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자 사회적 기업

by 키다리 아빠

교정행정이 과거에 비하면 수용자 인권신장은 물론 제도적 인적 물적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고 현재도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혁신의 눈높이, 국민의 눈높이로 보면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기존의 방법을 답습하고 새로운 대안의 수용에 소극적인 경로 의존적 성향이 강한 관료행정의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관료 위주 행정의 문제점은 비단 우리 교정행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료제가 안고 있는 오래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관료제의 태생적 한계에 안주하기 위한 정당성을 갖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교정행정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일까요? 그건 죄를 지은 사람이 피해자를 비롯하여 이 사회에 끼친 죄에 대하여 감옥 안에서는 물론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여 살아가면서도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성실하게 세상을 사랑하며 온전한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 사람이 되는데 교정행정은 물심양면으로 교육교화에 힘쓰고 있고 출소 후 자립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중 재소자에 대한 교도작업과 직업훈련을 실시하거나 출소자에 대한 취업 및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그 노력의 한 부분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교도작업'은 법원에서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각자 지정받은 작업을 강제적,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도작업을 하는 수형자는 작업 형태, 시간, 강도, 숙련도 등에 따라서 대략 매월 몇만 원에서 몇십만 원 상당의 작업장려금이라는 것을 받는데요. 작업장려금은 현재까지는 청구권으로서의 임금 개념은 아니고 (대개 서구 선진국은 임금 개념) 장부상의 계산고에 불과하나 실적에 따라 매월 계산이 되며 필요하면 수용생활 중에 작업장려금을 영치금으로 전환해서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각종 필요한 물품구매, 자비치료비용, 가족 송금, 국민연금 납입 등 필요한 곳에 사용이 가능하고 출소할 때는 현금으로 지급받는다는 점에서 보면 사실상 임금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처음 교도관에 입문했을 때는 강제로 작업을 시키면서 밖의 사회에 비하면 턱없이 적기는 하지만 매월 임금 형식의 작업장려금을 주는 것에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국가 일반회계시스템과 달리 교도작업에서 생산된 제품과 서비스의 판매 및 그밖에 교도작업에 부수되는 수익금으로 독립된 특별회계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국가재정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고, 교도작업 제품 판매로 얻은 수익금이나 위탁업체가 교정기관에 납부하는 공임(인건비)은 수용자에게 작업장려금으로 지급되어 수용자들의 성공적인 사회복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직업훈련 경비 및 작업시설의 장비 투자 등에 재투자되어 보다 나은 작업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영화 '레 미제라블'에서 처럼 여러 죄수들을 도망가지 못하게 쇠사슬로 묶고 몽둥이와 채찍을 휘두르며 강제노동을 시키는 장면은 현재 우리나라 교도소에서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경우도 군사독재 시절이 끝나는 1990년대부터 시작해서 인권이 강조되었고 요즘은 우리 사회가 워낙 절차적으로나 실질적으로도 인권보장이 강화되어 교정시설이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말은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한편 수용자에게 강제노동을 시키는 거야 일반인들도 익히 알고 있지만 이들에게 직업훈련을 시켜서 출소 후에 사회에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취업이나 창업을 지원한다는 것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수용자 개개인의 적성과 취미, 연령, 학력에 적합한 기술교육을 실시하여 출소 후 사회에서 안정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자활능력을 갖추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직업훈련과 취업·창업교육 및 지원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회복귀와 재범방지를 위하여 직업훈련을 통한 사회적응훈련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산업환경에 부응하여 산업현장에 필요한 유망직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직업훈련을 실시하여 수용자가 출소 후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여 주고 있습니다. 