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famille belier, the belier family
-어머니는 왜 이러시니?
-분업하는 거에요 엄마는 미소 전 설명
-알겠다
-계산은 동생
-재미있구나
-가족이니까요
쥐나 브로콜리가 되고싶어
네가 태어나고 듣는다는걸 알았을 때 엄청 많이 울었어
난 듣는 사람들 꼴을 볼 수가 없었거든
너희 아빠가 날 위로해 줬지
"걱정마 머리로는 못듣게 될거야 청각 장애아로 키울거야 운이 좋으면 쟤도 아무것도 못듣게 될거야"
근데 노래를 한다고?
-그만둘래요
-왜?
-오디션 통과 못할거 같아요
-왜 그런 생각을 해?
-내 몫이 아니니까요
-아 알겠다 훌륭한 아티스트도 다 그래 '니콜레타' 도 콘서트 전엔..
-전 훌륭한 아티스트가 아니에요
-아니지 맞아 넌 시시한 촌뜨기지
-아마도요 관둘래요 진짜로
-아니 아니 그게 다가 아니지 그냥 관둔다고 생각하겠지만 넌 구덩이를 파는거야 그 안에 누워서 흙에 덮이는 거야 그 구덩이를 잘 알지 나도 같은 묘지에 있으니까
-여튼 그만둘래요 내 인생이니까
-네 인생인거 확실해?
벨리에 가족의 이야기.
원제는 제목에 있는것 처럼 'la famille belier' 이다. 국내에 수입될 땐 미라클 벨리에 라고 변경된것 같은데 영화의 내용과 그닥 어울리진 않고, 주인공으로 나온 '루안 에머라(Louane Emera)' 의 실제 삶이라면 정확히 어울리는 제목일 거다.
예상외로 국내에서 프로모션을 맡은 업체가 '감동실화' 라는 문구를 삽입한 덕에
프리미어(premier) 에서 쓴 한줄평을 그대로 해석했다고 발뺌하면 다 해결되나요?.jpg
'아 정말?' 하고 '뭔가 굉장한 음악영화인가 보다!' 라며 극장에 발걸음을 옮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냥그런 가족영화다.
한가지 독특한 점은 벨리에 패밀리에서 혼자 듣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폴라 벨리에(포스터녀) 라는 것.
폴라는 농업으로 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벨리에 패밀리에 없어서는 안될 사춘기 소녀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영화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 같은 소년에게 끌려 얼결에 합창부에 가입하지만
또래들보다 월등한 폴라의 잠재력을 발견한 독특한 음악교사(토마슨) 덕에 '라디오 프랑스' 라는 오디션에 참가할 기회까지 주어지며
조금씩 가족과 멀어져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우선 이 영화는 실화가 아니다.
실제 주인공은 '베로니크 풀랭(veronique poulain)' 이라는 공연 예술가인데, 농인을 부모로 둔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책으로 써 내 작가로 데뷔 했다고 한다.
(책 이야기는 여기에)
작가는 15년 동안 프랑스의 배우이자 무대 연출가인 '기 베도스' 의 개인 비서로도 일했는데,
그의 딸인 '빅토리아 베도스' 가 그녀의 책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쓴 영화가 바로 이 영화라고 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정말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절로 완창한 버젼을 듣고싶게 만드는 폴라역을 맡은 루안 에머라는,
유명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the voice' 의 프랑스버젼 시즌 2의 준우승자라고 한다.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커리어 덕에 이런 소소한 가족 영화에 잘 어울리게 됐고,
덕분에 이 영화로 프랑스의 40회 세자르 시상식에서 신인 여우상까지 받게됐다고 한다.
(영화는 2014년 크리스마스 시즌 직전 주에 프랑스에서 개봉해 7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고..)
살 조금 빠지면 아주 씹어먹을 캐릭터가 될 듯.jpg
그녀의 이름으로 된 첫 앨범도 발표해 4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고도 한다.
하지만 프랑스 내에선 이 영화에 대해 상영금지 시위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폴라의 부모님이 그녀에게 기대는 모습이 너무 크고,
성에 대해 아무리 개방적인 나라라고 해도 사춘기를 이제 막 시작한 소녀에게 부모들의 성생활 이야기를 의사에게 대신 전해주는 장면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기 때문.
