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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숲 May 21. 2022

아이폰 속 짧은 메모들

읽고 듣고 생각했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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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불안을 동반한다.

매일 같이 더 나은 삶을 꿈꾸고 그에 걸맞은 노력과 정성을 들이지만, 무엇인가 하면 할수록 나의 자유는 마음속에서 불안을 일깨운다. 모든 불안은 만약으로부터 출발한다. '만약 이렇게 되지 않는다면...', '만약 그때 이런 선택을 했다면...' 가만 보면 모든 만약은 과거와 미래에 있으니 모든 불안 역시 과거와 미래에 있다고 해도 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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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인해 전체가 모순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모순이 아닌가.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전체의 맥락과 흘러가는 과정, 빈도와 정도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모든 사안은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닌 대립으로 끝맺음이 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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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채도가 남다른 어느 날들이 있다.

누군가의 사랑을 잔뜩 머금은 날일 수도 있고 온 세상의 햇볕과 바람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은 날 일 수도 있다. 큰 이유와 작은 이유 혹은 아무 이유도 없이 그럴 날들을 마주할 때, 유달리 이 세상의 채도가 한껏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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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은 결코 진리가 아니다.

수천 년을 지켜온 지식과 상식 혹은 진리도 어느 작은 사과의 떨어짐에 끝을 맺는다. 작은 사과의 떨어짐이 발견한 상식도 한 인간의 고뇌와 집착으로 오랜 것이 된다. 피부의 색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 여태 믿어왔던 진리가 한순간에 틀어지는 날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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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목적지는 목적지가 아니었고, 모든 길은 우회로였다.

헤르만 헤세가 한 말에 내가 공감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최종'이라는 말은 어느 순간에 쓸 수 있는 말일까. 매 순간 쫓은 목적지는 새로운 길을 인도하는 하나의 루트였고 내가 가는 모든 길들은 끝을 알 수 없는 우회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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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슬퍼하기에는 여전히 삶은 진행 중이고 끝을 봤다기엔 시작하지 않은 것이 많다.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을지언정 나의 여정은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가리키는 하나의 나침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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