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전통음식

#024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by reconceptor


"캐나다의 전통음식이 뭔가요?"

"그런 건 없어요."


역사가 200여 년 밖에 되지 않는 캐나다에서

우리나라의 김치 같은 음식을

찾기란 참 쉽지 않다.


캐나다에 가면 꼭 사야 한다는

메이플 시럽 정도가 유명할까?


하지만

가장 많이 회자되는

전통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Poutine이다.


푸틴은 감자튀김 위에 치즈 덩어리를 얹고

그레이비소스를 뿌린 꽤 간단한 음식이다.


3418100935_7530d0e9f8_o.jpg ©Dennis Yang. https://flic.kr/p/6d3EjK


소스 때문에 감자튀김이 금세 눅눅해지므로

포크로 부지런히 찍어먹어야 하는데,

치즈를 다 먹을 때쯤이면

소스와 물아일체를 이루며

이것이 소스인지 감자인지

형체를 알기 어려운 감자튀김의

처참한 모습과 대면하게 된다.


푸틴은 1950년대 후반 퀘벡에서

처음 등장한 패스트푸드인데,

현재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며

캐나다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칼로리 폭탄이 아닌가 싶지만...

길고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했던

퀘벡 사람들의 삶의 지혜가 녹아 있는

음식이 아닐까 싶다.

대체로 추운 캐나다 어디에서나

각광받을만하다.


캐나디안들은

한 끼 식사로 혹은

안주로 많이 먹는다.

푸틴으로 해장을 하자는

캐나다 친구가 있어

콩나물해장국이

간절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558323516_5e271d288c_o.jpg ©alex roberts. https://flic.kr/p/Rky8w



도대체 무슨 맛일까...

호기심으로 처음 먹어봤던 것이

코스트코의 푸틴이었다.


누군가 코스트코에서 당신에게

푸틴을 사준다면,

그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딘가에는

맛있는 푸틴이 있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토론토 시내에서 다양한 종류의

푸틴을 파는 체인점을 발견했다.

'smoke's poutinerie'


©RECONCEPTOR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스테이크, 베지테리안까지...

다양한 종류의 토핑과 소스의

푸틴들이 나를 유혹했다.


종류도 많고 맛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선택이 잘못된 것일까.


돼지고기를 가득 올린

'Pulled Pork Poutine'을

주문했는데

반 이상을 남겼다.

달달한 돼지고기 장조림과

눅눅한 감자튀김을

같이 먹는 맛이었다.


전통 푸틴도 주문했지만,

그닥이었다.


©RECONCEPTOR



©RECONCEPTOR


역시 푸틴의 본고장,

퀘벡으로 가야 하는 것인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퀘벡과 몬트리올 즉 프렌치 캐나다에 가게 되면,

꼭 많은 음식을 먹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프랑스령이었던 곳이라 그런지

영국령이었던 토론토에 비해

훨씬 맛있고 더 맛있고

정말 맛있다.


Chez Ashton은

퀘벡에서 유명한 푸틴 프랜차이즈점이다.

부담 없이 푸틴을 맛보고 즐기기 좋은 곳이었다.


이곳의 푸틴은

바삭한 감자와 짙고 깊은 맛의 그레이비소스,

그리고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치즈의 조화가

꽤 괜찮은 편이었다.


그전에 먹었던 것들에 비하면

발군의 맛을 보여준다.

하지만 매일 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다는...


©RECONCEPTOR


©RECONCEPTOR



결국 캐나다에서 우리와 같은 전통을

찾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것이다.


이곳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 땅에서 수천 년간 살아온 원주민들의

전통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캐나다의 전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캐나다의 전통은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맞는 말일 것 같다.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지는 새로운 문화와 또 다른 음식들이

캐나다의 전통이 되고 전통음식이 되지 않을까.


Poutine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퀘벡의 속어로

'혼합' 혹은 '혼합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감자와 치즈를 섞어서

저런 이름을 얻은 것 같은데...

푸틴이라는 이름 자체만으로도

캐나다 문화의 속성을

대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앞으로 캐나다에서

어떤 제2, 제3의 푸틴들이 등장하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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