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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Jul 28. 2017

군함도 리뷰

2017년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의 몰락.

전쟁에선 승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자가 승자가 되는거요.






조선의 이름으로 처단한다.





누가 조선 종자들 아니랄까봐 허구한날 밟혀살아서 그런가 알아서 기는게 습관이 돼있어?!















2017년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의 몰락.



어쩐일인지 영화 군함도는 2016년에 제작이 완료되었다가 후반 작업 때문인지 정권이 바뀐 2017년도에 개봉을 알렸다. 제작비 220억원이 투입된 류승완 감독의 거대한 프로젝트인 군함도는 그동안 '믿고 보는' 감독, 배우들과 더불어 시작 전부터 '이 영화는 국뽕' 임을 알렸던 전범기를 찢는 씬 덕분에 더 기대가 됐던 작품이다.





http://blog.naver.com/realnogun/221029016762





하지만 영화가 공개되고 난 후 역대급 오프닝 성적(개봉 첫 날 관객 97만명 동원) 을 찍은 다음부터 '국뽕이 아니라 일뽕이다', '스크린 독과점에 의한 결과다' 라는 소문이 횡횡하게 돌고 있다.



영화 군함도는 1945년 일제강점기, 영문도 모른채 군함처럼 생긴 하시마 섬에 끌려가 지하 1,000미터 아래의 광산에서 인생을 바친 그 당시 조선의 남자들과 전쟁 위안부를 겪었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거기에 딸(소희, 김수안) 과 함께 군함도에 들어가게 된 경성 반도호텔의 악단장 이강옥(황정민)과 종로의 깡패였던 최칠성(소지섭), 식민지에서 살아남겠다는 근성 하나로 버텨온 오말년(이정현), 광산에서 조선인들의 대장 역을 맡고있던 윤학철(이경영), 그리고 그를 구하러 잠입한 광복군 박무영(송중기) 등이 얼기설기 얽혀있다.



이번 영화에 직접 각본까지 손을 댄 감독, 류승완은 최대한 '국뽕' 을 걷어낸듯 보인다.


'일본인=나쁜놈 조선인=착한놈' 의 뻔한 프레임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일본에 사람들을 팔아넘긴 조선인, 친일파들이 사실 일본인들 보다 더 나쁜놈들이다' 라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꺼낸다. 친일파는 영영 청산해야 할 대한민국의 숙제가 맞지만 엄연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하게 드러나있는 침탈의 역사에 궁극적인 '악인' 은 일본인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군함도에 징집됐던 조선인들을 억압하고 강제노역을 시킨 역사적 사실을 '역사 왜곡' 이라는 말로 아직까지 비열한 짓을 해대는 일본 정부의 안일한 태도는 당시의 우리 조상들에게 상상만 해도 피가 쏠리는 짓들을 자행했던 그들의 선조들만큼 구역질이 난다(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대가로 당시 조선인들을 군함도에 강제노역으로 징집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겠다는 약속은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있다). 그리고 국뽕이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오글거리는 멘트 몇 개만 참아내면 두 시간 금방 간다.



분명히 류승완 감독은 역사적 사실 바탕에 판타지를 섞어서 영화를 만들었다.


군함도에 조선인들이 강제징집되어 일을 한 사실도 맞고 임금이나 보험을 제때 주지 않거나 빼돌린 사실도 맞다. 몇 번이나 탈옥을 위해 목숨을 걸고 바다에 뛰어든 조선인들의 이야기 역시 맞다. 분명하게 일본인을 '절대 악' 으로 구분짓지 않은 감독의 연출과 시나리오에 대부분의 관객이 '일뽕' 영화라고들 손가락질을 해대고 있다. 우리가 익히 봐왔던 뻔한 프레임으로 영화를 만들었으면 '국제시장에 버금가는 국뽕영화' 라고 손가락질 했을 사람들이 말이다. 어차피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을 친일파 쪽으로 약간 비틀었을 뿐인데 아주 이잡듯이 혹평을 해대고 있다. 그렇게 영화가 좋같으면 본인이 만들던지 역사왜곡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던지 하면 된다.



나는 류승완 감독의 이런 다른 시선은 마음에 들었다.


군함도는 영화를 전체로 봤을때 캐릭터가 너무 산발적이고 알고보니 영화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전범기 절단 씬에,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개아이들아!!" 하며 울부짖는 꼬마 아이의 오글거리는 멘트, 이런 영화에 전형적인 신파는 필수로 들어가는 등, 온통 약점 투성이인 영화다. 일제강점기에 동포들을 팔며 장사를 해왔던 더러운 친일파를 고발하면서 일본의 수족이 된 사람들을 과도한 액션으로 처단하는 장면들 역시 나쁘지는 않은데 감독의 욕심이 온통 '액션' 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느낌(감독 태생이 워낙 액션 덕후라..). 너무 몸에 안맞는 옷을 입은 테가 났다. 배급을 맡은 cj에서 얼만큼 입김을 불어넣었는지는 몰라도 영화 후반의 액션 씬들만 아니면 이 영화가 류승완 감독이 찍은게 맞나 싶을 정도.



군함도를 제대로 스크린에 옮긴 배경팀과 미술팀은 아주 대단하다.


영화의 초반 바닷속 폭발씬과 영화의 중-후반, 폭격기의 그림자 말고는 모든게 진짜같은 군함도의 세트장은 일본에게 억울하게 핍박받으며 살다간 그 시대의 우리 조상들의 실상을 아주 잘 보여준다. 여자라면 어린애고 성인이고 할 거 없이 죄다 끌고가 위안부로 삼고 온갖 더러운 짓은 다 했던 그 시대의 일본인들. 군함도에서 또 일본의 여러 지역에서 노예노릇 하며 살다 사그러진 조선인들. 그리고 그들을 헐값에 팔아남겨 지금까지 나몰라라 하며 살아가는 친일파들. 지금의 일본에게 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압박해야 할 끝나지 않은 우리의 과제다.



난 오히려 뻔하지 않음에 재미있게 봤다.


국뽕, 신파, 판타지, 류승완 감독 특유의 액션 씬 등 거의 모든게 뭉뚱그려져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지만 그럭저럭 볼만은 했다. 다만 류승완 감독이 아직 이런 이야기에는 함량미달임을 보여주는 것 역시 사실이다.



cgv가 스크린수 독점하는건(상영관 2200개...)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그렇게 불편하면 롯데 시네마를 가야지 왜 cgv같은델 빨아줌? 원래 초갑질에 영화 관객 무시하기로 소문난 cj인데 이제와서 볼멘소리 해봤자..

(쟤들이 좌석 차등 요금제 스타트 끊을때 부터 반대 서명운동이라도 했던가 그럼)
















+

아역으로 나온 김수안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성인이 되면 아주 대성할 듯.




















++

군함도에 나온 여러 인간군상들 중에 유독 최칠성과 오말년의 이야기만 뭉클했다.







그 이유는 두 사람을 뺀 나머지 모든 주-조연 배우들이 그동안 걸어왔던 그들의 필모그래피와 너무 중첩되어 보이기 때문.

(특히 송중기, 황정민, 이경영, 김민재는 어디선가 본듯한 연기와 표정, 역할만 꾸준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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