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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29. 2016

카산드라의 거울

베르나르 베르베르

'우리는 미래를 볼 수 있는가?'

라는 짧고도 모호한 질문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어쩌면 지구에 거주하는 모든 인류가 궁금해 하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전작 '신' 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장난질을 친 뒤, '나무' 의 확장판이었던 '파라다이스' 로 한번 심호흡을 하고 발표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 소설이다.

일찍이 한국인(정확하게는 북한인) 캐릭터인 '김예빈' 이 등장한다는 소식 덕분에 적지 않은 국내의 독자들이 기대를 품은게 사실이다. 아시아 쪽, 그것도 유독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한국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라 생각한다(하지만 그런다고 '신' 에서 보여준 낚시질을 잊게되는건 절대 아니다). 어쨌든 본 작품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카산드라' 라는 이름의 한 소녀에 대한 성장소설이다. '현재' 가 시대적 배경인데다 사실주의적인 표현이 유독 많이 들어간 소설이라, 앞서 발표했던 저자의 여러 소설들과는 살짝 다른 느낌의 소설이다. '미래 예측' 이라는 매력적인 소재와 더불어, '죽음을 예측하는 손목시계' 의 등장은, 너무도 '잘' 읽히는 작가 특유의 글 솜씨와 함께 독자를 소설 속으로 더욱 빠져들게끔 한다. 그래서 더 공을 들인 느낌이 나는 소설이다(그렇다고 해서 '신' 을 잊을 수 있는건 결코 아니다). 거기에 일명 '홍작가' 로 불리우는 국내 여류 삽화가의 스타일리쉬한 그림들이, 글을 읽는데 많은 이해를 돕기도 한다('뫼비우스' 가 일러스트를 맡아, 소설이 더욱 알쏭달쏭했던 '파피용' 을 떠올려보자).

'예술' 이라는 장르가 세상에 규정된 뒤로, 문학이나 음악-그림쪽에선 '더이상 새로울게 없다' 는 명제를 완전히 뒤집지는 못하지만, 작가 나름대로 선방을 날린 소설쯤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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