수형자의 성공적인 사회복귀 지원은 교정행정의 성패를 가름하는 지표로 인식하고 수형자의 사회복귀 지원을 위해 취업・창업지원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특히 구금으로 단절된 가족관계 회복을 통해 안정적인 사회정착을 유도하고, 중간처우 제도를 통해 중·장기 수형자의 출소 전 다양한 사회적응훈련을 실시하여 성공적인 사회복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도작업, 직업훈련, 취업·창업 지원 등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좋은 취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교도작업 종류가 쇼핑백 접기, 봉제 등 단순 반복 작업과 영세업체 관련 직종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영세업체들이 수형자들의 저렴한 인건비가 유리해서 하는 경우가 많고, 아무리 교도소 안에서 기술을 배우고 숙달한다고 해도 출소 후에 사회로 나오면 일반인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어엿한 기업체에 취직까지 한다는 것은 대개 비현실적인 이야기라서 이들이 범죄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안정된 경제활동으로 정착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제아무리 교정 프로그램이 훌륭하여 충분히 교육교화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출소해도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에는 또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진다는 점에서 출소자에 대한 경제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설령 수형자가 직업훈련도 받고 취업·창업 교육 및 지원을 받아 출소하여 기업체로 각자 취업을 한다 하여도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사회로 나간 중독 전력자들은 술과 마약의 유혹에서 자유로울까요? 회사는 이들에게 교도소에서처럼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인 관리를 할까요?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한테는 이들 아니고도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그런 걸 바라는 게 오히려 지나친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사회는 적자생존의 경쟁의 장이고 어렵사리 취직까지 시켜 줬으면 그 나머지는 출소자 자신이 극복할 부분이라고 보는 것이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애초에 그렇게 말로 점잖게 타일러서 될 사람이었다면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까지 왔을까요? 교도관의 오랜 경험칙에서 보자면 그들의 개인적 역량에만 기대를 거는 생각은 적어도 교도소에 수감된 후 출소하는 범죄자에 대해서만큼은 그런 기대나 희망이 나이브하다 볼 수 있습니다. 장기간 수감생활 후 어느 날 갑자기 사회로 내던져지면 어떤 상황에 직면할까요?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출소해도 경제적 기반이 충분하거나 가족관계가 원만한 출소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아 등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원래부터 가정이 없거나 교도소에 들어온 이후 이혼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어 돌아갈 집조차 없는 사람, 설령 돌아갈 가정이 있어도 막상 집에 돌아와 보니 더 악화된 경제적 상황과 가족 간 갈등으로 지옥이 된 집안 상황,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전과자라는 따가운 시선에 얼굴을 돌리며 외면하는 동료들과 사회의 싸늘한 시선들, 어디 하나 마음 둘 곳 없고 당장 의식주 해결도 어려운 비참한 상황, 바로 출소자의 상당수는 사회로 나가자마자 차라리 교도소에 있을 때가 더 나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지옥 같은 밖의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후 사회부적응이 심화되어 술과 마약 도박에 빠져 극단적으로는 자살을 선택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유혹의 손길이 건네 지면 예전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이럴 바엔 차라리 교도소가 낫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범죄의 악순환입니다. 우리 사회나 재소자 자신에게도 출소 그 자체가 만능은 아닙니다. 그런데 출소와 동시에 돌아갈 가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일자리와 주거가 있다면 다시 범죄의 소굴로 들어가는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안정된 일자리와 주거가 재범방지의 바로미터인 이유입니다.


