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이기는 산책의 힘
이번 주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온다는 뉴스를 보면서 가장 먼저 머릿속을 스쳐가는 건 선선한 날씨 속에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보면서 산책할 수 있는 시간이 당분간 힘들겠다는 생각에 아쉬운 생각이 컸다.
지난 주말은 끝나가는 가을을 느끼러 따뜻한 오트밀 라테 한잔을 테이크 아웃 하여 가까운 거리에 있는 올림픽 공원을 산책했다. 주말이라 가족 단위로 쉬는 사람들, 러닝 하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 데이트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즐거운 표정으로 즐기는 모습이었다.
요즘은 내가 계획하고 생각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마음 한편이 꽉 막힌듯하게 답답한 마음이 있었지만, 선선한 날씨는 답답한 마음을 해소해 줬고 걸으면서 바라본 울긋불긋한 나뭇잎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면서 기분 전환이 되었다. 하늘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뭔가 움직임이 보여 자세히 보니 청설모로 혼자 분주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이 귀여웠다.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릴 때는 가장 가까이서 관계를 형성하는 친구와의 관계가 중요할 때라 그날의 기분을 좌지우지할 만큼 민감하게 반응했었고, 초. 중. 그때는 늘 학급 임원을 담당하기도 했고 졸업하고 나서는 동창회장을 맡아서 나서서 모임을 주도하기도 했으며
대학교 때는 2년 동안 과대표를 맡으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보냈었다.
지금은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나의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를 배우고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일상인데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지낸 어린 시절이 가끔씩 떠오를 때면 굉장히 낯설다.
한편 그런 생각도 든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산 지금은 내가 가진 고유의 성격과 성향을 깨닫고 내 안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또는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나의 성향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을 때라 나와 맞지 않은 길을 하게 되었고 한쪽으로 치우치게 행동하면서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게 되면서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고 그럴 때면 방문을 잠그고 혼자 많이 울기도 했다.
나이 듦이란, 나에게 있는 고유의 모습을 비로소 알아가게 되고 불안으로 마음속에 부대낌이 오더라도 지난날 힘듦을 이겨낸 경험들로 인해 조금은 초연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단단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음에 불안이 변화무쌍하게 찾아올 때면 그때마다 대처했던 나의 모습이 사뭇 다르다. 물론 지금도 완벽하진 않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음주와 폭식으로 불안 속 허기를 채우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갔는데 지금은 가슴 중앙이 답답함을 느끼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목적지를 정해놓고 나간다.
몸이 살짝 힘겨울 정도로 생각을 내려놓고 걷다 보면 감각을 통해 새로운 자극이 들어와 기분 전환 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들이 분산되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고 내가 사는 세상이 암흑처럼 어둡게 느꼈던 감정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되면서 다시금 힘을 얻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인생을 살다 보면 힘듦이 몰려올 때면 여러 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정신을 못 차릴 만큼 괴롭힐 때도 있지만 그 시기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리되고 다시 또 다른 무언가가로 인해 삶의 의지가 생기는 게 인생이니 불완전한 인생 안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겨내는 힘을 길러 꾸준하고 성실하게 버티고 있다면 좋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올해 남은 한 달, 모든 분들 한 해 마무리 잘하세요!!

인생은 산책 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태어난 것 자체로 목적을 다 한 것.
인생은 보너스 게임이라는 거죠.
산책하러 가는데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 있나요?
당신들의 인생, 여유 있게 즐기면서 가세요
- (故) 가수 신해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