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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부분이 강남 아파트를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다.

확실한 가격 하락 징조인가?

by 이승훈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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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고객과 상담하면서 (온라인상) 지도를 보며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각 단지별 가격을 살펴보는데 매달 오르는 가격을 보면 저도 기겁을 합니다. 와~ 가격 쎄다. 상담 중에 "리모델링 아파트는 새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조금 약합니다. 아무래도 리모델링으로 신축된 아파트에 대한 편견 때문이겠죠."라고 설명하며 대치동의 리모델링으로 완성된 한 아파트의 가격을 클릭했는데 호가가 30억이었습니다. 순간 속으로 '뭐야 이거! 왜 이렇게 올랐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 의견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남은 강남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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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의 아파트 평당 평균 가격이 1억 원 시대가 금방 도래할 것 같습니다. 단 1평을 사는데 꽤 많은 국민들은 언감생심이라고 생각할 1억 원이 필요합니다. 최근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해도 1억 원을 모으는 것은 여전히 매우,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강남의 아파트는 30억을 돌파하면서도 계속 가격이 오르고 있는 걸까요? 이 부분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강남 아파트 가격의 비밀을 생각해봅니다.


강남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최고 주거도시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질투가 나서 "강남이 뭐가 그리 좋다고"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 실제로 강남이 대체 왜 이렇게 비싼 건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솔직히 아파트 한 채에 30억 원이면 국민 대다수가 비싸다고 느낄 겁니다. 저도 비싸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아파트 가격을 비싸다고 느껴도 강남의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겁니다.

명품 백을 생각해볼까요? 얼마 전 아내와 함께 명품만 판매하는 백화점에 간 적이 있습니다. 큰맘 먹고 아내에게 가방 선물을 해주려고요. 그곳에 가보니 저렴한 가방이 500만 원, 비싼 가방은 3000만 원이 넘더군요. 저는 아연실색했습니다. 도대체 왜 가방이 그리 비싼 건지 저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다르더군요. 저는 가방의 겉모습만 봐서는 가격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지만 아내는 이것보단 저게 비쌀 거고, 이것은 제일 비쌀 거고 하면서 얘기를 해주는데 거의 다 맞춥니다. 저로서는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결국 아내가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한 초록색 가방 (저는 브랜드를 포함한 그 가방의 어떤 특징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단지 초록색인 것만 기억에 남아있네요.) 은 가격이 2900만 원이었습니다. 큰맘 먹고 왔지만 도저히 계산을 못하겠더군요. 아내한테 사정사정해서 그보다 훨씬 저렴한 가방으로 협상 (ㅡㅡ;;)을 끝냈습니다. 집으로 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아내가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한 초록색 가방(저는 브랜드를 포함한 그 가방의 어떤 특징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단지 초록색인 것만 기억에 남아있네요)은 가격이 2900만 원이었습니다. 큰맘 먹고 왔지만 도저히 계산을 못 하겠더군요. 아내한테 사정사정해서 그보다 훨씬 저렴한 가방으로 협상(--;)을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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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도대체 저 가방들은 왜 비싼 걸까? 나한테는 아무 의미 없는 그저 비슷하게 생긴 가방인데, 솔직히 20만원짜리나 2000만원짜리나 차이를 못 느끼는 저로서는 그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명품 백을 보며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을까요? 아니요. 상당히 많을 거라 봅니다. 명품 백의 수요자들은 로고만 보아도 어떤 명품 브랜드 인지 압니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들은 가방에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시골의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께 보여드리면 왜 가방에 낙서를 해놨냐고 혼을 낼지도 모릅니다. 결국 명품 가격을 인정하는 사람들은 매우 소수의 명품 수요자들뿐입니다.

자~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감이 오셨나요? 하락론자들은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대다수 국민들이 그 가격에 구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가격이 하락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이건 결국 저 같은 사람이 명품 백은 너무 비싸고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이므로 지금 가격보다 반드시 떨어질 거라고 얘기하는 것과 동의어입니다.

제가 유튜브에서 명품 백 너무 비싸다. 대부분 그 가격을 이해하지 못할 거다.라고 얘기하면서 떠들면 붕신 소리 듣겠죠. “에이 붕~신.” 그럴 거예요. 얼마나 허무맹랑한 얘깁니까? 아니 그 금액에 사겠다는 사람이 많이 있는데 왜 내가 비싸냐 마냐 얘기를 하고 있나요.

여러분들이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떨어질 거라고 믿는 것은 명품 백의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믿는 것과 똑같습니다. 조금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 떨어져야 돼요. 한우값도 비싸잖아. 떨어져야지. 몇몇 좋은 신발은 100만 원이 넘더라고요. 떨어질 거야.... 이런 식이면 끝도 없죠.

강남의 아파트가 비싼 것은 저도 느낍니다. 그런데 내가 비싸다고 느끼는 것과 가격이 실제 하락하는 것과의 연관성은 거의 없다. 왜? 내가 그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유효수요자가 원래부터 아니었기 때문에. 실제로 유효수요자가 즉 명품 백을 사려던 사람들이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 일반 백도 나쁘지 않던데라는 식으로 상당수가 수요자에서 이탈하면 그건 명품 백의 수급량의 변화가 생겨서 가격이 떨어져요. 근데 원래 강남 아파트를 살 수도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떨어지라고 온라인에서 아무리 외쳐본들 안 떨어진다고요. 그런데 그 하락론자의 맹신자들은 그걸 믿죠. 본인을 포함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앞으로 떨어질 거야.라고 말하니까 아~ 이제 진짜 떨어지나 보다.라고 생각을 해요. 그걸 짧게 잡아도 4~5년 계속 주장했죠. 근데 실제로 떨어졌나요? 방금 말씀드린 그런 이유로 인해 절대로 떨어질 리가 없죠. 근데도 계속 믿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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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많은 분들이 강남 아파트 못 사요. 서울 아파트 못 사요.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사면 되고, 우리는 우리 금액에 맞춰서 사면 돼요. 정말 너무 엄한 곳 말고 적절한 곳이라면 취득세, 재산세, 양도세 모두 감안하고도 은행에 돈 넣어놓는 것보다는 훨씬 많이 올라갑니다. 만약 그렇지가 않다면 집을 샀던 사람이 또다시 집을 사는 행위를 하겠습니까? “집을 사봤더니 은행에 돈 넣어두는 것이 더 수익률이 좋던데.” 라면 누가 집을 사요. 근데 적게 봐도 50년 역사를 통틀어도 대부분 집을 가진 자가 수익이 훨씬 좋았죠. 예전만큼 수익률이 좋지는 않아요 부동산도. 그러나 그건 예금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부동산은 현금 보유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겁니다. 저에게 상담 오시는 분들 중에서도 “하반기에 떨어진다는 얘기가 많아서 고민 중이에요” 이런 얘기를 하시는데, 물론 지역별 차등은 있어요. 그러나 서울과 경기권 웬만한 지역은 가격이 하락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두고 보시면 알아요. 감사합니다.


이승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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