출소 후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지옥의 계절을 인내하며 수감생활 동안 배운 직업훈련과 취업, 창업 프로그램대로 재범을 하지 않고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교정행정이 원하는 그림이라는 점에 누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출소 후에도 실질적으로 연계되어 지원되는 사후관리 시스템이 미흡합니다. 그 이유 중에는 자신들의 민감한 사생활이 사회에서까지 노출되기를 꺼려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지원되어야 할 연계 지원시스템이 단절되는 문제가 있고, 수형자의 수용생활 동안 축적된 교정기관의 수용자 정보가 교도소 문을 나가는 순간부터 출소자를 관리, 지원하는 각종 기관 및 단체(보호관찰소,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및 갱생보호 사업자 등)와 실질적인 공유가 안되고 단절되는 시스템에도 있습니다. 더 많은 출소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출소자를 지원하는 기관이나 단체에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떠나서 아무리 지원을 하려고 해도 출소자가 제 발로 그곳을 찾아가지 않으면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중이 절이 싫으면 절을 떠나면 그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중은 그 절이 아니어도 가고자 하는 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미 혼자서도 잘 살아가는 존재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출소자의 경우는 처지가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나요?


법무부 등 행정기관이나 민간기업 등 민간자원의 출소자 지원 노력들이 재범방지와 안정적인 사회정착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그러면서도 이따금씩 매스컴에 국민의 공분을 사는 강력사건이 터져 나오고 그중에 과거 교도소에 수감 전력이 있던 사람이 범인으로 밝혀지기라도 하면 그때마다 교정기관의 재소자 관리 정책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여론의 질타가 늘 따라오는 실정입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많고 그런 비판쯤이야 공복으로서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일선 현장에서 많이 부딪히며 느끼는 부분이지만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범죄자 관련 정책들이 궁극적으로 기계나 물건이 아닌 사람에 대한 일이다 보니 아무리 예산을 많이 들이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시원하게 결론이 딱 떨어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전과자가 그렇지. 뭐 별 수 있겠어?’라며 반복되는 실망감에 아예 시도조차 포기한다거나 현실에 안주하며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어느 날 새벽 공기를 가르며 교도소 육중한 철문을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다시는 교도소에서 안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그 바람이 희망고문으로 돌아올 때 교도관의 한 사람으로서 허탈감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시스템은 크게 보면 교정기관(출소 전)과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출소 후)에서 각각 직업훈련과 취업·창업교육 및 지원을 하여 일반 기업체에 취업을 시키고 창업을 지원합니다. 교정기관에서는 출소가 가까운 석방 예정자에 대해 출소 후 생계대책을 상담하면서 본인이 원하면 출소 후 출소자를 지원하는 기관인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 보호를 요청할 수 있고, 보호관찰을 함께 받은 출소자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면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산하기관인 보호관찰소에서 이들을 관리하게 됩니다. 출소자(출소예정자 포함)나 관계기관이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갱생보호 사업자에게 갱생보호를 신청하면 자립갱생을 위한 숙식 제공, 주거 지원, 창업 지원, 직업훈련 및 취업 지원 등을 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적잖은 문제가 있습니다. 교정기관이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입장에서는 민간기업체에 출소자에 대한 취업을 일일이 부탁하는 스탠스를 취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민간기업체가 먼저 나서서 출소자를 채용하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현재 시행 중인 일종의 출소자 취업박람회 성격의 ‘수형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통해서 민간업체가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하고는 있지만 담당자 개인 역량에 호소하는 경향이 있고,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업무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형식적인 실적 쌓기나 전시행정에 그칠 공산이 크며, 일단 채용이 되고 나면 그 후부터는 교정기관의 손을 떠나는 관계로 향후 실질적인 사후관리가 안 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쉽게 말해 ‘너 같은 범죄자를 이 정도로 국가가 직업훈련, 취업·창업교육도 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출소 후에까지 기업체에 취직 알선도 해주고 창업도 지원해줬으니 그다음은 당연히 네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거야’라고 하고 나면 취직이나 창업 그 이후에 어떻게 잘 적응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쩌면 출소자의 사생활 보호나 잊힐 권리에 따른 관리 부실이란 점을 십분 감안해도 출소자 중 상당수가 마약, 알코올, 도박 등 중독자이거나 성도착증, 분노조절장애 등 각종 정신병질 환자에다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들로 형기가 종료되어 사회로 나간다고 해도 지속적인 케어가 없으면 언제든지 범죄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회부적응이 심각한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한다면 세련된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매우 필요한 부분입니다.


일반 국민의 입장은 어떨까요?

지금 일반인도 취업난에 실업난에 어려운 마당에 내가 낸 혈세로 밥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도 모자라 범죄자 취직까지 챙겨야 하냐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당연히 이유 있는 불만입니다.

