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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 아빠 Mar 16. 2022

게으른 아빠의 정원일기 #9

꽃피는 봄이 오면

드디어 튤립과 히야신스 눈부신  꽃이 피어났다.


집안 거실은 은은한 꽃향기로 가득하다.

얼마 전 우리 네 식구 모두 코로나 확진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는데


이 봄날에 작고 예쁜 꽃들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시간의 관성에 따라 무감각해지다 보면 삶은 그저 무의미한 반복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을 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자연의 순환이 그토록 그리던 축제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봄의 축제 한가운데 있다.

아이들은 날마다 신나는 축제이다.

꽃 한 송이가 피어나도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거기에 딱히 이유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아이와 대상이 하나가 된 이상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어른들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어른과 대상의 거리는 멀기만 하다.

그저 많이 알면 피곤하고 진정으로 알면 자유로워진다는 진리의 말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연둣빛 잎이 나서 쑥쑥 자라고 있는 비단향꽃무(스토크)도 얼마 있으면 화려한 꽃을 피울 것이다.


산과 들로 나가면 움트는 꽃망울과 새 잎으로 생명의 약동으로 가득하다.


봄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모두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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