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삶에 온전히 집중하기
인생을 살다 보면
앞이 캄캄하고 주변에 기댈 사람 하나 없고
끝도 없이 무너지는 나날들 속에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겨우 버티며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나의 30대 끝자락
40대가 시작될 무렵,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위협하고 있어
내가 머무는 업계 경기도 위축되어
회사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취업은 더더욱 힘든 최악의 상황을 맞았었다.
어쩔 수 없이 발목이 묶여
1년 가까이 직장을 구할 수 없어
바닥 치는
처절한 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저
전전긍긍하며 일자리를 구하러 다녔고
시간이 갈수록 소식이 없자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막연한 미래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해
무슨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고
막상 면접을 가도 잘해야 되는 강박으로 인해
떨려서 제대로 할 수도 없었다.
내 안에 불안감은 겉잡을 수없이 심해져
정신적으로 무너지면서
병원 검사 결과,
불안 장애 판정까지 받게 되면서
병원 치료까지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시간을 겪고
지금 그때를 다시 떠올리면
내가 무서울 정도로 두려움을 느꼈던 거만큼
큰일이 발생하지 않았고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지인의 추천으로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때 그 시간을
조금 더 나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의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체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고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한 공부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으로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불안정한 마음으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작년 봄으로 기억한다.
내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들어
집 근처 한강에 바람 쐬러 나가는 길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내 마음과 다르게 너무나 맑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 순간 머릿속에 뒤엉킨 생각들이
정돈이 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그대로 글로 기록하였다.
정리된 글을 보니
내가 현재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가 있었고
뒤엉킨 생각 속에 답답했던 감정도
조금은 정돈된 기분을 느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감정들과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초연한 상태가 되어
객관적인 시선으로 문제를 직면하여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무엇이고
이럴 땐 어떻게 하면 변화를 줄 수 있는지가
조금은 뚜렷하게 보이는 걸 느꼈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부정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감정 수용'이라 불리는데
내 안에 있는 불안과 우울을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나의 감정을 알아주면서
내 안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살아가는면서 꼭 필요한 거 같다.
나를 알아차리고
마음을 챙기는 시간을 통해
삶의 주도권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거 같다.
삶이라는 건
내가 생각하는 대로 절대 흘러가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로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이게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뜻밖에 따뜻하고 선물 같은 시간이 찾아와
안도하듯 옅은 미소를 짓는 날도 오게 된다.
삶이란 그러하니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시간은 계속 흘러갈 뿐이고
과거는 지나간 시간이고
미래는 다가올 시간일 뿐이다.
과거와 미래 속에 우리는 존재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통제할 순 없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과거와 미래에 집착하기보다는
오늘의 삶의 집중하는 것이다.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에서 유래된
카르페디엠(Carpe diem)에 의미도
"현재를 잡아라", "오늘을 즐겨라"라는 의미로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불안이 삶을 잠식하고 있더라도
주어진 오늘의 감사함을 느끼고
순간순간 삶의 집중하며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인생은 그래도 살아볼 만하지 않을까?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되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잊지 않은 마음이다.
- 여행 작가 한비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