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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소장 Jan 04. 2021

전셋값 상승 촉진한 10대 부동산 정책


'전셋값 상승 촉진한 10대 부동산 정책' 이라는 기사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시면,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원인과 전세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한 것들입니다. 모두 최근에 나온 정책들이지요. 제 생각에는 정부 역시 최소한 일시적이라도 전셋값 상승 및 혼란을 예상했을 것이라 봅니다. 아무리 부동산에 무지하더라도 알 수 있을 만큼 명확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래픽의 아래를 보시면 서울과 경기의 전세매물이 급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은 무려 3만 건 가까이 사라졌고, 경기 역시 2만 건 이상이 감소했습니다. 

전세가 없다면 매수를 해야 하는데 사실 매수하기도 어렵습니다. 일단 돈이 없고, 대출 한도 역시 줄었습니다. 매매와 전세가 안 된다면 남은 것을 월세밖에 없습니다. 임대인들도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전세를 받을 유인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큰 보증금의 전세에서 작은 보증금의 월세로 한 번에 돌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반전세 형태가 많아졌지요. 예전에는 매우 드문 거래 방식입니다. 왜냐하면 세입자 대부분이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이고, 돈이 없는 사회 초년생이나 학생들은 아예 보증금이 적은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죠. 즉, 반전세는 수요가 없었던 방식이므로 시장에서 거의 거래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정책의 영향으로 반전세가 많아지게 됩니다. 반전세 혹은 준 전세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만입니다. 월세는 그야말로 소멸되는 돈이기 때문에 아깝죠. 하지만 반전세가 아니라면 아예 집을 구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반전세라도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만약 임대인들이 목돈이 마련되면 그나마 있던 반전세마저 빠르게 사라지면서 월세의 가속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임대인들은 마음이 편하지만, 임차인들은 집을 구하기가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전세는 매달 나가는 비용이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2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같은 돈을 통장에 넣어뒀다면 (거의 대부분) 출금하여 쓰지 않을까요? 그러나 전세를 통해서는 계약기간 동안 거주도 안정적이고 매달 나가는 비용도 없고 자동으로 저축이 되니, 이 기간 동안 추가로 돈을 마련하여 내 집 마련을 위한 사다리가 되어 주는 매우 좋은 제도였습니다.


하지만 전세매물이 점점 없어져서 월세로 시작하게 되면 돈을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렵다 보니 집을 매수하는 것도 그만큼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전세제도가 사라지기는 하겠습니다만, 그 시기는 국민 대부분이 최소한 내 집 마련 1채 정도는 한 시점 이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3년 전쯤 저는 전세제도가 언젠가는 사라지겠지만 30~40년은 걸릴 것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정부정책을 보면 이 시기가 훨씬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정부의 임대차 3법으로 혜택을 보는 국민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의 부작용도 같이 고려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책의 효과가 정확히 어떻게 나타날지는 사실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기에 완벽한 정책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정부 정책은 최소한 전세물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강행했다는 것은 일시적인 혼란을 수용하고서라도 부동산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해야겠죠. 어떤 것이 올바른지는 각자가 판단할 문제이겠지만, 그럼에도 전세 세입자에게 전세제도는 매우 중요한 거주안정성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이렇게 흔들면 그분들은 좌불안석이 됩니다. 당장의 폐해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2+2 제도를 통해 2년 더 낮은 금액에 전세를 살 수 있다고 좋아하신다면 매우 근시안적 마인드입니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도 전세가 없어서 난리인데, 하물며 2년간 저렴하게 전세를 준 임대인은 어떤 마음을 갖겠습니까? 그들이 악해서 전세가격은 높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전세 매물이 없으면서 엄청 높아진 전세가격, 그 전세 시세대로만 받는다고 해도 2+2년 후의 전셋값 폭등은 지금의 폭등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겁니다. 

이때의 무주택자분들은 점점 저소득층으로 밀려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정든 지역을 떠나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정부의 정책에 기대면서 불안해하지 마시고, 내가 안심하고 거주할 집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요? 집값이 떨어질까 봐 못 사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혹은 돈이 없어서 못 사는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그분들도 평수를 줄이거나 조금 외곽으로 간다면 분명히 내가 가진 금액에 맞는 집을 찾을 수 있습니다. 돈 문제보다는 마음과 의지의 문제입니다. 집값이 조정 받는다고 믿는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타이밍을 찾기도 하겠죠.


미래 일은 알 수 없지만 한 번 스스로 자문해보세요. 


‘ 지금보다 

가격이 떨어지는 시기가 온다면 

나는 집을 살 수 있을까? ’

아마 더 떨어질 것으로 생각해서 또 못 사지 않을까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나는 계속 집 없이 살아가게 됩니다. 비록 과거에 비해 가격은 올랐지만 미래에는 지금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와 내 가족이 거주할 집을 구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전셋값이 올라도 불안해할 일이 없습니다. 

시장경제는 화폐량의 증대를 반드시 수반합니다. 그리고 화폐가 늘어난다는 것은 실물 자산의 가격 상승을 의미합니다. 투자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실물 자산의 대표격인 부동산, 그중에서 내가 직접 사용할 필수재인 내 집 마련을 하자는 겁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앞으로의 삶이 편해질 겁니다. 이 글은 3년 뒤, 5년 뒤에도 보실 수 있겠지만 그때 이 글을 보면서 웃을지 울지는 여러분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승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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