민간 기업체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출소자의 경우는 장애인의 겨우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처럼 장애인 고용 여부에 따라 기업체에 상벌이 주어지는 경우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숫제 말로 고용을 안 하면 그만입니다. 업무담당자가 출소자 등 취업 취약계층을 채용하는 사업주에게 정부에서 지원금을 지급하는 고용촉진 장려금 제도를 설명하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마지못해 채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원금 액수도 적고, 지원기간도 단기(6개월, 1년)라서 실질적인 유인효과로서는 부족한 실정입니다. 게다가 사업주 입장에서도 사회에 뛰어난 인재가 차고 넘치는데 굳이 전과자를 쓰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설령 채용한다고 해도 마음속으로는 전과자라는 왠지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을 겁니다. 당연히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만일 취직한 그곳에서 예전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범죄를 저지르기라도 한다면 담당 공무원도 사업주도 서로가 불편해지긴 마차가지일 겁니다. 그러니 요즘 ‘열정 페이’라는 말도 있듯이 공무원, 기업체의 열의에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는 시스템임에는 분명합니다. 애써 겨우 취직이 되었다 해도 기업체 입장에서 특별히 보호하며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그럴만한 인력도 예산도 턱없이 부족한 데다가 교도관, 보호관찰관, 법무보호복지공단 직원이 일일이 따라다니며 지도할 수도 없는 마당에 사후관리는 잘 안되고 그마저도 여러 가지로 신경 써서 취직시켜 준 직장을 얼마 가지 않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2018년도 출소자 1년 이상 취업 근속률 : 27.4%, 법무보호복지공단 통계)


전반적으로 과거부터 이어져온 이런 시스템 안에서는 각자의 영역에서 나름의 노력을 하지만 각 영역 간에 시너지를 발휘할 있는 실질적인 상호 연계가 되지 않고, 출소자를 채용하기를 꺼리는 사회 현실, 출소자가 쉽게 다가가서 동화될 수 없는 직장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출소자의 사회복귀에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작금의 현실을 한마디로 말하면 현재 시스템은 시스템이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시스템을 찾아가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기존 행위를 반복적으로 답습하는 경로 의존적인 행정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물론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일자리 포털 ‘워크넷’(www.work.go.kr)이 통합적인 대한민국 일자리 정보 플랫폼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으나 출소자에게는 여전히 시스템을 찾아가야 하고 출소자의 사후관리가 미진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앞에서 지금까지 전개한 생각은 모두 출소 전후 관리의 문제로 집약이 됩니다. 특히 사전적인 노력들이 사후관리로 연계되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재범의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고 바늘 도둑이 소 도둑이 되는 범죄의 속성상 더 강해지고 흉악한 괴물로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영화가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출소자의 사회적응 분야는 교정행정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바로미터로서 특별한 관심과 대책이 있어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1889~1951)은 '어떤 세계를 이해하는 길은 그 세계의 바깥에 놓여있다'라고 말하였는데요. 우리 눈도 대상을 너무 가까이 두고 보면 보지 못하고 오히려 적당히 떨어져 있을 때 잘 보이듯이 세상사 이치가 그런 것 같습니다. 현상에 매몰되면 본질을 놓치는 법이라고 합니다. 우리 교정행정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만 그리고 과거의 경로에 의존해서만 현상을 본다면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는 거대담론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요? 지금 세상은 사물인터넷(IoT), 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 4IR), 5G 시대(5 generation)로 진입했는데 말입니다. 처음 1차 산업혁명은 100여 년(18세 중반~19세기 중반)에 걸쳐 영국을 중심으로 발생하여 유럽지역으로 확대되었는데 인간이 약 1만여 년 동안 이어온 농경중심 사회가 기계화를 통한 산업사회로 전환된 것이 가장 커다란 변화였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대부분 사람들은 이것이 거대한 산업혁명의 흐름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고 그것이 끝나갈 즈음에야 알았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어지러운 현상의 한가운데 서있으면 전체적인 흐름의 본질을 놓치기 십상입니다.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으면 혼란스럽듯이 나를 비우고 눈을 들어 멀리 산을 바라 볼 여유가 필요합니다.


PHS(Pioneer Human Services)


여기에 그러한 큰 흐름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사례 한편을 소개합니다.

