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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소장 Jun 03. 2020

GTX에 대한 이소장의 단상

이승훈소장의 완벽한 부동산칼럼 49부



<GTX에 대한 이소장의 단상>

GTX가 완공되면 경기도의 서울접근성이 강화될텐데, 그럼 경기도와 서울의 가격갭이 줄어들고 현 시점 가격대비 경기도의 수익률이 더 좋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있다. → GTX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로서 광역급행철도의 사전적 정의는 하나의 시,도에 국한되지 않고 2개 이상의 도시 내 거점들을 연결하여 일상적인 교토수요를 처리하며, 고속의 서비스 (100km/h이상)로 국가 전략에 부응하는 효율적인 교통망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도시철도 또는 철도를 뜻한다. 등장배경은

1. 도시의 확장과 대중교통 수단 확충에 대한 필요성

2. 도로 교통의 한계성

3. 교통수단에 대한 친환경적 패러다임의 부각

GTX는 지금까지 없었던 초고속 철도로서 교통혁명이라고까지 불릴 만큼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어떨지는 완공되어야 안다. 전국적 고속철도망인 KTX와 비슷하지만 그 효과는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거리'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갈 경우 승용차를 타고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길까지 막혀 버리면 중간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답이 없다. 그리고 필자도 부산의 강의를 위해 승용차를 타고 간 적이 있다. KTX를 타면 픽업도 해준다고 했으나, 강의 끝나고 겸사 겸사 여행도 할 겸 차를 가지고 갔다. 평일이라 길이 막히진 않았지만 오랜 시간 운전하니 너무 지루하고 허리도 아팠다.

KTX를 타고 간 적도 있는데, 최고시속 300km를 넘는 구간도 있다. 2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시간도 효율적이다. 가격은 생각보다 비싸다고 느꼈지만 시간의 효율성과 편리함을 고려하면 선택할 만 했다.자 그럼 수도권은 어떨까? GTX가 만들어진 이유는 경기와 서울의 출퇴근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그러면 경기도에서도 회사가 많은 서울로의 출퇴근이 편리해지고 시간도 빨라지게 된다. 이럴 경우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출이 많아져 인구가 분산되고 궁극적으로 서울의 집값도 잡히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실제 GTX가 생기고 나서의 변화는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렇다. GTX는 도심의 깊숙한 곳에 지어진다. 20~45m 지하 구간은 이미 거미줄처럼 기존의 지하철이 차지하고 있다. GTX는 이보다 더 깊숙한 지하 70~80m 구간에 건설된다. 이럴 경우 보상절차가 생략되는 점도 이점이다. (한도심도를 넘어서는 경우 지상의 토지소유자에게 보상을 할 필요가 없다. 보통 한도심도의 기준을 지하 47~50m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깊은 곳에 지하철을 건설할 경우 불편한 점은 이용자다. 당연히 기존 지하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하면서 GTX를 이용하게 된다.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가거나 하는 등 촌각을 다투는 경우가 아니라면 몇 분 더 걷는다고 전혀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출근시간에는 얘기가 다르다. 지하철 하나 놓치는 순간 지각하게 되는 경험이 많을 것이다. 



기존의 지하철을 이용할 때 지하철 입구에서 지하철을 타기까지 5분이 소요되었다면 GTX는 적어도 10분은 소요될 것이다. (사실 출근시간에는 더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역사가 깊기로 유명한 6호선 버티고개역의 경우 실제 지하철 승강장까지 진입하는데 에스컬레이터로 4분35초, 엘리베이터로 7분7초 정도 걸린다고 한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실제로는 더 오래 걸린 후에야 지하철을 탈 수 있다.) 

