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삶은 사람 Dec 19. 2023

나는 과연 네가 얼마나 아는지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자폐 아이에게 피와 살이 되는 실전공부#4탄

아이를 가르칠 때면 그분(?)이 오신다.


내 뱃속에서 나왔는데 당연히 알지.

내가 애랑 매일 생활하는 데 그걸 모를까?

척하면 탁이지. 말하면 입 아프고 쓰면 손만 아프지.

그분은 자신감과 확신이 넘치지만 정확하지 않다. 두루뭉술, 어물쩡 넘어가는 편이라 오류가 많다.


그분은 바로 감이다.


아이와 생활하면서 매일 같이 들려주고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학습되었을 거라 생각한 건 나일뿐, 아이는 생경한 빛이 역력했다.

반두라의 사회학습이론은 도무지 적용되지 않았다. 관찰하고 모방하며 학습하는 것이 어려우니 배우고 익히는 것이 더뎠다.


아이가 알고 있는지 나는 얼마나 자신할 수 있을까?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모자를 가르쳤다면, (그게 야구모자라면)

생일 고깔도, 허수아비 밀짚모자도, 털모자도, 선캡도, 베레모도 다 모자라는 걸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물건을 종류마다 갖고 있는 게 않았다.


점점 학습하다 보면서 다양한 자극의 특징을 묶어 학습할 수 있었다. 일일이 생김새가 다른 고양이들을 일일이 가르칠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학습이 조금 수월해졌다.


아이와 생활하면서. 아이를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오류는,
내가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아이는 내가 노출한 만큼 배우지 않았고,

내가 모른다고 여겼고 가르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을 배워나가기도 했다.


나는 이번 겨울에 아이가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그렇지 않은 것을 점검해보려고 한다. 내 감과 촉이 아닌 실제 평가를 통해서 말이다.


듣고 짚기, 듣고 건네기, 듣고 동작수행하기로 점검해 볼 것이다.

그렇게 아는 것과 알지 못한 것이 나오면 쉽고 자주 노출되고 써먹을 수 있는 것들부터 하나씩 아이가 배워나가게 도와 채워나갈 것이다.


일상 속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써먹으면서

배움이 단단히 쌓이고 쌓여

일상이 좀 더 즐겁고 편안해지길 기대한다.


일상에서 당연히 알겠지 하는 것들부터 확인하기. 의외의 구멍이 분명 있다. 다이소의 저렴한 스티커북도 요긴하게 쓰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변화에 편해지려면, 약간의 변주가 필요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