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이 뜨거운 어떤 여름날이었습니다.
여름은 마치 모든 계절의 마지막이라도 되는양, 한줌의 숨결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더위를 견딜 수 없을 때 저는 때때로 겨울을 그리워하면서, 이유없이 솓는 그날 그날의 땀방울에 번번히 괴로워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의 저는 더위가 괴로웠던 걸까요, 그게 아니라면 그리 열심히 살지도 않으면서 이유없이 땀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이 괴로웠던 걸까요? 열심히 살아가는 하루하루로부터 땀을 흘린게 아니라, 그저 더위 때문에 땀을 흘렸던 지난 여름의 저에게는, 어쩌면 애초부터 겨울을 그리워할 자격 같은 것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겨울은, 제게 겨울을 그리워할 자격이 있든, 그렇지 않든 시간이 될 때마다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리움처럼 밀려왔다가 부끄러움처럼 밀려가는 파도처럼, 저는 늘 그런 마음으로 겨울을 맞이해 왔습니다.
보고 싶었다는 나지막한 속삭임과, 그렇지만 미처 찾아오지는 못했다는 혼잣말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교차될 때 쯤, 겨울은 언제나 제 발목을 적셔왔습니다.
겨울의 그 시원한 소금기를 온 발가락으로 느끼면서, 발가락들을 우악스럽게 움직여 모래사장 깊숙히 숨기면, 겨울은 부끄럽다며 고개를 수그리고는 저만치 물러나곤 했습니다.
잊어버리자고, 괴로운 것일랑 생각하지 말자고 홀로 되뇌어 보아도,그가 옆에 있는 것만 같아서,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숨결만은 느껴지지 않아서, 저는 차라리 눈을 감고는 겨울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어디선가 평소 즐겨듣던 음악이 흘러나와, 기어이 그 음악에 빠져서 홀로 흥얼거리게 된 날그 아름다운 노랫말들 사이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가 내게 남긴 말들을 떠올리게 되었을 때, 나는 다시 괴로운 마음에 눈을 감고는 겨울 바다를 그리워 했습니다.
높은 곳에서 온 지구를 조망하는 태양이, 오로지 나 혼자만의 태양인 것처럼, 나의 이마를 간지르던 날 나는 태양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연히 깨달았습니다.
방안 한쪽 귀퉁이를 밝히는 작은 빛 기둥 사이에서 부유하는 아름다운 먼지들과 그 먼지 사이사이를 밀도있게 메우고 있는 사념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던 어느날 아침, 고작해야 "청소할 때가 되었다"는 바보같은 결론에 도달했던 것처럼, 태양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너무나 우연한 기회에 저를 찾아왔습니다.
낯선 이의 표정으로부터, 사랑하던 옛 사람의 그림자를 발견하거나,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소녀의 호기심을 귀엽다고 생각하거나,노을에 붉게 물든 첫사랑의 이마를 떠올리거나,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낯선 사물이나 사람들에 대해 새로운 별명과 기호들을 붙여나갈 때,그런 순간마다 저는 영원한 시간속에 멈추어 섭니다.
시간은 일정하게 흐르지 않습니다.시간은 어차피 개념적일 뿐이고, 따라서, 흐르지도 변화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다만 다양한 사건들의 선후관계를 기억할 뿐이고,
우리가 어떤 생각 다음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기억할 뿐입니다.
시간은 단지 우리가 겪는 삶의 선후관계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저 태양이 저만의 태양이 아니듯이,사람들에게는 모두 각자의 시간과, 각자의 공간이 있는 모양입니다.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 사이에 끼어서, 시간이 너무 많은 저는 어찌해야 할까요.저는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늘상 주저하면서 넘쳐나는 시간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이제 막 겨울이 끝나가는 무렵이니, 이제와서 겨울을 그리워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어쩌면 아무런 숨결도 허락하지 않는 여름이 되어야 저의 그리움이 조금쯤은 그럴듯해 지지 않을까요.노을이 지면, 아이들은 아무런 걱정도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데, 저는 노을 앞에 서서 저녁도 거른채, 어둑어둑해져가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별과 같은 그리움들이 하늘 위에서 나를 뒤흔들때,설레이듯 떠오르는 새벽의 태양이 희롱하듯 뺨을 타고 흐를 때,나는 내 모든 것을 걸고,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떠올리고 싶습니다.만일 내가 내 모든 것을 걸고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낸다면,나는 그것을 그리워하다가 죽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리움이 온몸을 졸음처럼 채워버려서 끝내 영원한 잠에 빠질때까지, 저는 아마도 그리워하고 있다는 말도, 그리워했다는 말도 꺼내지 못할껍니다.
아마도 저는,그리운 마음만으로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고는,노을의 그림자에 사로잡힌 채 저녁도 거르고는,뺨위를 흐르는 별빛으로부터,잠이 들면 더는 그리워할 수가 없을꺼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애닳아할테지요.