1960년대 별다방(?) 스타벅스 커피의 고향, 우리에게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으로도 유명한 미국 시애틀에서 성공한 변호사 잭 돌턴은 술에 탐닉하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급기야 회사 돈까지 횡령하면서 교도소에 수감되는 신세가 됩니다. 당시 51세였던 그는 2년간 고통 속에서 교도소에 복역하는 동안 다른 죄수들을 보면서 대부분이 빈곤과 실업 등 그들의 열악한 사회 환경 때문에 출소한 지 채 1년도 안되어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들락날락하기를 반복하는 것을 보고 그 악순환을 끊는 길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그는 출소 후 1963년에 출소자, 약물중독자, 노숙인의 재활을 돕는 보금자리(파이어니어 펠로십 하우스)를 만들게 되는데요. 이는 미국 최초로 사회적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스즈'(PHS:Pioneer Human Services)가 탄생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그는 수용생활 내내 다양한 범죄자를 관찰하면서 그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심리적 자립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출소한 그는 '교도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많은 기업인과 정치인을 만나면서 전과자들을 위한 심리상담 치료, 일자리 훈련 프로그램, 사회적응 프로그램, 주거 공간 확보를 제안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습니다. 그는 먼저 출소자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시애틀 스타벅스 본사에 출소자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메차 카페(Mezza Cafe)’를 열어 출소자들이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을 경험할 수 있고, 카페 회의실에서 사업 계획을 짜고,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하며, 카페 주변의 주거공간에서 살면서 생활비를 줄일 수 있었는데요. 이런 서비스 덕에 출소자들은 심리적으로 자립할 수 있었고, 실제로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하나 둘 사회에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워싱턴 주정부의 지원으로, 워싱턴 내에서만 60여 지역에서 연간 출소자 1만 2000여 명이 그가 만든 서비스를 경험하고 출소자들의 안정적인 주거 공간만 600여 곳에 달하며, 그가 만든 사회적 기업은 매년 10만 명이 넘는 출소자에게 주거, 취업, 훈련, 치료, 상담, 적응 지원 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PHS는 서비스를 더욱 확장하여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 파이어니어 택배, 파이어니어 식품, 파이어니어 건설, 메차 카페 등 현재 크고 작은 계열사 10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는 1966년부터 40년 넘게 미국의 항공기 제조기업 '보잉(The Boeing Company)'사의 사회공헌 차원으로 하청업체로 지정되어 정밀 금속판 제작, 절단, 변형 등 고부가가치 부품을 공급할 정도로 성장하게 되었는데요. 대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파트너십으로 손꼽히는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PHS가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세우지만 ‘주주는 없다’는 원칙 때문에 주주 배당이 없이 수익금이 조기에 투자금 상환으로 이루어지고, 회사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사회 서비스와 사업 확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한다고 하니 이것이 연간 운영 비용의 99.7%를 자체 수익으로 충당할 수 있는 이유라고 합니다.


현재 이 회사의 직원 이직률은 50%라고 하는데요. 다름 아닌 다른 건실한 일반 회사로의 이직률 말입니다. 또한 워싱턴 주립대학의 연구 결과 정부가 주도하는 교정사업 참가자들의 재범률이 23%인데 반해 PHS를 거친 이들의 2년 이내 재범률은 6.4%이고, 미국 내 보통 사업장의 경우 4.3% 정도가 양성반응이 나오는데 반해 PHS의 전 사업장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알코올·약물 테스트를 한 결과 1.1%만이 양성반응이 나타난다고 하니 정말 원더풀 하지 않은가요? 그렇다면 PHS가 성공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어떻게 출소자들이 이곳을 잠깐 머물다 가는 인력대기소 정도로 생각하지 않고 끝내 정착하도록 할 수 있었을까요? 앞서 우리 교정행정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소개한 곳에 출소자가 아예 찾아가지도 않을뿐더러 찾아간 사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이유로 뿔뿔이 떠나버리는데 말입니다.


그것은 먼저 이 회사 직원 대부분이 과거 전과자에 마약 알코올 중독자에 노숙자 등 한마디로 동병상련을 앓고 있는 사회적 소외계층이라는 동질감이 있다는 점입니다. 루저라며 손가락질받고 전과자라는 낙인으로부터 왕따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에 속해있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전과자, 마약, 알코올 중독자 등 사회적으로 재활이 힘든 소외계층에 대한 상담, 치료, 교육 등 전문적이고 철저한 재활프로그램과 동시에 이들이 안정된 주거환경과 일자리 제공에 있습니다. 출소 후 사후관리가 철저한 것이지요.

셋째,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하지 않고 재투자하며, 전문 경영인을 사회적 기업의 CEO로 영입하고 홍보를 위해 외부의 전문 홍보기관에 아웃 소싱하는 등 전문적인 경영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갖춘 교육과 철저한 관리를 갖춰 고객들이 만족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외계층들에 대한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하는 시스템 도입에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과자 등 사회 최악의 취약계층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끌어안으려는 사회적 기업과 대기업을 포함한 그곳의 성숙한 사회 분위기일 것입니다.


