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른다 전망에도 거래는 절벽
최근의 서울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 속의 신고가 갱신이 특징입니다. 자전거래로 의심하기도 하나 절대다수는 실제 거래가 체결되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거래가 없으면 가격이 하락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거래가 없는 이유가 수요자가 없을 경우에는 가격이 하락하지만 공급물량이 없을 때는 지금과 같은 현상, 즉 거래 절벽 속의 신고가 갱신 현상이 나타나죠.
사실 지금의 집값을 감당하며 구입할 수 있는 수요는 적습니다. 무주택자는 아마도 지금의 가격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고, 다주택자 중 여유자금이 있는 분들도 지금의 취득세, 보유세를 감당하면서 집을 구입하려면 많은 고민이 될 겁니다. 그렇다고 가격이 빠질 거라고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집을 가진 자(!)는 가격이 오르지 않더라도 지금의 양도세를 내며 팔지는 않습니다. 언젠가는 양도세가 완화될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버티기로 가는 거죠. 이러니 공급물량도 없고 수요자도 없어 거래가 끊기는 현상이 생겨난 겁니다.
여러분들이 종부세를 얘기하며 상반기에 상당한 매물이 출현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데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주택임대 사업자를 통해 종부세를 피한 분들도 상당하고, 종부세를 납부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며 그중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사람은 그 소수 중의 소수입니다. 그런 물량이 시장에 나온다 한들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수준이기에 가격 하락을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혹자들은 지금 거래량이 급감했다고 하락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건 18년, 19년에도 계속되었던 레퍼토리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8.2대책, 9.13대책, 12.16대책 등 굵직한 대책이 나올 때마다 1~3달은 주춤했거든요. 그러나 이후의 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일시적으로 하락하거나 주춤할 때 잡으신 분들은 성공적인 재테크를 해내신 거고요. 물론 과거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 판단으로는 공급은 그때나 지금이나 부족, 수요는 줄었지만 여전히 공급 대비 초과한다면 예전만큼의 상승은 아니어도 일정 부분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어제 한 유튜버가 나와서 얘기하더군요. 서울의 한 아파트 가격이 18억을 돌파했으니 빨리 파시라고..
너무 비싸니까 이걸 받아줄 사람이 없으니까 빨리 팔라고 합니다. 더구나 최근 거래는 대부분 자전거래라며 제대로 된 금액이 아니라고 얘기합니다. 참 안타까운 게 이분의 과거의 영상을 봤더니 무려 3~4년 전부터 동일한 얘기를 주야장천 하시더군요. 저 같으면 민망해서 얼굴을 못 들 텐데.
18억을 돌파한 아파트가 8억에서 횡보할 때도 팔아라 팔아라 했다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어떤 것을 믿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산 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니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마시고,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직접 공부하고 발로 뛰어다니세요. 시간이 없다는 핑계 대시지 말고요. 돈을 버는 것은 운도 상당히 많이 작용하지만 어찌 되었든 노력이 전제가 됩니다. 운칠기삼이지만 노력이 없는 운칠은 없습니다. 즉 기삼이 되어야 운칠도 생기는 것이지 기삼 없는 운칠은 없습니다. 결국 노력은 무조건 전제가 됩니다. 복권 제외하고 노력 없이 돈을 버는 사람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주식이나 암호화폐로 운 좋게 돈을 번 분들도 최소한의 지식은 공부합니다. 그런데 일부 무주택자들은 부동산에 대해 전혀 공부하지 않고 ‘기승전폭락’ 의 신념만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비싼 집값이 원망스럽고, 비싸게 된 이유는 투기꾼들이라는 프레임에 사로잡혀 사회를 원망합니다. 원망하는 건 자유지만 이런 식이라면 몇 년이 지나도 바뀌는 것이 없습니다. 정말 집값 상승의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하락론 유튜버들 말만 믿고 아무것도 안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를 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공부에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노력에는 의지만 있으면 됩니다. 이조차 안 하고 남을 원망하는 마인드는 분명 잘못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1년 2월 2일 매일경제 기사 중>
거래 절벽에도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은 더 강해지고 있다. KB 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 주택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의 부동산 매매가격 전망 지수는 127로, 전달(124)보다 높아졌다. 이 지수(0∼200 범위)는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비중이 높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거래 절벽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집값의 상승을 전망합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집을 살 여력만 된다면 집을 구매하겠다는 겁니다. 지금은 돈이 없어 못 사는 잠재적 수요자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향후 집값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수요자가 줄어들고 실제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최근의 조사 결과로는 당분간 서울의 주택 가격이 떨어지기는 요원해 보입니다.
이승훈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