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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Dec 26. 2016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누구나 꿈꾸는 '만약' 을 이야기하는 영화

그 사람과 가장 행복했던 때를 생각해.

그것만 가지고도 살아진다.






꼭 해피엔딩이어야만 하나?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인데.











누구나 꿈꾸는 '만약' 을 이야기하는 영화.



젊은시절, 사랑했던 이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후

낯선 여자 사이에서 낳은 딸과 단 둘이 살아가는 현재의 수현(김윤석) 은

오지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던 중 답례품으로 받은 이상한 알약 덕분에 30년 전 과거로 갈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는 수현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그 시절의 사랑(연아, 채서진) 을 보고싶은 열망 하나로 

과거를 오가는 와중에 과거의 자신(변요한) 과 합의(...) 후,

연아가 당했던 사고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는 이야기.



이 영화를 보면 헐리우드의 '나비효과(2004)' 가 얼마나 대단한 영화인지 감탄하게 된다.


그만큼 곳곳에 함정이 많고 '시간 여행' 이라는 개념 자체가 하나의 역설 덩어리인 스토리를

원작이 있건 없건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스크린에 옮기는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잘 보여주는 예가 됐다.



현재의 나는 누릴만큼 다 누렸으니 과거의 나에 대한 배려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는 설정이나

딱 봐도 이미 예전에 발표되어

사골이 되어버린 여러 시간 여행 영화들의 장면 장면들을 베낀게 분명한,

엉성하기 짝이 없는 효과들은

차라리 이 영화를 극장에서 돈 주고 볼 시간에 다른 시간 여행 관련 영화들을 다운받아 보는게 더 이득일 것 같은 생각을 심어준다.



거기에 스토리라인도 최악.

내가 과거로 간다면 당장에 자신을 죽음으로 이끈 원인을 제거할 생각을 할텐데

'사랑' 에 너무 목을 맨 나머지 현재의 수현은 그걸 까맣게 잊었나보다.

(원인 제거는 에필로그 식으로, 다른-?- 방법으로 펼쳐지는데, 나는 무슨 감독의 여흥 따위인줄)


물론 엔딩에 가서야 이 영화가 뭘 이야기하고 싶은지 알게 되는 씬은 그럴듯 하지만

그 잊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애틋함' 만을 강조하기에는 설명이나 연출이 너무 어설프고 설득력 조차 거의 없다.



내가 원작이 있는 영화(원작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을 경우) 를 보는 관점은 영화를 보고 나와서 딱 두 갈래로 나뉜다.

그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고싶어 진다거나

그 영화를 보고 원작 따위 관심도 없어진다거나.


기욤뮈소의 원작(2007) 이 얼마나 대단한 소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서 절대 읽고 싶어질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만큼 영화가 주는 메리트가 거의 없었달까.

(기욤뮈소는 자신의 글들을 영화 판권으로 팔지 않기로 유명하다던데 좀 더 참았어야 했다. - 아님 이 영화 제작사에서 어마어마한 저작권료를 받은건가?)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보고 돈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건네준 영화 되겠다.












+

드라마 미생(2014) 에서 눈도장을 콕 찍어버린 변요한의 연기가 너무 과잉되어있다.

김윤석 아찌는

'역시 이 양반은 범죄 스릴러지!' 라고 할만큼 나름대로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는데 비해

변요한은 대사가 입에 잘 안 감기고 '수현' 이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안정감이 없다.

조금 웃기면서 널럴한, 마치 한량같은 미생의 '한석율' 같은 역할 아니면 안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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