가
빛을 발하는 소설.
-내일을 여는 작가 2006년 겨울호에 게제되었었다.


작가가 앞으로 지향할 sf장르의 작은 포문을 여는 소설이다.
작가의 말대로 뭐가뭔지 모르겠는, 헤괴한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흥미롭다.
-문학동네 2006년 겨울호에 게제되었었다.

끝까지 이럴래?
이 책을 읽은지 꽤 된 지금에도 머릿속에 박혀있는 소설.
역시나 '깊' 처럼 sf의 요소를 담고있지만 인간 본연의 성질을 탐구하는 글이다.
근데 정말 애덤스는 자신의 아이들을 잡아먹은걸까?
-현대문학 2010년 9월호에 게제되었었다.

양을 만든 그분께서 당신을 만드셨을까?
나는 역시 sf장르의 노예인가 보다.
'끝까지 이럴래?' 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이 많이 생각이 난다.
알쏭달쏭한 제목처럼 알듯말듯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작가가 밝혔듯이 '선인장 포자' 라는 연작소설의 일부란다.
뭔가 재미있는게 나올 예정인 듯.
-문학동네 2008년 여름호에 게제.

굿모닝 존 웨인
앞서 찾아 읽었던 '앱솔루트 바디(sf 단편 모음집 - 해토)' 에 수록되어 있던 작품.
먼 미래, 29세기의 한국을 그려낸 소설이다.
-웹진 크로스로드 2007년 6월호에 게제.

축구도 잘해요
작가가 밝힌 '자전적인 소설' 이다.
여기에서 그 유명한, '매리크리스마스 와 메리크리스마스' 가 등장한다.
-문학동네 2007년 가을호에 게제.

크로만, 운
아주 그럴듯한, 인류의 기원을 담은 sf소설.
일러스트 또한 아주 그럴듯 하다.
-문학과사회 2007년 가을호에 게제.


side b

낮잠
작가의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요양원에서 꽃피는 노년들의 로맨스를 아주아주 귀엽게 그려냈다.
-문예중앙 2007년 여름호에 게제.

루디
마치 영화 '파이트 클럽' 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
이 글을 읽고, 소설 내내 등장하는, 
'에스키모와는 탱고를 추지 마세요~~' 라는 가사를 지닌 그 노래를 찾아 다운 받기까지 했다.
-창작과비평 2010년 봄호에 게제.

龍⁴
한국에서만 있을법한, 그리고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어체와 문체로 이루어진
재미있는 무협(!) 소설이다.
작가 본인도 '한국인' 이란 직업을 가진 모두에게 주는 글이라 칭하였다.
-창착과비평 2008년 봄호에 게제.

비치보이스
한 여름에 펼쳐지는 뜨거운 청춘들의 이야기.
느닷없는 엔딩이 '역시 박민규' 라는 말을 곱씹게 만든다.
-현대문학 2005년 11월호에 게제.

아스피린
기묘한 sf.
아스피린 모양을 두고 펼치는 설전이나,
그와는 상관없이 제 할일 열심히들 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소설속의 모든 등장인물이 박민규' 라는 느낌을 준다.
-아시아 2006년 겨울호에 게제.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작가가 '2010 제 3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에서 '아침의 문' 으로 대상을 차지해,
함꼐 수록될 수 있던 단편.
기묘하다거나 독특하다는 말로는 절대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 를 전달하는 소설이다.
박민규의 색깔을 확연히(그것도 노골적으로) 드러내 주는 소설.
-현대문학 2009년 11월호에 게제.


소설을 읽는 내내 '어쩌지, 어쩌지...' 라는 말을 되내이게 되는 작품.
왜 그런지는 읽어보면 안다.
-현대문학 2008년 1월호에 게제.

아치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한강 위에있는 다리에서 벌어지는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아서,
이 글을 읽고나면 문득 한강에 가보고 싶어지는
그런 소설이다.
-현대문학 2007년 1월호에 게제.

슬(膝)
아마도 작가의 소설중에 가장 '말' 이 적은 소설이 아닐까.
그만큼 흥미는 떨어지지만 나름의 긴장감은 있다.
'생존' 이 그렇게 커다란 '벽' 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잘 몰랐다.
-문예중앙 2010년 가을호에 게제.








이 단편집을 끝으로 박민규는 아직 새 작품을 세상에 내 보내지 않았다(물론 여러 문예지에 발표한걸 내가 못 봤을 수도 있다).
그의 데뷔 이후 쉼없이 달려온 '글쓰기' 에 본 단편집으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만든 느낌이랄까.
이제 그의 새로운 글들을 읽을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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