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공급이 최우선 정책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신규 공급(신도시, 도심재개발, 재건축 등등)은 당연하거니와 당장 공급이 나올 수 있도록 양도세를 완화해 주어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 초기만 해도 공급은 문제없고 투기꾼을 잡아야 한다는 스탠스를 취했고, 이후로 뒤늦게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땜질식 처방 혹은 임대주택 위주의 공급으로 시장의 차가운 반응만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한 해 동안 전국 부동산 상승률이 10%에 육박하고, 역대 최장기간 및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부동산 시장에 붙은 불이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올해 들어 드디어 정부가 공급에 중점을 두겠다고 발표했으며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얘기조차 꺼내지 못했던 양도세 완화 카드를 여당에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솔직히 저는 현재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많은 비판을 가했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부동산업에 15년간 몸담고 있으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다양한 시장의 흐름을 목도했습니다. 지금까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파티가 열렸던 것도 무시할 순 없지만, 정부의 일관되게 잘못된 정책의 시행입니다.
몇 가지를 꼽아보면 공급대책을 늦게 세운 것, 2020년 하반기에 급작스럽게 시장의 준비 없이 임대차 2법이 시행되어 전세금액을 급등시킨 것, 당장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했음에도 양도세를 풀지 않고 버티며 재개발, 재건축 등의 규제를 지속하는 것 등입니다. 지속적으로 말씀드립니다만 부동산, 특히 주택은 필수재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수요를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시장안정을 위해서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수요 억제가 아닌 충분한 공급량의 증가입니다. 수요는 한없이 생겨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공급을 충분히 해주면 수급 상황이 일방적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되고 결국 가격이 안정화됩니다.
공급을 통해 지역개발이 되고 인프라가 개선되니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투기수요가 생기고 이로 인해 불로소득이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큰 그림, 소위 말하는 빅 픽처를 위해서는 그 과정 속에 자잘한 것들은 인정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투기꾼들이 불로소득을 가져가는 것에 지나치게 과도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정부에게 묻고 싶습니다. 투기꾼이 불로소득을 못 가져가게 하는 것과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것, 이 둘 중에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과연 무엇인가요?
일부 사람의 불로소득이 발생한다 해도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달성할 수 있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훨씬 더 큰 공익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2020년까지 햇수로 8년간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21년, 22년도까지도 공급 부족에 의한 가격 상승을 많은 사람들이 전망합니다. 10년 연속 가격이 상승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입니다. 잘못됐다고요? 네 잘못됐습니다. 그러나 잘못되었든 그렇지 않든 현재 보이는 사실이 그러합니다. 그래서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고,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요즘처럼 잘 어울리는 시대도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주택자의 고통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무주택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의 대책 및 주문과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현 정부는 시장 전문가의 얘기는 전혀 귀담아듣고 있지 않은 듯합니다. 그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시장의 안정화를 떠나서 무조건 투기꾼의 불로소득은 전혀 인정할 수 없고, 똑똑한 엘리트가 다수 모인 정부 관계자들은 본인들이 낸 대책은 무려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 아니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2021년이 밝았습니다. 코로나로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졌고, 이런 고난은 올해도 어김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바뀌는데 정부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제발 정부가 다수 의석의 힘을 믿고 탁상공론으로 나온 결과를 밀어붙이지 말고 시장 관계자의 조언 및 반대편 사람들의 쓴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정부가 말하는 대로 사람이 먼저고 국민이 먼저라면 더 이상의 쓸데없는 아집은 더 이상 국민들이 참아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쓴소리도 듣기 싫어하지 말고 진심으로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1년,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진정 노력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이승훈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