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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사람 Dec 12. 2023

집안일 부려먹는 거 아니고 배우는 중입니다

자폐 아이에게 피와 살이 되는 실전공부♡2탄

삶은 현실이다.

아이를 챙기고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하는 걸 알면서도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밥도 차리고 치우면,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


살림을 야무지게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만 유지하는 데도

시간과 에너지가 한참 든다.

그러니 집안일을 하다 보면

아이가 뒷전이 된다.


밤마다 잠든 아이를 보며 자책도 했고,

속절없이 지나가는 시간을 아쉬워했다.


그러다 보니 자구책으로 집안일을 같이 하게 됐고

시간도 잘 가고(?)

아이가 배울 것도 의외로 많았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좋아했다.


소한 것들이라 배려한다고 제외시킨 것이

아이를 집에서 손님처럼 만들었을지 모르겠다.


감자도 갖고 오고,

물컵도 씻고,

수건도 개면서,

아이는 집안 곳곳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갔다.


색종이 접기보다 수건 접기로 3등분 접기를 배우고

전자레인지 조리시간을 조절하며 수를 써먹고

분리배출을 하며 분류하기를 배운다.


삶이 배움이고,

배움이 삶 속에 녹아들여야 하는 당연한 이치를 다시 한번 느낀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아이를 재우고 밤마다 더 좋은 교재와 교구를 찾아 인터넷을 헤맸다.

아이가 배우는 곳이 책과 장난감 속이 아닌 생활 자체인 것을 아이가 조금 커서야 깨닫는다.


오늘 무언가를 못 가르쳤고, 못 배웠다고

자책하거나 한탄할 필요 없다.

오늘도 아이는 삶 속에서 하나씩 배워 나갔으니까.




청소와 요리 장난감이 아닌 실제 청소와 요리를♡
과정이 수고스럽고 결과가 서툴 뿐, 같이 할 만 하다♡
요리를 사랑하는 아이는 집안일 중 요리할 때 가장 신나보인다♡
수건 3등분 개기 실력이 색종이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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