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추억'이 된다는건 그 단어 자체부터 벌써 희소성이 될것이라는걸 넌지시 입증한다.
아직 이별을 맞이하지 않은 여러 사람들은 상대방과의 옛기억들을 가끔씩 회상하며 언제고 그 기억들을 '추억'이라 부를 수 있게 머릿속에서 형상화 한다.
결국 사람들은 이별을 맞이하게 되고 그들과의 추억들을 상기함으로써 가끔씩 울적해지거나 감상적으로 변하곤한다.
그런것들은 연인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다른관계에 얽힌 타인들보다 추억하는 정도가 셀수록 추억은 우리를 격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데, 그 예로 눈물을 흘린다거나 꿈에 나타난다거나 일순간 감정이 격해지는걸 들 수 있다.
나는 그런것이 싫다. 특히 '연인들의 그것'이 싫다.
수많은 기억들을 공유해가며, 심지어는 몸을 부대끼며 진한 사랑까지 나누는 주제에 이러저러한 이유를 서로 말해가며(혹은 일방적일때도 있지만) 그 모든 '함께했던 시간들'을 단숨에 추억으로 바꿔버리는 그 행위는 사람사이의 관계를 유난히 잘 기억해 내는 나에게 있어서 악몽이자 지옥이며 요즘 나를 잠못이루게하는 주된 원인이다.
내가 정이 많은 탓인지 연인을 많이 만났던 탓인지
이제 그런것들을 추억하게 할, 타인과의 '연인관계'를 맺을 자신이 없다. 그리고 견뎌낼 수도 없을것 같다.
또, 그런것들에 얽매여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도 혼자 가슴을 쓸어내리며 몇날 몇일 새로이 나타난 사랑하는 사람을 잊으려 할것이다.
그런 '추억'들이 비록 날 끊임없이 살게하는 원동력이라 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