광주형 일자리


또 하나의 사례는 요즘 경제사정의 어려움으로 지속적인 실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의 일환으로 핫이슈로 떠오른 ‘광주형 일자리’입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원래 독일 폴크스바겐 자동차의 ‘아우토(Auto) 5000’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탄생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우토 5000’은 독일 폴크스바겐이 본사가 있는 볼프스부르크에 2001년 설립한 유한회사인데요.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경기 침체로 생산량이 40% 가까이, 고용 인원도 1만 명 정도 감소하였습니다. 이에 회사 측은 인건비를 줄여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공장의 해외 이전을 검토했지만 노조와 독일 내 여론은 반발하였고, 이 같은 움직임에 폴크스바겐은 1999년 노조 측과 독일 사회에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별도의 독립법인과 공장을 만들어 실업자 5000명을 본사 생산직 급여의 80%인 월급 5000마르크 수준의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제안에 국민들은 환영했지만 노조는 처음에는 예상대로 반발했으나 정부와 정치권의 노조 설득 노력과 회사부터 살려야 한다는 위기감에 처한 노조가 이를 받아들였는데요. 그 결과 2001년 독립 자회사 ‘아우토 5000’이 설립되어 폴크스바겐의 새 스포츠 유틸리티(SUV)가 생산을 시작했고, 이후 아우토 5000은 좋은 실적을 냈고, 덕분에 위기를 넘긴 폴크스바겐은 이 회사를 본사로 합병했습니다. 결국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저임금을 전격 수용한 노조와 사회 구성원이 위기를 맞은 독일 대표기업과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던 지방 도시를 살려낸 셈입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이 모델이 제시된 지 4년 7개월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019년 1월 31일에 노・사・정・민이 참여하여 극적인 협상 타결을 이루어 냈습니다. 이는 노동계와 재계가 합의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주선해 시작하는 첫 사업으로서 노동계는 낮은 임금을 유지하는 대신 일자리를 얻고, 재계는 사업성이 낮다는 우려를 지자체로부터 보증을 받아 사업이 진행되는데요. 광주시와 (주)현대자동차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1년경 광주 빛그린 산업단지 내 62만 8000㎡ 부지에 7000억 원을 투입해 연간 10만 대 규모의 1000cc 미만 경형 SUV 공장을 세우는 프로젝트입니다. 노동자들은 주 44시간 근무에 평균 연봉은 절반 수준인 3500만 원으로 낮추되 정부와 자치단체가 행복·임대 주택, 노사 동반성장지원센터, 직장어린이집, 개방형 체육관 건립 등을 통한 주거와 육아 등 생활기반과 복지 여건을 제공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완성차 라인에 정규직 1000여 명이 고용이 되고, 주변에 각종 부품공장 설립 등 간접 고용까지를 포함하면 총 1만 2000여 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는 독일의 ‘아우토 5000’이 그랬던 것처럼 회사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저임금 저비용의 해외 이전이 합리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국내 고용과 실업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임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가 아닌 국내에 투자함으로써 적정임금을 유지하며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상생의 추구가 결과적으로는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의 출소자 사회적응 시스템은 출소 전후 관리가 서로 긴밀하게 중첩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못하고 분산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방향성은 잘 잡았다고 해도 적어도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보면 무언가 모르게 밀도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선장이 바람의 방향을 선택할지라도 양손에 쥔 키와 펼쳐진 돛의 예민한 조정력이 없다면 향후 그 배는 예상과 달리 전혀 다른 항구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겠지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문제는 디테일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디테일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제대로 살려야 하는 책임은 교도관일 수 밖에 없습니다.


