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산이야. 산은 정복하는 게 아니다. 살살 달래줘야지.
본격 생고생 신파 산악 블록버스터.
어느날 부터인가 황정민이 보여주는 신파가 뻔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런류의 휴먼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에도 연기나 대사 톤 어느것 하나 빠질 것 없이 해내는게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이름이 가져다 주는 힘이 아닐까.
영화의 내용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데스존에 묻힌 동료(박무택, 정우) 를 구하기 위해 엄홍길 대장(황정민) 이 예전 산악팀을 이끌고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산행을 한다는 이야기.
극의 하이라이트로 가기 전까지 영화는 산악인 엄홍길님의 전기처럼 흘러간다(게다가 실화).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을 자처하는 이들이 보면
히말라야는 언제고 꼭 도전하고싶은 커다란 과제처럼 다가올 거다.
(히말라야 꼭대기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우주라니..)
그만큼 주-조연 배우들 뒤로 우뚝 솟아있는 괴물같은 봉우리들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히말라야에서 거의 cg없이 촬영한게 티가날 정도로(몇 장면은 티가 나지만..) 멋진경관을 잘 담아냈다.
(특히 박무택과 엄홍길 대장이 추위와 잠과 싸워가며 마침내 쏟아지는 햇살을 받는 장면에선 핸드폰을 들고 찍고싶을 충동이 일어날 정도로 멋졌다)
다만 커다란 얼개들이 끝나가는 사이사이 신파의 장치들을 너무 눈에 띄게 심어 넣어서
영화 국제시장에 버금가는 눈물을 억지로 유도해낸다.
(아니나 다를까 제작자가 윤제균감독.....)
주력 조연으로 나오는 정우는
'응답하라 1994' 에서의 '쓰레기' 가 산악인이 된 것 마냥 드라마의 캐릭터와 사투리를 그대로 가져와서
벌써 한계점이 보이는 배우가 되려나 싶었다.
영화의 특성상 산타령으로 도배를 한 대사들 덕분에 군대를 산악지대를 나온터라 산을 지극히 싫어하지만
산쟁이(?) 들의 산을 오르고 싶어하는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꼈달까.
앞서 개봉했던 워킹 타이틀 산 '에베레스트' 를 보지 않아서 비교자체는 못했지만,
나름 볼만하다.
산은 정복하는게 아니라는 엄홍길 대장의 말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내내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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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엄홍길 대장의 인터뷰.
“이러한 경험을 해보니 인간이 자연을 정복할 수 없다고 느꼈다. 만약 자연을 정복했다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해일, 폭염, 혹한, 폭설, 지진 등)를 사전에 예견하고 모두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최첨단 장비를 갖고 있어도 자연재해는 예견하기 힘들다. 그건 자연을 정복한 게 아니다. 아마도 ‘정복’이라는 표현보다는 ‘받아준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16좌 완등에 성공한 것도 산이 잠시 나를 받아줘서 발을 딛고 내려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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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의 정면짤이 메인 포스터가 된 영화라, 본의아니게 인증샷들이 나도는 요즘.
가장 싱크로율 높은 짤들만 수집했다.
그와중에 황정민도 인증함.
이런게 바로 싱크로율 10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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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는 같은 날 개봉한 최민식 횽님의 영화, '대호' 때문인지 유독 실관람객들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화다.
살면서 영화 보고난 뒤 이런식의 피드백 문자는 처음 받아본 듯.
앞서 말했지만 국제시장식 신파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굳이 안봐도 된다.
이런식의 설문이 다 그렇겠지만 온갖걸 너무 집요하게 물어본다(또 볼 의향은 있는지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지 따위).
꼴랑 응답자 선착순 200명 대상으로 500포인트 주는 주제에.
너무 설설 기는게 아님?
나름 볼만했는데 좀 쪼잔해 보이는 느낌이랄까.
어차피 내일이면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에 한동안 1위 자리를 내 주겠지만(어쩜 개봉도 하기전에 예매율 1위여).
이래서 충분히 볼만한 국내 영화들이 애써 해외 블록버스터들을 피하는구나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