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화할 수 있는 일상의 말

-언어의 소소한 매력

by 조현수

"말 시키지 마세요!

사춘기잖아요"

"우리도 갱년기잖아"


더 이상 다른 말이 필요 없는

합리화할 수 있는

안전한 피신처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다가도

'엄마 아빠 지금 갱년기잖아!'

'그래 너도 힘든 사춘기지!'

어지간히 화나는 일쯤은

서로 참아낸다


'요즘 왜 이리 무기력하지?'

모든 일이 짜증 나고

얼굴이 화끈거리다가도

'아~ 갱년기잖아'

알고 있는 병이라서

안심하고 웃을 수 있다

끝나지 않을 듯한

반항과 방황 속에서

헤매다기도

'아~ 사춘기잖아'

거울 보며 혼자 웃을 수 있다

그래도

너무 자주 하면 효력이 없는

가끔 사용해야

빛을 보는

합리화할 수 있는 일상의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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