그럼 집에서 역까지 10분 정도 거리라면 실제로는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이다. 회사에서 가까운 GTX역에서 내려도 마찬가지. 올라가는데 지하철보다 5분은 더 걸린다. 그럼 10분 정도가 지하철 타는 것보다 더 소요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배차간격도 문제다. 퇴근 시간대 서울 도시철도의 배차 간격은 평균 3분4초라고 한다. GTX는 6분 남짓으로 2배 정도이다. (GTX A 노선 기준) 그럼 대략 총 13분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 대부분은 우리집에서 지하철보다는 버스정류장이 더 가까우므로 만약 집 앞에 회사까지 가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집에서 3분 정도의 거리라면 15분 정도가 걸리는 GTX보다 12분 정도 단축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회사가 다행스럽게 GTX 역사 근처에 있어 금방 걸어갈 수 있다면 다행이나 그렇지 않다면 환승을 하거나 내려서 꽤 오랜 시간 회사까지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한다. 그럼 이것이 또 시간으로 환산된다. 여러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GTX를 이용해서 얻게 되는 시간절약이 다른 부분에서 상쇄되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기존의 기존의 대중교통보다 비싸고, 역사도 드문드문 있어 우리 회사와의 거리가 애매하다면 가격 싸고 익숙한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격(운임)역시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의 19년 3월자 기사를 잠깐 인용한다. 


경기연구원은 보고서에서 “GTX 건설 사업이 재정사업이 아닌 BTO 방식이어서 투자비를 이용자 요금으로 회수한다”며 “일반적으로 요금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어 “개통시점에는 운임이 물가상승만큼 더 높아지기 때문에 상당한 논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듯 비싸고 시간의 효율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는 곳에서는 GTX의 효과가 발휘될 수 없다. 그래서 GTX 효과로 가격이 오를 곳은 GTX 역사를 도보 5분 이내로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 단지들 뿐이다. 물론 그보다 먼 곳의 부동산도 현재는 GTX의 영향권 내에 있어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개통된 이후에도 가격이 유지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지하철역이 개통되고 가격이 빠진 사례는 적지 않다. 기대감에 선반영된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높은 경우이다. GTX도 같은 방식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필자가 볼 때 GTX의 효과는 언론에서 찬사를 보낸 것 처럼 그렇게 장밋빛만은 아니다. 이 점은 개통이 되면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간거리는 단축되었지만 물리적 거리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서울에 위치한 회사의 동료가 한 명은 서울에 거주하고 한 명은 동탄에 거주한다. GTX 효과로 출근할 때는 비슷하게 시간이 걸린다고 해보자. 하지만 저녁이 술 한 잔 했다가 너무 늦어져 GTX 운행 시간이 종료되는 경우 서울에 살고 있는 동료는 택시타고 편하게 집에 가면 되지만, 동탄에 거주하는 동료는 택시비를 생각하면 택시타고 집에 가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한 번, 두 번 쌓이면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 된다. 결국 편안하게 술도 먹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야 되는 것이다. 


GTX 문제를 정리하자면...

1. 가격문제 - 현재는 확정된 가격이 없는데, 기존 대중교통보다 현저히 높다면 GTX의 활성화가 되기 힘들 수 있다. 그런데 BTO 사업방식으로 가격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2. 시간적 거리가 좋아진다 한들, 사람이 느끼는 물리적 거리는 무시하지 못한다. 

3. 지연운행이나 일시적으로 고장이 난 경우. 이럴 때 다른 대안을 찾기 힘들다. 서울은 급하면 택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부담스럽다. 

4. GTX를 이용하기 까지의 실제 시간거리. ‘도어 투 도어’는 우리집 현관에서 회사 정문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GTX는 타고 있는 동안에는 매우 빠르게 이동하지만 GTX를 타기까지, GTX에서 내려서 회사까지 가는 기타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효율적이 되지 못한다. 

 때문에 GTX가 완공되더라도 서울의 집값은 여전히 탄탄할 것이고, 수도권은 GTX에 초근접한 부동산만이 영향권에 들어온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GTX역사 인근의 부동산 가격은 서울 못지 않게 가격이 상승하였다. 그럴러면 왜 그곳을 사는가? 서울을 사면 되지. 결국 GTX라는 것은 경기도에서 서울로 빠르게 들어오기 위함인데, 서울에 있는 부동산만큼 비싸졌다면 가격이 가치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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