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동화, 주토피아

서로 배척하는 것이 아닌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

by 레베카

요즘은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고 정체된 일상이 길어지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지만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면 꽤나 험악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꿈속 내용이 실감 나고 무서워서 새벽에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기도 했다.


미디어에서도 끔찍하고 잔인한 이야기들이 넘쳐나 이상한 알고리즘으로 인해 원치 않은 영상을 보게 될 때면 기분이 이상하고 찝찝함을 느껴 요즘은 기분이 좋아지고 즐거운 영상 위주로 보게 되는 거 같다. 특히 즐겁게 본 영상은 반복적으로 보고 있는데 우연히 보게 된 기사에서 반복 시청에 심리적인 이유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은 다음 내용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을 주고 불안감을 낮춰준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주토피아 2편이 개봉되어 오랜만에 1편을 다시 꺼내보았다. 귀여운 동물 세계 안에서 발생하는 현실 세계의 차가운 이면과 가장 약자처럼 보였던 양에 충격적인 반전은 '약자 코스프레'와 '내부 차별'을 주제로 던지면서 표면적으로는 평등해 보이는 사회지만 특정 집단에 대한 감정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나 역시도 현실에 겉모습은 순한 양처럼 착해 보이나 실제로는 음흉한 악당의 모습을 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고 이런 이들의 모습에 속아 진심으로 도움을 주다 이용만 당하다 끝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리고 지방 출신이라는 편견으로 직장 생활을 할 때 내 앞에서 대놓고 비아냥대는 사람들과 뒤에서 무시하는 사람들에 말로 가슴 깊이 상처가 남아 있다.


어제는 주말을 맞아 주토피아 2편 보면서 1편에 내용보다는 한층 성숙된 현실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느낌을 받았다. 누구나 태어난 환경도 다르고 자라온 배경도 다르고 성향과 성격은 다르지만 어른이 되어 사회 안에 소속되게 되면 그 속에서 원하는 모습은 정해져 있어 그 틀에 맞추길 바란다.


각자의 다양한 모습을 서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에서 벗어나게 되면 사회 부적응자 같은 취급을 받게 되고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자신의 진짜 모습은 내려놓고 그 틀에 맞춰 시키는 대로 순순히 따라가면 인정받게 되는 게 현실이다.


영화 속 닉과 주디에 모습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파트너지만 순간순간 느끼게 되는 세상을 살아가고 바라보는 마인드의 다름으로 인해 마음에 갈등은 생기지만, 서로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대화로써 진솔하게 표현함으로써 다시 봉합되어 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살아가면서 서로 대화를 하다가 감정이 상하게 되는 케이스가 다르다는 말과 틀리다는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다름은 서로 같지 않다는 동등한 비교의 뜻을 지녔고 틀림은 맞지 않고 어긋나다는 평가의 뜻을 지녔다. 두 단어는 일상의 대화에서 단어를 혼동하며 쓰는 경우가 있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그건 틀렸어!"라는 말로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할 때가 있다.


자신의 생각을 비교에 대상으로 들어간다면 동등한 비교를 하는 "나랑은 다른데요?"라고 하는 게 맞다.


이렇게 미묘한 단어의 차이로도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는 게 관계인데 닉과 주디는 서로의 성향과 성격은 다르지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때는 자존심은 내려놓고 애틋한 눈빛과 조심스러운 말투와 태도를 통해 진솔하게 전달하는 모습이 배울 점이 많아 보였다.


또한 영화 속에서 기억에 남는 한 가지는 현실 세계에서 계층과 인종, 성소수자, 빈부격차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여전히 앉고 있는데 주토피아 동물 세계에서도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해결되지 않은 편견과 특권 의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보게 되면서 보는 내내 씁쓸했다.


악이 발동하는 심리를 보면 근본적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악마의 탈을 쓰고 대놓고 행동하기보다는 내면의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발생한다고 한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도 자신 보다 타인의 대한 불안함과 내가 가진 것을 뺏기고 변화에 대한 불안함으로 인해 두려움이 커지게 되면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현실 사회의 민낯을 보는 기분을 느꼈다.


특히 직장 생활은 피라미드 구조의 직급 체계로 되어 있고 성과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또는 위로 올라가기 위해 누군가는 희생하는 사람을 만들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교묘하게 사내 정치질을 하며 피해를 주고 있다.


주토피아를 보면서 느낀 건, 서로 틀리다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진솔하게 다가가야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다는 진리와 편견은 한번 깬다고 해결된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편견을 깨는 선택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안에 가지고 있는 어두운 두려움을 통해 발생하는 불안과 분열로 인해 상황을 피하거나 타인을 공격하면 문제는 커지고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될 것은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려면 자신 안에 있는 어두운 두려움과 욕망을 어떻게 다스리며 살아가야 되는지 깊이 고민하며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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