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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현정 Oct 24. 2021

꿈을 찾는 질문 3가지

 꿈은 간절하고 구체적일 때 비로소 당신을 이끌어 줄 지도가 될 수 있다.

2015년 4월, 가슴 뛰는 설렘으로 날 새는 줄 모른 채 책아이책엄마를 만들던 그때, 나는 스스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인가? 두 번째 그렇게 할 때 나는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마지막 세 번째 이것을 위해 내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이었다. 이 질문은 주체적인 존재로 나를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인생의 큰 쉼표 앞에서 두 번째 나의 진로는 목적이 이끄는, 일종의 소명과도 같은 꿈이 되었는데, 이는 나와 비슷한 환경과 공감대를 갖고 있는 엄마 커뮤니티, 책아이책엄마를 운영하면서 더욱 간절해졌다. 미약하나마 나의 경험과 작은 용기가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이 된 나와 같은 엄마들이 건강하게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 꿈은 내 안에서 무럭무럭 성장해서 2017년부터는 마미킹이란 브랜드로 구체화되었다.
 
  
  시간 사용 규칙
  누구나 인생에 쉼표를 찍는 순간이 온다. 나에겐 출산과 육아가 그랬다. 그동안 짜여진 조직 생활에 익숙해져 왔기 때문에 갑자기 규칙이 사라진 하루는 기저귀 갈기, 젖 먹이기 등 급한 일들을 정신없이 처리하다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르게 휙 지나가 버렸다. 아이의 리듬에 맞춰 생활하느라 나를 위해 무엇을 계획하기란 쉽지 않았다.


집중이 필요하거나 긴 시간을 요 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주로 가까운 곳에 노트와 펜을 두고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아이디어를 적어놓는 일 정도였다. 지금도 생각나는 아이디어로는 동생 출산으로 큰아이 돌봄이 여의치 않은 가정을 위한 실버세대를 연결한 등하교 헬프 서비스가 있는데, 당시 둘째 출산으로 외출이 쉽지 않은 때, 큰아이의 유치원 하교 시간에 직접 픽업을 가야만 했던 어려움이 반영되었던 아이디어였다. 실제로 시간 여유가 있는 교회 권사님에게 이 제안을 했고, 아침 등교 준비와 하교 픽업을 맡길 수 있었다.


 어린이집을 갈 수 있는 5세 정도가 될 무렵부터는 짧지만 일정한 오전 시간이 남기 시작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2시까지였기 때문에 내게는 4시간의 자유시간이 생긴 것이다. 아이가 차츰 기관에 적응하기 시작하자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한 사용 규칙이 필요했다. 꿈을 구체화하는데 필요한 규칙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꿈을 찾기 위한 나만의 루틴 만들기
  경력단절, 이른바 하던 일에서 은퇴를 하고 보니, 시간 활용이 제일 어려웠다. 아이가 기관에 갈 정도의 나이가 되면 대게 엄마들은 다시 일을 찾거나 아니면 동남아(동네에 남은 아줌마) 부대에 편입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 경력단절 여성들의 노동시장 복귀 현실이 녹녹지 않음을 증명하듯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엄마는 여러 가지 맞지 않는 조건들로 스스로 동남아를 선택하게 된다.

  아이가 기관에 가 있는 시간은 길어야 4시간이고 픽업하는 시간을 빼면 3시간 남짓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처음엔 성과 없이 보내는 날들도 많았다. 그런 날은 마음이 조급해지고 죄책감마저 밀려왔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마음이 가르치는 나만의 진정한 꿈을 찾아보고 싶었다.

‘그래, 이 시간을 내 꿈을 찾는 시간으로 활용해 보자.’

 드디어 꿈을 찾기 위한 시간과 장소가 정해졌다.
 월~금 오전 10시에서 1시 30분, 장소는 우리 집 부엌 식탁


 둘째 서로의 꿈을 돕는 사람들, 공동체 만들기

 책아이책엄마는 5세에서 미취학 아동을 자녀로 둔 3040 엄마들이 주 회원이었는데, 엄마들은 하루 동안 아이와 나눈 그림책과 독후활동을 사진으로 찍어 밴드에 공유했다,
 (밴드는 폐쇄성을 띄고 있는 커뮤니티이므로, 되도록 네이버 카페를 추천한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칭찬과 격려의 댓글들은 나를 비롯한 엄마들에게 잊고 있던 성취감과 공동체로서의 유대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우리 아이 책 읽는 모습 찍어 올리기처럼 소소한 이벤트부터 짧은 시간에 수백 명의 참가자를 동원했던 전국단위의 어린이날 온라인 독서대회까지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회원이 차츰 늘기 시작했다.

 어느새 혼자 하던 육아는 함께 하는 공동육아가 되었다. 글로만 만나던 회원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오랜 지인처럼 반가웠고 차츰 친구이자 동료가 되어갔다.

 혼자 꿈꾸던 시간은, 아이와 엄마의 동반성장을 모토로, 나중에 책아이책엄마에서 엄마 성장 시간 십시일반 클래스로 만들어져 운영되었다.

    십시일반 클래스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데, 첫째는 10시에서 1시 30분이라는 시간의 음가를 상징적으로 연결하고, 둘째 여러 사람의 작은 힘이 모이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마음을 담아 만들어졌다.

  아이 책 읽기 정보를 나누기 위해 만났던 엄마들은 차츰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엄마로 살면서 미뤄두었던 꿈을 다시 꾸라고 도닥이는 서로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엄마도 함께 성장하자고 용기 있게 얘기하는 엄마들의 공동체 안에서 내 꿈도 조금씩 건강하게 성장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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