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아이에게 피와 살이 되는 실전공부#4탄
아이를 가르칠 때면 그분(?)이 오신다.
내 뱃속에서 나왔는데 당연히 알지.
내가 애랑 매일 생활하는 데 그걸 모를까?
척하면 탁이지. 말하면 입 아프고 쓰면 손만 아프지.
그분은 자신감과 확신이 넘치지만 정확하지 않다. 두루뭉술, 어물쩡 넘어가는 편이라 오류가 많다.
그분은 바로 감이다.
아이와 생활하면서 매일 같이 들려주고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학습되었을 거라 생각한 건 나일뿐, 아이는 생경한 빛이 역력했다.
반두라의 사회학습이론은 도무지 적용되지 않았다. 관찰하고 모방하며 학습하는 것이 어려우니 배우고 익히는 것이 더뎠다.
아이가 알고 있는지 나는 얼마나 자신할 수 있을까?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모자를 가르쳤다면, (그게 야구모자라면)
생일 고깔도, 허수아비 밀짚모자도, 털모자도, 선캡도, 베레모도 다 모자라는 걸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물건을 종류마다 갖고 있는 게 않았다.
점점 학습하다 보면서 다양한 자극의 특징을 묶어 학습할 수 있었다. 일일이 생김새가 다른 고양이들을 일일이 가르칠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학습이 조금 수월해졌다.
아이와 생활하면서. 아이를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오류는,
내가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아이는 내가 노출한 만큼 배우지 않았고,
내가 모른다고 여겼고 가르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을 배워나가기도 했다.
나는 이번 겨울에 아이가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그렇지 않은 것을 점검해보려고 한다. 내 감과 촉이 아닌 실제 평가를 통해서 말이다.
듣고 짚기, 듣고 건네기, 듣고 동작수행하기로 점검해 볼 것이다.
그렇게 아는 것과 알지 못한 것이 나오면 쉽고 자주 노출되고 써먹을 수 있는 것들부터 하나씩 아이가 배워나가게 도와 채워나갈 것이다.
일상 속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써먹으면서
배움이 단단히 쌓이고 쌓여
일상이 좀 더 즐겁고 편안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