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친절함

나는 누군가를 위해 꾸준하게 친절하게 행동했을까?

by 레베카

나이가 들어도

처음으로 대면하는 사람은 아직도 낯설고

수많은 인간관계를 통해 얻게 된 데이터는

관계를 맺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나와 맞는 사람과 맞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고


요즘은 체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점점 더 나와 맞는 사람과의 소통만 원하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굳이 낭비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 사건으로

짜증이 많이 났던 이유도

꽤나 멀어진 관계와

일적으로 엮인 관계들이 섞여 있는 친구 목록에

사진이 대문짝만 하게 올라올 때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상황을 알아야 되는지,

그저 한숨만 나왔다.


심지어는 나는 생일 알림으로 인해

일적으로 엮여있는 사람들이 형식으로 보내는

생일 선물도 부담스럽기 시작해

카카오톡 생일 알림도 꺼버렸다.


너무 단절하면서 지내는 거 같아도

그동안의 축적된 피로감과

겹겹이 쌓인 실망감으로

가식적인 안무 연락조차도 달갑지 않았다.



며칠 전 늦은 밤,

누군가에게 연락이 왔다.


몇 년 전 같은 회사에 일을 했던 직원,

잊을만하면 나에게 연락을 준다.

오랜만에 연락한 이유가


이맘때쯤 내 생일 있는 걸 기억하고 있는데

카카오톡에 알람이 뜨지 않아

이상해서 연락했다는 것이다.


나는 나를 피곤하게 하고

머리 아프게 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조금은 나를 위해서 이기적으로 지내고 있어

연락할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연락한 이유를 듣고,

조금은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같은 회사를 다녔을 때도

항상 친절하고

웃으면서 다정하게 대해주었던 그녀에 비해

그다지 친절하지 않고 무뚝뚝했던 나는

변함없는 그녀의 모습이 신기했다.


어렸을 때 친구들은

환경적으로 멀리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서서히 멀어지다가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상황과 맞는 사람과 소통하기 바쁘고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는 동료는

다닐 때는 베프처럼 챙겨주기 바쁘지만,

정작 그만두면

서로에게 잊혀지고 멀어지며


일적으로 만난 인연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과도하게 친절을 베풀던 모습은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인지

인간관계에 대한 미련을 두지 않고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나에게 집중하면서 살아가다 보니

지인의 모습이 그저 낯설게만 느껴졌다.



이토록

꾸준하게 친절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꾸준한 친절함은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만의 예의와 체면을 위한

가벼운 인사가 아니라

나 자신이 불편하고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상대를 배려하는 무게 있는 태도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기분 좋을 때,

자신이 필요에 의해 친절을 베풀다가

기분이 좋지 않거나 상황이 불리하면

자신 안에 있는 본색이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꾸준히 친절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지능이 높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공감은 단순히 함께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는

정서적인 감정도 있지만

타인의 내면을 이해하고 상황을 판단하고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볼 줄 아는

지능적인 측면에 속하기 때문이다.


꾸준한 친절은

겉으로 보면 상대를 위한 듯 보이지만,

결국 자신의 겪을 지키는 일이자

품격을 증명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이든

모든 관계든

처음에는 열심히 하고 적극적이지만

작은 성과에 안주하며 게을러지기 쉽고

지내다가 상처받거나 힘들면

쉽게 포기해 버리는 일이 많은데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성장에 제일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인 '꾸준함'인 거 같다.





"저는 잘해주고도 상처받은 적이 많아요.

그래서 알았어요.

마음을 줄 땐, 상대의 그릇도 봐야 한다는 걸요.


우리는 좋은 마음으로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어려울 땐 도우려고 해요.

하지만, 그 마음이 언제나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에요.


때로는 작은 감사 표시로

돌아오길 바랐던 마음이

나에게서 많은 것을 뜯어내려는

탐욕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무례한 말과 태도로 돌아올 때도 있죠.


이럴 때 사람들은 자책하지만

문제는 내 마음이 아니라

그 마음을 담아낼 상대의 그릇이죠.

그릇이 좁은 사람은

남의 호의를 온전히 담지 못하고

흘려버리기 일쑤거든요.


그러니 아무에게나

마음을 다 주지 마세요.

내 호의를 귀하게 받아주는 사람,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

나를 존중하는 사람에게만

마음을 주는 게 맞아요.


상처를 주는 사람에게

억지로 다가가려 하지 말고

나라는 존재의 감사함을 아는

사람에게 더 다정해지세요.

그때야 비로소 내 마음도 지키고

내 인연도 단단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 배우 김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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