(듣고 말하는게 안되는 부부여서 신음소리조차 무슨 코미디처럼 보여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각장애인들을 다룬 이야기인데
정작 청각장애인들은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길수가 없는게 이 영화가 지닌 가장 큰 함정.
말 그대로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엔딩 전에 청각장애인들의 시점에서 한 씬 나오기는 한다. 역설적으로 그게 마치 감독이 '자 귀머거리들은 이 영화가 이렇게 보일거야' 라는것 같아서 좀 불편했다)
영화는 딱 오디션까지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끝이 나는데,
원작 반, 루안 에머라의 실제 삶 반 정도로 잘 섞인 영화라고 할까.
아무튼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보면 따뜻한 소소한 프랑스 가족영화다.
극장에서 놓쳤는데 아마 극장에서 봤으면 마지막 '브라보' 에서 엉엉 울었을 듯.
(역시 극장에서 볼까말까 고민되는 영화는 가서 보는게 진리라는...)
+
프랑스를 대표하는 고전 샹송들이 영화에서 줄줄이 나열되는데
살면서 프랑스 가수의 앨범을 산적이 단 한번도 없던 나로선 여러모로 신선했다.
영화의 사운드 트랙과 루안의 데뷔앨범에 이 영화에 나왔던 샹송들이 거의 모두 들어가 있으니
얼른 들어봐야지.
++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곡 '비상(je vole)' 가사 전문이다.
(극중에도 나오지만 정말 영화 스토리에 딱 맞게 선곡 제대로 한 듯)
-그 전에 나온 '노래를 부르면(en chantant)' 도 너무 좋다-
Mes chers parents je pars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떠나요.
Je vous aime mais je pars
사랑하지만 가야만 해요.
Vous n'aurez plus d'enfants
오늘부터 두 분의 아이는 없어요.
Ce soir
오늘밤.
Je ne m'enfuis pas je vole
도망치는 게 아니에요 날개를 편 것 뿐.
Comprenez bien je vole
부디 알아주세요 비상하는 거에요.
Sans fumée, sans alcool
술기운도 담배 연기도 없이
Je vole, je vole
날아가요 날아 올라요.
Elle m'observait hier Soucieuse, troublée, ma mère
어머니는 어제 근심스런 눈으로 절 바라보셨죠.
En fait elle se doutait mme si elle le sentait
이미 뭔가를 알고 계신 것처럼.
J'ai dit que j'étais bien
하지만 전 아무 문제 없다고 안심시켜 드렸죠.
Elle a fait comme de rien
어머닌 모른 척 해주셨죠.
Et mon père démuni
아버진 어색하게 웃으셨고.
Ne pas se retourner
돌아가지 않아요.
S'éloigner un peu plus
조금씩 더 멀어질 거예요.
Il y a à Gard une autre gare Et enfin l'Atlantique
역 하나 또 역 하나를 지나면 마침내 바다를 건너겠죠.
Que mes larmes ont coulé Mes promesses et l'envie d'avancer
내가 걸어오는 길에 흘린 눈물을 부모님은 아실까요?
전진하고픈 나의 약속과 열망.
나 자신에게 약속한 내 인생을 믿을 뿐.
멀어지는 기차 안에서 왜, 어디로, 어떻게 갈지 생각에 잠겨요.
C'est bizarre cette cage Qui me bloque la poitrine
내 가슴을 억누르는 이 새장을 참을 수 없어요.
Je ne peux plus respirer
숨을 쉴 수 가 없죠.
Ça m'empêche de chanter
노래할 수 도 없어요.
(프랑스어를 1도 모르기에 해석과 프랑스어의 자리가 뒤틀려있을수도 있음)
+++
좋은 영화는 관객이 알아서 찾아가지만 아직 그렇게 영특한 관객은 적은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이런 좋은 영화에 굳이 꼭 뭘 뛰어넘는다는 손발이 오글거리는 듯한 수식어는 이제 그만 좀 붙여.
다 각자 영화들의 매력이 있는거지 장르적 유사성 언급도 ㄴ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