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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sontobe Apr 24. 2019

에듀테크기업 직딩의 아빠 분투기

생활밀착형 교육

"교육은 부모가 무언가 대단한 걸 해줄 때가 아니라 귀찮음을 극복할 때 일어난다."


이 말은, 교육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안 되는 확신 중 하나입니다. (당연히,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만... ^__^)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은 좋은 동네에 살게 해주지 못해서, 비싼 학원에 보내 주지 못해서, 또는 유학을 보내주지 못해서 등등의 이유로 본인이 좋은 부모인가에 대해 자책을 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제가 믿는 좋은 부모의 핵심 조건은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본인의 귀찮음을 극복하는가에 있습니다. 가끔 자녀 교육에 대해 걱정을 토로하시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변에 좋다는 건 다 해줬는데, 자녀 교육이 맘대로 되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경우를 듣게 됩니다. 이런 부모님들 중 많은 경우는 "주변의 좋다는 것" 들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부모의 책임을 다했다는 것과 동일시하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교육에 대한 막연함과 불확실성을 주변의 평판이라는 것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으로 면책(?) 받으려고 하는 심리가 작용한 측면도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특히, 유년 시절에 있는) 더 중요한 것은 "주변에 좋다는 것" 들이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좋은 것"을 제공해 주는 것이고, 그것은 어떤 전문가도 아니라 바로 아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부모와 보내는 시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부모들은 바쁘지요. 안 바쁜 부모가 거의 없을 정도로 바쁩니다. 그래서 "귀찮음의 극복"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만들어야 하고, 그 시간은 대부분 내가 귀찮아야 생기거든요. ^___^


아침에 잠을 좀 줄이고, 저녁에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좀 포기해야 하고, 그 대신 아이들과 한발 더 걷고, 한번 더 안아주고, 책을 한 권 더 읽어 주고, 부모가 되는 법에 대한 책들을 찾아 읽고 등등 이런 귀찮음의 극복들이 쌓이고 쌓여 자존감이라는 자기 보호막을 장착한 Great Kid를 만드는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저는 이런 믿음을 어린 시절 저희 어머님께 얻었습니다. 어느 집안이나 70년대, 80년대를 살아온 한국의 가정이라면 크던 작던 사연이 있고 나름 어려운 시절들이 있기 마련이고, 저희 집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저와 제 동생은 우리 집이 그때 그런 시절들을 지냈다는 것을 아주 커서야 알았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저희 어머님이 아주 많은 귀찮음을 극복하시면서 저희한테 행복한 추억들을 선물해 주셨거든요. 


어느 집에서는 쌀이 없어 밀가루를 먹는 것이 비루하고 비참한 상황일 수 있겠지만, 저희 어머님은 그 상황에 저랑 제 동생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점심에는 칼국수 먹었으니까, 저녁에는 수제비를 먹어볼까? 그리고 그전에 밀가루 반죽 놀이도 하자." 그러면 저와 제 동생을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고, 어머니가 때어 주시는 밀가루 반죽으로 이런저런 모양을 만들면서 그렇게 행복의 조각들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때 어머님께 받은 보호막이 제가 받은 가장 큰 유산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가끔 교육에 대한 강연이나 세미나를 하면 많은 분들이 이렇게 질문하십니다. "강사님! 강사님 말씀은 좋고 동의하는데, 그래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까?" 즉, 제가 하는 말은 고민은 엄청하게 하는데 막상 현실 속에서 뭘 어떻게 하라는지가 없다. 이런 취지의 질문이시겠죠? :)


사실, 저도 좋은 부모 일지는 결국 아주 오랜 후에 우리 아이들의 평가를 통해 알게 될 것이라, 감히 어떻게 하시라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지만, 오늘은 매일 아침에 저희 아이와 하는 일상을 두 가지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아이들 눈 뜨기 전에 일터로 나서야 하는 아버님들께는 미리 양해의 말씀 구합니다. 그래도 주말에 한번 해 보세요!!! ^^)


아침에 일어나 아들과 국민체조 하기


저희 아들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에 제가 옆에 없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저는 혹시 아침에 먼저 일어나더라도, 아이가 일어날 때쯤에는 옆에 다시 누워있습니다. 아이의 하루 시작을 그렇게 해주고 싶어서 말이죠. (물론, 아이가 먼저 일어나 피곤한 저를 마구 괴롭힐 때도 많습니다만...) 그렇게 눈을 뜨면 거실로 나가 아이패드에 국민체조 동영상을 틀고 - 저는 https://www.youtube.com/watch?v=qj22Skq8Q20 요 영상을 사용합니다. 저희 아들이 "아빠 저 사람은 왜 창피하게 배꼽이 다 보이는 옷을 입고 운동을 해?" 라도 계속 물어보는 부작용도 있습니다만... - 둘이 나란히 서서 추억의 국민체조를 합니다. 하는 저도 재밌고, 동작이 쉬워서 아이들도 금방 따라 하더라고요.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제 소소한 행복 중 하나입니다.


영어 단어 같이 외우기


다행히 저의 회사 출근 시간이 오전 10시라, 저는 아침에 아이 유치원 데려다주는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바쁜 저녁이 대부분이라, 오전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온전한 둘 만의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 시간에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하는데 그때, 아이가 유치원에서 받은 받아쓰기 단어를 외우는 일을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FRIEND라는 단어를 외울 때, F-R-I-E-N-D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외우는 것보다는 FR - IEND 이런 식으로 강약을 조절해 주면 아이들이 훨씬 재미있게 따라 합니다. 물론, 전문가들이 엄청 잘 만들어 놓은 Chant도 많지만, 아빠나 엄마가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Chant가 아이들에게는 훨씬 특별한 것 같습니다. 제가 얼굴과 목소리 출연에 대해서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건 글로 표현해 드리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 한번 찍어봤습니다. https://youtu.be/tlCajxY9Tgs 이렇게 해주면, 아이가 재미있어도 하고, 더 빨리 외우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교육이라는 업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교육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주제넘은 나눔이나 가르침이라기보다 저에게는 어찌 보면 자기 최면, 자기 다짐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 저도 점점 더 좋은 아빠가 되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부모 마음이니까요. ^___^


이런 게 부모 된 소확행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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