출소 후 돌아갈 원만한 가정과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는 수형자를 제외하고 출소를 앞둔 수형자 자신과 그들을 바라보는 교도관은 사회에 나가서 무슨 일을 해서 생활할 수 있을지, 각종 중독, 정신병질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것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로 들어올 확률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범죄자라는 낙인을 스스로 지우고, 사회적 냉대와 질시와 차별을 스스로 극복하며 신뢰와 사랑과 자존감을 스스로 세우고 우리 사회에서 떳떳하게 이웃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을까요?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는 지금은 국가정책이 어느 개별 부처 단위의 대응이나 정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사회 내 다양한 기관이 자율성을 지니면서 기존의 행정 이외에 민간 부문과 시민사회를 포함하는 다양한 구성원 사이의 자유로운 소통과 촘촘하고 중첩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다양한 행위자가 통치에 참여·협력하는 ‘협치(協治)’의 의미를 가지는 governance(거버넌스)의 시대입니다. 그야말로 종합적이고 융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관련 법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앞서 PHS의 성공사례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보면서 우리도 정부, 공동체, 기존 사회적 기업, 민간기업 등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복합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이런 노력들이 ‘윈윈’으로 연결되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가 ‘윈윈’하는 것일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기존의 개별 부처 단위 시스템에서 해결이 어려운 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그 대안 중 하나로 일명 ‘출소자를 위한 맞춤형 사회적 기업 모델’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사회적 기업'이란 영리 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조직)을 말합니다. 우리 현행 『사회적 기업 육성법(2012.8.2. 시행)』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받은 기관으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일반 기업'이 주주나 소유자를 위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사회적 기업'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우리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기업 설립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이미 시행하고 있고 앞서 미국 PHS 사례처럼 출소자를 집단 단위로 묶어 운영하는 전문적인 사회적 기업은 미미하고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위한 기존의 많은 프로그램의 운영의 한계를 인식하고 개선하는 차원에서 ‘출소자를 위한 한국적 사회적 기업의 모델’을 제시해 봅니다. 이 모델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서 출소자 사회적 기업 위원회 설치, 출소자 사회적 기업 설립, 출소자 사회적 기업과 일반기업 간의 연계시스템의 구축을 필요로 합니다.


세부적으로 설명하자면 첫째, ‘출소자 사회적 기업 위원회’를 법무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 기업진흥원,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기관 및 단체의 구성원을 포함한 정부와 기업 부문의 민관 합동 성격의 위원회를 설치합니다. 이 위원회는 교정기관, 보호관찰소,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을 포함한 정부기관과 출소자 사회적 기업(일반 기업 연계형)의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이 위원회 안에 사무처를 두고 사무처는 교정시설 출소예정자 단계부터 관여하여 출소자를 적정하게 ‘출소자 사회적 기업’에 배정하며, ‘출소자 사회적 기업’에 대한 설립 및 예산지원과 관리 감독기능을 수행하게 됩니다.


