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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현실화율 90%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by 이승훈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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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유세를 현실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0월 28일 기준 정식 문서화된 자료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언론 브리핑에서 나온 내용이니 특별히 틀려진 것은 없을듯합니다. 현실화하겠다는 의미는 실제 시세 대비 주택 공시가격의 비율을 90%까지 맞추겠다는 뜻입니다. 3가지 안(80%, 90%, 100%)이 나왔는데 가장 유력한 것이 90%의 비율로 맞추는 겁니다. 부동산 시세는 공산품처럼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100%는 말이 되지 않고 사실상의 최대치인 90%까지 올리겠다는군요.


주택을 가진 전국 모든 유주택자가 세금이 상승하게 되었으니 불만이 당연히 높아지겠죠. 그래서 정부는 달래기 정책을 같이 씁니다. 바로 금액에 따른 현실화율 기간을 달리 설정하는 겁니다. 주택 금액이 높을수록 그 수는 적습니다. 그러니 비싼 주택은 현실화율이 빨리 다가옵니다. 불만을 얘기할 절대수가 적으니까요. 기준은 15억 원 초과, 9억~15억 원, 9억 원 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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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현실화율도 기간이 차이가 납니다. 아래 표는 단독주택의 현실화율 표입니다. 9억 미만 단독주택의 경우는 2035년이 되어야 달성됩니다. 기간의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이렇게 달리하는 것은 이미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현실화율이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은 현재 70%에 육박하지만, 단독주택은 50% 남짓입니다. 그러니 단독주택의 경우 짧은 기간 안에 90%를 달성하면 매년 세 부담이 급격해지므로 텀을 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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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세금을 더 걷겠다는데 좋아할 사람은 없겠죠. 그러니 정부는 9억 원 미만의 주택에 대해 3년간은 연간 1%가 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으로 상승한다 합니다. 이렇게 되면 당분간 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겠죠. 더불어 9억 원 미만의 주택 보유자는 재산세 부담을 줄어주겠다고도 합니다. 이런 행위에 대해 많은 언론에서는 현 정부가 대선 때까지는 민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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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금이 불어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각자 판단해볼 문제입니다. 다만 현재 코로나를 비롯한 최악의 경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기에 역대 최저금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세수 늘리기와 과연 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걸까요? 공시가격 현실화율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가 없지만, 그 시점이 지금이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의 절반이 유주택자이고 이들에게 조금씩만 세금을 올려도 엄청난 세수가 확보됩니다. 이 돈은 다 어디로 갈까요? 정확하게 잘 쓰인다면 세금 좀 더 내는 것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매년 정부 및 유관기관 그리고 지자체들이 잘못된 결정으로 쓸데없는 혈세 낭비를 한다는 언론의 지적과 뉴스를 쉴 틈 없이 보게 됩니다. 그러니 제 생각에는 지금같이 어려울 때 세금을 더 걷는 정책보다는 현재 예산을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을 더 염두에 둬야 할 듯합니다. 아무리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고, 오히려 국민들의 가처분소득만 줄어들어 경기 부양이 더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렵다고 역대 최저금리에 그냥 돈을 주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입니다. 그런데 세금을 올린다고요? 그것도 국민의 절반에게서? 이 시점에 세금 늘리는 정책은 진정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승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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