참을 수 없는 초봄의 졸음을 좇아,가슴을 휘어잡는 그리움의 그늘에 온 몸을 누일 수 있다면,그렇다면 저는 참 행복할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패션잡지에나 나올것 같은, 퇴근길의 직장인 누구에게도 인사를 건네지 못하고는,야근을 준비하며 오늘도 커피나 홀짝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의 저는 더위가 괴로웠던 걸까요, 그게 아니라면 그리 열심히 살지도 않으면서 이유없이 땀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이 괴로웠던 걸까요? 열심히 살아가는 하루하루로부터 땀을 흘린게 아니라, 그저 더위 때문에 땀을 흘렸던 지난 여름의 저에게는, 어쩌면 애초부터 겨울을 그리워할 자격 같은 것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겨울은, 제게 겨울을 그리워할 자격이 있든, 그렇지 않든 시간이 될 때마다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리움처럼 밀려왔다가 부끄러움처럼 밀려가는 파도처럼, 저는 늘 그런 마음으로 겨울을 맞이해 왔습니다.
보고 싶었다는 나지막한 속삭임과,
그렇지만 미처 찾아오지는 못했다는 혼잣말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교차될 때 쯤, 겨울은 언제나 제 발목을 적셔왔습니다.
겨울의 그 시원한 소금기를 온 발가락으로 느끼면서,
발가락들을 우악스럽게 움직여 모래사장 깊숙히 숨기면,
겨울은 부끄럽다며 고개를 수그리고는 저만치 물러나곤 했습니다.
잊어버리자고,
괴로운 것일랑 생각하지 말자고 홀로 되뇌어 보아도,
그가 옆에 있는 것만 같아서,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숨결만은 느껴지지 않아서,
저는 차라리 눈을 감고는 겨울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어디선가 평소 즐겨듣던 음악이 흘러나와, 기어이 그 음악에 빠져서 홀로 흥얼거리게 된 날
그 아름다운 노랫말들 사이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가 내게 남긴 말들을 떠올리게 되었을 때,
나는 다시 괴로운 마음에 눈을 감고는 겨울 바다를 그리워 했습니다.
높은 곳에서 온 지구를 조망하는 태양이, 오로지 나 혼자만의 태양인 것처럼, 나의 이마를 간지르던 날 나는 태양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연히 깨달았습니다.
방안 한쪽 귀퉁이를 밝히는 작은 빛 기둥 사이에서 부유하는 아름다운 먼지들과 그 먼지 사이사이를 밀도있게 메우고 있는 사념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던 어느날 아침, 고작해야 "청소할 때가 되었다"는 바보같은 결론에 도달했던 것처럼, 태양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너무나 우연한 기회에 저를 찾아왔습니다.
낯선 이의 표정으로부터, 사랑하던 옛 사람의 그림자를 발견하거나,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소녀의 호기심을 귀엽다고 생각하거나,
노을에 붉게 물든 첫사랑의 이마를 떠올리거나,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낯선 사물이나 사람들에 대해 새로운 별명과 기호들을 붙여나갈 때,
그런 순간마다 저는 영원한 시간속에 멈추어 섭니다.
시간은 일정하게 흐르지 않습니다.
시간은 어차피 개념적일 뿐이고,
따라서, 흐르지도 변화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다만 다양한 사건들의 선후관계를 기억할 뿐이고,
우리가 어떤 생각 다음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기억할 뿐입니다.
시간은 단지 우리가 겪는 삶의 선후관계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저 태양이 저만의 태양이 아니듯이,
사람들에게는 모두 각자의 시간과, 각자의 공간이 있는 모양입니다.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 사이에 끼어서, 시간이 너무 많은 저는 어찌해야 할까요.
저는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늘상 주저하면서 넘쳐나는 시간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겨울이 끝나가는 무렵이니, 이제와서 겨울을 그리워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어쩌면 아무런 숨결도 허락하지 않는 여름이 되어야 저의 그리움이 조금쯤은 그럴듯해 지지 않을까요.
노을이 지면, 아이들은 아무런 걱정도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데, 저는 노을 앞에 서서 저녁도 거른채, 어둑어둑해져가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별과 같은 그리움들이 하늘 위에서 나를 뒤흔들때,
설레이듯 떠오르는 새벽의 태양이 희롱하듯 뺨을 타고 흐를 때,
나는 내 모든 것을 걸고,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떠올리고 싶습니다.
만일 내가 내 모든 것을 걸고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낸다면,
나는 그것을 그리워하다가 죽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리움이 온몸을 졸음처럼 채워버려서 끝내 영원한 잠에 빠질때까지,
저는 아마도 그리워하고 있다는 말도, 그리워했다는 말도 꺼내지 못할껍니다.
아마도 저는,
그리운 마음만으로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고는,
노을의 그림자에 사로잡힌 채 저녁도 거르고는,
뺨위를 흐르는 별빛으로부터,
잠이 들면 더는 그리워할 수가 없을꺼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애닳아할테지요.
참을 수 없는 초봄의 졸음을 좇아,
가슴을 휘어잡는 그리움의 그늘에 온 몸을 누일 수 있다면,
그렇다면 저는 참 행복할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패션잡지에나 나올것 같은, 퇴근길의 직장인 누구에게도 인사를 건네지 못하고는,
야근을 준비하며 오늘도 커피나 홀짝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