둘째, ‘출소자 사회적 기업’ 설립은 (광역) 시, 도 단위로 하되, 해당 자치단체 소재 일반 기업과 연계하여 설립되어야 합니다. 안정적인 고용 없는 출소자 사회적 기업 설립은 출소자 사회 내 정착에 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일반기업과 매칭은 필수적입니다. 설립에 있어서 정부와 연계된 일반 기업의 상호출자 방식이 서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출소자 사회적 기업은 연계된 일반 기업이 출소자를 고용하는 형태의 출소자 전용 독립법인으로서 해당 자치단체 구역안에 설립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며 사회적 기업의 특성상 주주배당은 없으며 전액 재투자 방식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셋째, ‘출소자 사회적 기업’은 자동차(부품 제작 및 조립), 전자(부품 제작 및 조립), 조선(용접) 등 실제 생산 현장에서 안정적, 지속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만한 산업 위주로 편성하고, 연계된 일반 기업에 납품하는 원청-하청의 방식을 취하게 됩니다. 해당 사회적 기업 담당자는 수용자가 출소 전에도 교정기관에서 실시하는 직업훈련에서 실제 현장과 유사한 교육을 실시하여 출소와 동시에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출소자 사회적 기업에 딱 맞는 맞춤형 직업훈련 교육이 출소 전 교정기관에서부터 이루어져야 출소 후 사회 적응의 시간과 시행착오를 그만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넷째, ‘출소자 사회적 기업’은 회사 내 직업훈련을 통하여 재교육을 상설화하고, 전문적인 중독, 심리 상담 치료센터, 복지센터, 기숙사형 숙식 지원 등 설립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초기에는 정부예산으로 하고 향후 사회적 기업의 수익금으로 갚아나가다가 독립 경영하는 구조를 취할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구조에서 연계 일반기업의 사회보호 역할은 클 수밖에 없고 이를 유인하기 위해서 근로자의 임금을 일반의 1/3 수준으로 하고, 조세 감면 등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여 더 많은 기업들이 사회통합을 위해 동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출소자 사회적 기업’에서 출소자는 3~5년 동안에 인큐베이팅(incubating) 과정을 거쳐 향후 다른 일반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기술 습득과 경제적, 심리적 안정을 통하여 한 사람의 독립적 주체로서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히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인큐베이팅 과정 기간에는 출입은 자유롭지만 회사 내 부속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고, 마약, 알코올 등 각종 중독원인을 차단하며, 실질적이고 집중적인 중독,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하는 등 다소 엄격한 일부의 생활 규칙을 지켜야 하는 부담을 스스로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일반기업에 비해 임금수준이 낮고 기숙사 거주, 치료 및 상담 등으로 인한 다소 통제된 생활이 거부감을 줄 수는 있으나 '출소자 사회적 기업'의 설립 목표가 '일하면서 배우고 치유한다'를 모토로 출소자 치유공동체라는 인식 틀 안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통찰하는 과정을 거쳐 자신이 치유되는 것이 본질이라는 점에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모델의 장점은 출소자가 출소 후 겪는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하여 어느 정도 적응기간을 거치는 완충작용을 통하여 사회 내에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출소 전후에 실제 해당 기업이 원하는 직업훈련을 해당 기업에서 직접 받으며, 사회에 나오면서 해이해지는 중독 치료를 병행하며, 주거 불안정을 해소하여 출소자가 심리적, 경제적 자립을 하므로 범죄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기존에 다소 집중력이 떨어지는 출소자 지원 시스템에서 벗어나 정부(자치단체), 민간기업이 상호 협력하여 선택과 집중을 하므로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기존의 출소 후에 사후관리가 안 되는 문제점을 중간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출소자 사회적 기업 위원회’를 통하여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08년도에 발생한 범죄에 따른 비용을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범죄 비용 추계 기준에 맞춰 도출한 사회적 비용이 158조 원이 소요되고(이 비용은 범죄로 인한 육체적, 물질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까지 환산한 것임), 또한 2007년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의 범죄의 사회적 비용에 관한 연구에서는 연간 범죄자 1인당 관리 비용이 교정행정은 26,331,902원, 보호관찰 행정은 698,559원이 든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런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내가 낸 피 같은 세금을 일반인도 아닌 범죄자에게까지 써야 하는 푸념 섞인 비판이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을 감안한다면 우리의 재범 예방 정책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공감대가 넓혀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바로 이곳은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사실 세상에 완벽한 이론이나 대책이 있을까요? 찬성하는 만큼 반대도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주지했다시피 출소자 한 명이 일자리를 얻어 제대로 사회에 안착하면 그의 자녀가 살고, 가정이 살고, 이웃이 살고, 결국 우리들이 살게 됩니다. 출소자의 성공적인 일자리, 생활터전 마련이라는 것을 넘어 자존감 회복이 가져오는 사회적 영향력에 공감이 필요합니다. 제시한 대안이 우리가 그들의 사회 안착을 위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필요한 이유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소자도 우리 공동체 사회의 엄연한 일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출소자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 출소자들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사회적 대타협의 정신이 우리 사회의 곳곳으로 스며들도록 마음을 열고 함께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불가에서는 ‘한 사람이 깨달음을 얻으면 온 세상이 밝아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깨달음을 얻으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건 세상을 눈에 보이는 수량으로만 이해하는 범부의 생각일 뿐이고, 그 한 사람이 온전한 깨달음을 얻으면 그 깨달음의 빛은 경계를 허물고 온 사방에 햇살처럼 흩어진다는 말로 이해가 됩니다. 그야말로 월인천강(月印千江)이 되는 거지요. 깨달음을 얻는 이 한 사람이 재소자라면 어떨까요? 깨달은 이상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가 각자 겉만 같이 살고 마음은 따로 사는 게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 함께 사는 상생(相生)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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