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플레이팅 04
추석 연휴가 끝났다.
설거지를 하며 라디오를 듣는데
추석이 끝나면 다이어트할 것이라는
사연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오늘부터 다이어트 러시가 이어지겠구나.
급찐급빠이기 때문에
일주일만 식단을 타이트하게 유지하면
명절 전 몸무게로 돌아갈 수 있다.
나 또한 연휴기간 내내 망한 식단을
유지했기에 떨리는 마음으로 체중계에 올랐다.
체중에 변화가 없다.
어떻게 단 1kg도 안 찔 수가 있지?
놀라웠다.
각종 전과 잡채로 추석을 시작한 나는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을 보는 바람에
어제까지 짜장밥이 주식이었다.
이연복의 짜장 소스 레시피는 매우 훌륭했다.
별로 달지도 자극적이지도 않고
고급 중식당에서 먹는 맛이 났다.
덕분에 한 번에 2그릇, 3그릇도 먹었다.
그런데도 살이 찌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평소보다 조금 더 먹었고
조금 덜 먹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먹은 줄 알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전보다 위가 줄어서
많이 먹지 못한다.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배 부르게 먹으면,
다음 끼니를 줄여서 먹게 된다.
배 터질 것처럼 먹지 않는다.
이런 컨디션을 구축하는데
2년 가까이 걸렸다.
이런 식이방법으로
살을 확 빼긴 어렵지만
확 찌지도 않는다.
유지어터에게 좋은 방법이다.
다이어트를 원하면
여기서 양을 조금씩 줄이면서
운동을 추가하면 되는데
일주일에 500g씩,
한 달에 2kg을 목표로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폭식과 탐식, 그리고
귀찮음 등의 장애물 때문에
꾸준히 하는 게 어렵지만
포기만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장기 다이어트를 하면서
깨달은 사실 중 하나가
몸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몸은 자신이 기억하는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어떤 회로를
생성하는 것 같다.
살을 빼고 2년은 유지해야
요요가 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몸이 입력된 정보로 기억의 회로를
생성하는 데까지 정말 2년이 걸리는 것 같다.
작년 추석만 해도 배가 찢어질 것처럼 먹었다.
<센과 치히로>에서 치히로의 부모가
돼지가 되는지도 모르고 음식을
먹어 치웠던 것처럼.
다이어트 초기에는 여러 정보도 찾아보고,
영양학, 생리학 등도 공부해봤는데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 부분은 다음에 다룰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만 하면 살이 빠진다는
온갖 다이어트 비법과 유행하는 식재료들이
사실은 다이어트 산업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참 허탈했다.
몸은 정직하다.
덜 먹고 많이 움직여야 빠진다.
쉽게 빠른 성과를 원하니까
제품에 의존하고 비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다이어트에 왕도가 있는 줄 알았다.
닭가슴살과 고구마, 카카오 닙스를 먹고,
트레드밀을 뛰면 살이 막 빠지는 줄 알았다.
물론 빠진다.
하지만 중단하면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다이어트 플레이팅을 한다.
다이어트 플레이팅
_과일 연두부 01호
. 명절 요리와 짜장밥을 먹는 중간중간 부른 배를 다스리기 위해 만들었다.
. 냉장고에 있던 연두부, 자몽, 패션후르츠를 조합하여 만든 아주 간단한 요리이다.
. 간장양념만 얹어먹던 연두부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 수입과일은 잔여농약과 방부제 위험이 높으므로 깨끗하게 씻는게 좋다.
. 자몽이나 레몬의 경우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껍질의 왁스 성분을 제거하기도 한다.
. 가능하면 국산콩 연두부를 구입한다.
. 연두부에 과일을 곁들이면 푸딩이나 부드러운 크림 같은 느낌이 난다.
. 간단한 식사로도 괜찮고, 디저트로 먹어도 좋다.
|재료|
한입 연두부 반개
패션후르츠 1개
자몽 슬라이스 1개
가니쉬_레몬밤
|만드는 방법|
패션후르츠와 자몽을 베이킹파우더로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자몽을 슬라이스로 잘라 조각 내고, 패션후르츠는 반을 갈라 티스푼으로 과육을 파낸다.
과육을 파낸 패션후르츠 껍질에 연두부와 자몽 조각을 담는다.
여기에 패션후르츠 과육과 자몽 조각을 올리고 레몬밤을 얹으면 끝!
다이어트 플레이팅
_과일 연두부 02호
. 한여름 그냥 수박만 먹기 심심할 때 만들어 먹었던 플레이팅이다.
. 수박과 연두부, 패션후르츠의 조화가 꽤 흥미로운 맛이었다.
. 가니쉬로 레몬밤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창가에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
. 수박을 동그란 모양으로 자르기 위해서 아이스크림 스쿱을 사용했다.
. 플레이팅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부터 요리 도구 욕심이 강해지고 있다.
|재료|
한입 연두부 반개
수박 반조각 분량
가니쉬_레몬밤, 패션후르츠 조금
|만드는 방법|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수박을 떠서 동그랗게 만든다.
동그랗게 떠낸 수박 속의 1/3을 파낸다.
패션후르츠를 잘라 과육을 파낸 후 그릇에 담아둔다.
티 스푼으로 수박 속을 연두부로 채우고, 패션후르츠와 레몬밤으로 장식하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