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결혼 후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전업맘 두 명이 있었다.
이 둘은 공통점이 많았다. 둘은 나이가 같아 대학을 졸업하고 비슷한 시기에 전문직종에 취업했고, 직장생활을 하다 결혼을 해 자녀 연령도 비슷했다.
둘 모두 결혼 전부터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아 관련 교육이나 자기 계발 서적을
찾아 열심히 공부했다. 게다가 둘 다 활동적인 성향으로 취미 동호회나 스터디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의욕적인 사회생활을 했다, 그래서 직장에서도 인정을 받았고, 승진도 할 수 있었다.
10년 전과 비슷하게 두 사람에게는 지금도 공통점이 많다.
둘 다 결혼한 지 10년이 되었고, 출산 이후에는 자녀 육아로 회사를 그만둔 뒤 지금은 전업맘이 되어 있었다. 남편의 월급만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넉넉하지 않아도 큰 불편 없이 살 만한 경제적인 여건도 비슷했다. 그래서 그 둘은 결혼 전만큼은 아니라도 자기 계발을 위한 비용을 생활비에서 어느 정도 떼어 투자하고 있었다. 또, 육아에 소홀하지 않으면서도, 다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커서 재취업이나 창업에 관한 정보를 구글로 꾸준히 수집하고 있었다.
다만 다른 점도 있었다. 한 사람은 재취업이나 창업 정보를 수집하고 나서, 자격증에도 도전하고 급여나 조건이 맞는 아르바이트가 나오면 간간히 프리랜서로 일을 했다. 하지만 일은 단발적이었고, 지속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도 경력으로 쌓이지 않을 뿐 아니라 수입도 안정적이지 못했다.
한편, 다른 한 사람은 사회현상이나 트렌드에 관심을 놓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는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구현해낼 수 있었다.
한 명은 늘 안정적이지 않은 일로 조바심을 내게 되었고 더 나은 일자리가 없을까 계속 새로운 것을 찾아야만 했다. 그런 상태가 지난 10년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어 심신이 모두 지쳐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은 끈기 있게 자기 브랜드를 구축한 뒤 이제는 불러주는 강의 의뢰와 컨설팅만으로도 일주일이 모자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시간을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일과 육아, 경제적 자립의 꿈을 균형 있게 이뤄나가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그것은 노력의 양이나 능력의 차이가 아니다. 한쪽의 정보가 다른 한쪽이 찾은 정보보다 탁월해서도 아니다. 다른 골에 도달한 것은 일을 찾는 방법이 아니라 소중한 것이 빠져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누군가의 성공을 보면 부러움과 동시에 뭔가 지름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꿈이 준비되면 기회가 나타난다”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에 나온 한 구절이다. 이 말은 지금까지 내가 좌우명으로 삼을 만큼 좋아하는 말이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는 명언은 너무나 잘 알지만, 그것이 꿈에 대한 준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슷한 여건의 두 사람이 다른 골에 도달하게 된 것은 바로 꿈의 차이 때문이었다.
생애 손실이 6.3억 원
학부모로 만난 정우 엄마는 학창 시절 줄곧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대학은 적성에도 안 맞는 역사학과를 갔어요. 졸업을 하고 나서는 전공과는 전혀 다른 스튜어디스가 됐죠. 동료들 중에는 결혼한 후에도 지금까지 계속 회사에 남아 교수가 된 사람도 한 명 있어요. 그렇지만 대부분은 그냥 저처럼 전업맘으로 살죠. 꿈은 생각 안 한 지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잘 안 나요. 지금은 무엇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겁도 나고 용기도 없어요.”
정우 엄마의 이야기는 비단 한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LG 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력단절로 인한 대졸 여성 한 명당 생애 손실이 6.3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학력이 높을수록 심각하게 나타난다. 과거 전문직에 종사했다 하더라도 복귀는 경력이나 학력과 무관한 단순 노무, 판매직 일자리가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보니 이에 실망한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의 경우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에서 퇴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과연 꿈이 무슨 도움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