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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sontobe Mar 07. 2017

Why go adaptive?

빅데이터, 머신러닝 그리고 AI in 학습

알파고가 한국 사회에 던진 파장은 시간이 꽤 흐른 지금에도 가라앉을 줄 모르는 듯하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 인공지능(AI)이 일상적인 단어가 되어버렸고, 이젠 너도 나도 사용하고 있는 추세라, 마치 세상에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반이 아니면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되어버리는 형세이다. 아마 그중의 대부분은 마케팅적인 수사일 가능성이 많겠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는 마치 선언이라도 한 것처럼 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도대체 왜 그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인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어느 포럼에서 던진 "먹히는 사람이 될 것인가? 먹는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화두처럼 거창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사업담당자의 관점에서 "다들 하니까, 안 하면 뒤쳐지니까"를 제외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논리를 가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교육시장에서는 맞춤화, 개인화라는 단어가 이미 오래전부터 빈번하게 쓰여왔다. 교육기업 중 선두 격인 대교에서 "눈높이 교육"이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한 것을 필두로, 하도 많은 교육기업들이 수준별 교육, 맞춤형 교육 등을 주장해 왔기 때문에, 오히려 Adaptive라는 콘셉트는 적어도 교육 시장에서는 더 이상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Old-fashioned 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사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이전의 Adaptive와 지금 시대에 구현이 가능해진 Adaptive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기존의 Adaptive가 단골손님을 대상으로 한 노련한 가게 주인이 구현하는 정감 있는 서비스라면, 요즘 글로벌 기업들이 이야기하는 Adaptive는 전 세계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맞춤형 서비스를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받알 수 있는 수준의 Adaptive인 것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Adaptive를 구현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골손님에 대해, 주인이 "저번에 이 반찬을 맛있게 드시길래, 좀 많이 가져왔습니다."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해 보자. 물론 감동 포인트는 "특정 반찬을 많이 가져왔다."는 서비스이겠지만, 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저번"이라는 경험에서 얻은 고객에 대한 지식이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의 도래는 이 고객에 대한 지식의 깊이를 사람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데 그 핵심이 있다. 즉, 서비스가 구현되는 모양 - 특정 반찬을 많이 제공하는 - 에서는 기존의 맞춤형 서비스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 서비스를 구현하게 하는 고객에 대한 인싸이트의 수준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Adaptive learning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저희도 원래 Adaptive예요.", "저희 서비스가 달라지는 게 뭔지 모르겠네요."와 같은 피드백을 종종 받게 된다. 하지만, 간단하게 말해보자면, Adaptive는 고객에 대한 인싸이트를 기반으로 나오는 결과물 중 하나인 것이고, 구현되는 결과물의 형태는 유사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인싸이트의 질에 따라 서비스의 수준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다시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는 Adaptive는 고객에 대한 인싸이트를 기반으로 나오는 결과물 중 단지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의 효익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존에 없던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지게 된다는 것. 앞서 이야기했던 식당의 예를 들어보자면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의 조합은 기존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고객에 대한 예측을 정교하게 해주므로 "전에 만나지 못했던 고객"에게 조차,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해준다. 더 나아가서는 식당이 아닌 타 사업영역으로 진출하고자 할 때, 리스크를 줄여주는 기여를 할 수 있을뿐더러, 심지어는 고객에 대한 인싸이트 자체가 회사의 전략적 자산(Strategic Asset)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로 변신한 엔카가 그 대표적이 예라 하겠다.)


손정의 회장이 IoT를 "사물이 눈을 가지게 되는 혁명적 사건"이라 정의한 것처럼,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에 기반한 고객 인사이트의 확보는 우리가 전에 없던 고객에 대한 이해를 가지게 되는 사건인 것이다. 이러한 기술에 대하여 기술 도입의 타당성을 "그래서 우리 사업의 매출이 증가해?", "그래서 우리 고객에 대한 효익이 증가해?"와 같은 질문으로 검증하려고 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상상해 보자. 없던 눈이 생긴다는 말의 의미를... 눈이 생겼다고 오래 살게 되거나, 힘이 더 세지거나, 더 빨리 뛰게 되거나, 아니면 머리가 좋아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눈이 없는 삶과 있는 삶, 우리가 누리는 삶의 질은 측정 불가할 만큼 다르지 않은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그리고 IoT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가장 큰 효익은 그 어느 때 보다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고민은 그 이해 자체가 가져다줄 효익에 대한 근시안 적인 것이 아니라, 그 이해를 바탕으로 어떻게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생각해 보라, 우리가 언제 우리 고객에 대해 제대로 알았던 적이 있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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