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테르의 젊은 연인

#033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by reconceptor


"어머~

이거 우리도 해줄 수 있어요?"


Marion을 그리고 있는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젊은 남자와 여자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아직 그림이 끝나지 않아서,

잠깐만 기다려 줄래요?"

"그럼요. 천천히 하세요.

우리 시간 많아요."


Richard와 Nelly는

독일에서 온 젊은 연인이었다.


캐나다를 여행 중인

22살의 풋풋하고 상큼한

커플이었다.


그들은

나와 Marion이

그림 그리는 모습을

잠깐 구경하더니,

곁에 자리 잡고 앉았다.


포도주를 마시며

눈길을 주고받는 모습이

무척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웠다.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를 그려주기로 했다.


내가 Nelly를, Nelly는 Richard를,

그리고 Richard는 나를 그렸다.



©RECONCEPTOR



©RECONCEPTOR



©RECONCEPTOR



각자 그림이 완성되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듯,

짠~ 하고 서로 보여주었는데...

난리가 났다.


"내가 이렇게 생겼단 말이야?"


밝고 쾌활한 성격의

Nelly는 자신의 그림을 받아 든

Richard가 뾰로통한 표정을 짓자,

메롱 하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와~ 정말 마음에 들어요.

Richard! 이 그림 좀 봐봐.

여기 내가 있어.

멋지지 않아?"


Nelly는 내가 그려준 그림을 들고

폴짝폴짝 뛰며 주위에서 쳐다볼 정도로

크게 소리 질렀다.


우리는 함께 까르르 웃었다.


그림 랠리가 다시 이어졌다.

내가 Richard를, Nelly가 나를 그렸다.



©RECONCEPTOR



©RECONCEPTOR



밝고 쾌활한 성격의 Nelly와 달리

Richard는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Richard.


그의 눈빛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날 만큼

강렬하고 매혹적이었다.


그 눈빛이 문제였을까...


그림을 완성하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Nelly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Nelly는 순간 밖으로 뛰쳐나가버렸고,

난감한 표정의 Richard는

급하게 작별인사를 건네며

Nelly의 뒤를 쫓았다.






©RECONCEP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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