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Simon은
Corinna가 점지해(?) 준 사람이었다.
그녀의 레이더망에 잡힌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는 흔쾌히 Okay라고 말했다.
건너편에서 나의 모습을 지켜보던
Corinna에게 나 또한
Okay 사인을 보냈다.
그녀는 깔깔 웃으며 끄덕이더니,
바지를 털고 일어나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Simon은 Wateroo에서
토론토로 공부하러 온 대학생이었다.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셈이다.
그는 만화 캐릭터를 닮았는데
어떤 캐릭터인지
정확히 떠오르지 않았다.
아니면 유럽의 명화 속에
등장하는 귀족의 초상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Simon은
George Brown College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 중인 학생이었다.
웹디자인보다는 인쇄를 하는
편집디자인을 좋아한다고.
한편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CD 재킷 디자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같은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편했다.
디자인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흐르고 흘러
진로 문제에 다 달았다.
"졸업 후에는 뭘 할 거야?
디자이너 아니면 드러머?"
"글쎄..."
세상의 어느 젊은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20대를 보내는 그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로
방황하고 있었다.
마치 미로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처럼.
"아직 잘 모르겠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으니까.
뭘 하든 잘 될 거라고 믿어.
아니 믿을 거야."
나의 20대도 그랬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니
무수히 많은 기회의 바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서 뛰어들어야 할지...
어느 만큼 잠수해야 할지...
어떤 고기를 얼마나 잡을지...
내가 잡고 싶은 것이 고기가 맞는지...
설렜지만 무서웠고
확신에 찼지만 장담할 수 없었으며
나의 길인 것 같았지만
다른 길이 자꾸 보였다.
한마디로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기회이자 위기였다.
여러 차례 잠수하고
다양한 물고기들을 낚으면서
느낀 것은
딱 한 가지였다.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하게 된다는 것.
다시 말해서
후회 없는 선택은
없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선택은 자신이 하는 것이고,
자신의 선택에는 책임과 후회가 따른다.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추천으로
한 선택도 결국은 본인의 선택이다.
어차피 해야 할 선택이라면,
자기 자신을 믿고
내면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
삶의 조타대를 놓치는 순간,
나를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Simon과 작별하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침대에 앉아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금발의 백인 아주머니가
방에 들어오며 인사를 건넸다.
"Hi~"
"Hi, nice to meet you!"
그녀의 이름은 Joan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